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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랩 시티?[황인선의 컬처&마케팅]
황인선 | 승인 2019.08.14 12:11

[논객칼럼=황인선] 마케팅, 축제 분야에 있다가 갑자기 사회 혁신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되니 새삼 정치, 경제, 문화 등을 생각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정치, 경제, 문화다. 정치를 몸에 비유하자면 머리 부위에 해당하며 우리는 왜 모여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정의한다. 경제는 뼈와 근육, 핏줄에 해당한다. 경제가 안돌면 당장 숨 넘어 간다. 문화는 살에 가깝다. 정치, 경제, 문화가 합쳐 사회를 이루게 되는데 그래서 사회는 늘 총체적인 것이다. 사회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며 시대에 따라 그 모습(Identity)이 달라진다. 산업화 시대 도시는 공장이었다. 90년대 이후 정보화 시대에는 망(網)이었다. 광고에서 “잘 생겼다20(서울의 20군데 잘난 곳)”을 주장하는 지금 서울은 과연 무슨 모습일까?

Ⓒ픽사베이

과학에서 사회까지 랩

랩(Lab.)에 그 단서가 있다. 랩-과학에서나 쓰던 말이 요즘 부쩍 사회영역에서 많이 쓰인다. 팹랩, 팹시티, 리빙랩, 미디어랩 등이 그들이다. 팹랩은 ‘제작 실험실(Fabrication Laboratory)’의 약자로 디지털 기기, 소프트웨어, 3D 프린터와 같은 실험 생산 장비를 구비해 예비 창업자, 중소기업가 등이 기술적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구현해보는 공간이다. 크리스 앤더슨이 말한 메이커스와 연결되어 지역사회 차원의 ‘풀뿌리 과학기술혁신’ 활동을 한다. 팹시티는 주민이 참여한 자급 자족률이 60%를 넘는 도시를 말한다. 리빙랩은 지난 기사에서 언급했다. 미디어랩은 MIT 미디어랩이 유명한데,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내에 있는 미디어융합 기술연구소로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마빈 민스키(인공지능의 창시자)가 1985년 설립하였다. 연구 테마는 과학과 미디어, 예술을 융합하는 것이지만 산학협동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연구소로서 기발하고 창조적인 융합연구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왔다. 가상현실, 3차원 홀로그램, 유비쿼터스, 착용식 컴퓨터 등의 융합기술부터 심지어 시민 주도의 사회혁신 모델인 리빙랩까지 모두 이 랩에서 나온 것이다.

서울시가 광고하는 “잘 생겼다 20”은 문화예술, 도시건축, 과학 경제 등 3영역에서 도시재생과 랩 기능을 수행하는 곳들이다. 그곳들의 철학은 아직 다수 시민에게는 생소한 재생, 공유, 실험 등이다. 그 중 서울혁신파크(사회혁신), 새활용 플라자(업사이클링), 다시 세운 상가(도시건축), 창업허브(창업지원), 양재 R&CD(기술 융합), 50+ 캠퍼스(은퇴자 재활), 문화비축기지(문화실험) 등은 특히 더 그렇다. 일반인은 모르겠지만 이 랩 공간들을 활용하는 층은 점점 늘고 있다. 2-3년 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다면 ‘전통과 현대성이 공존하는 도시’, ‘다이내믹’ 등 기존의 추상적인 정체성 대신 “랩 시티- 서울”이 자리할 것만 같다. 예를 들어 서울혁신파크, 새활용플라자 같은 기능의 센터를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필수 부설공간으로 짓도록 법을 정하면 해당 주민의 삶에도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다. 서울의 랩 운동을 보면 미래 도시는 랩 문화에서 태동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당장 돈 되는 관광에만 목을 매는 지방 도시들은 이 변화를 잘 보아야 한다.

곧 서울혁신파크에서 제1회 혁신파크포럼이 열린다. 슬로건은 “더 큰 연결을 위한 준비”로 랩 도시의 정신을 표현했다. 리빙랩, 에너지 전환, 대체 이동수단부터 옥상 공유까지 국내외 사회혁신 실험가들이 참여하는데 단 하루, 아직은 랩 단계이다. 그럼에도 랩 시티를 위한 선언적 역할은 할 것이다. 여름휴가 끝자락에 자투리 시간이라도 내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이들 랩 공간을 한 번 둘러보기를 권한다. 랩-얍.

 황인선

현 서울혁신센터장. 경희 사이버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겸임교수.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KT&G 미래팀장, 제일기획 AE 등 역임. 컨셉추얼리스트로서 마케팅, 스토리텔링, 도시 브랜딩 수행. 저서 <꿈꾸는 독종>, <동심경영>, <생각 좀 하고 말해줄래>, <컬처 파워>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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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ishw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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