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관의 모다깃비감성]

[청년칼럼=신명관] “나도 OO나 해볼까”라는 소리는 자신의 현 상황이 대체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대기업을 다니지만 미래가 불명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공사판에서 노동직을 담당하고 있어 힘에 부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하는 소리다. 그리고 ‘OO’은 주식이 되거나, 장사가 되거나, 사업이 되거나, 부동산, 혹여는 유튜브가 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그들은 직종 내지 환경의 전향을 희망하고, 자신의 현 상황에 불만족스러움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쪽이다. 음식점 하나 잘 해서 연 매출 10억원이 되었다는 사람, 주식투자 하나 잘 해서 한 달에 1억원을 벌었다는 사람. 보람튜브는 한 달 수익이 수십억원이니 자기도 뛰어들면 뭐라도 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객관적으로 따졌을 때는 못 건질 확률이 더 높은 게 사실이지만, 그렇게 착각한다.

그렇게 뛰어들면, 혹여 블루오션이었다던 업종이라도 레드오션이 형성된다. 필자의 친누나는 게임회사에서 이펙터라는 디자이너로 활동했는데, 누나가 활동했을 당시만 해도 블루오션이었지만 언론과 매체에서 이펙터에 대한 전망을 얘기하자마자 레드오션이 되었다고 한다. 아카데미와 과외가 성행하기 시작하고, 그림도 그려본 적 없는 사람들이 이펙터로 전향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종종 생겼다고. 필자의 누나는 한국을 떠 영국에서 활동하는 중이다.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대부분의 매체와 직종들은 이미 레드오션일 경우가 잦다. 본인이 유튜버라고 말하는 사람이 수만명, 주식 하는 사람들 수십만명, 요식업 관련 종사자는 200만명을 넘나드는 시대다. 전향을 꿈꾸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픽사베이

필자는 친구 둘과 함께 의기투합하여 요리 유튜브를 준비해보려고 한 적이 있다. 본인은 요식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었고, 친구 하나는 얼리어답터여서 카메라, 마이크, 음향장비, 삼각대 등을 가지고 있었다. 나머지 한 명은 공영방송에서 편집부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였다. 하지만 두어 달을 푸닥거리한 후, 우리들의 노력으로 나온 영상은 조잡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인트로도 촌스러웠고 드립은 재미가 없었으며, 촬영은 안쓰러웠다. 각자가 능력이 부족했는가? 그건 아니었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노력이라고 생각했음에도 실질적으로 노력을 하지 않아서였을 것이라고 본다.

내가 다른 분야로 전향을 한다는 것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가족이 있다면 가족에게도 의사를 밝히고 지지를 얻진 못하더라도 반대를 받진 말아야 할 것이다. 이미 해당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고, 롤모델을 삼을 사람을 찾아 공부해야 할 것이다.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 또한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법적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하는 방법과 경우에 따라 민사 소송은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고, 사람을 쓰는 것도 일이며, 혼자서 하는 것도 일이다. 푸드트럭 1세대, 자영업자, 주식 투자자, 유튜버들이 웬만하면 자기네 직종에 오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본인의 밥그릇이 뺏길 것 같아서가 아니다. 당신이 지금 일하는 곳보다 힘들면 힘들었지, 절대 쉽다고 말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노력하는 것은 성공을 보장한다기보다는, 적응하기 위해서 당연히 요구되는 기본적인 능력치이기 때문에.

그럼 자기는 언제 성공할 수 있느냐 묻는 사람들이 있다. 미안하지만 성공은 주관적이고, 나는 당신의 욕심이 얼마나 끝이 없는지 모른다. 그리고 노력은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수많이 사라져갔던 무명들을 기억하자. 헛되지 않는 노력이었는데도 명성을 얻지 못했던 것은, 비단 최근만이 아닌 모차르트 앞에서 치를 떨었던 살리에르도 있다.

 신명관

 대진문학상 대상 수상

 펜포인트 클럽 작가발굴 프로젝트 세미나 1기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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