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와 사진작가의 14,400km의 여정] 바이칼(Lake Baikal)
고양이가 주인이다
민속촌에 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로지 통나무만으로 지은 여러 모양의 집들이 숲속 너른 들판의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이르쿠츠크에서 68km 떨어져 있는 딸지박물관(Taltsy)은 그 옆으로 바이칼이 흐르기에 옛날에는 어부들의 마을이었다.
어부들은 모두 떠나고 지금은 관광 민속촌으로 탈바꿈했다.
사람들은 살지 않고, 기념품 가게가 몇 있는데 아기자기하고, 값싸고, 예쁘다.
사람들이 떠난 마을에 고양이가 주인이 되어 살아간다.
딸지박물관에 가면
오른쪽의 민속촌은 반드시 구경할 것이지만
왼쪽에 있는 바이칼의 끝자락에 손을 한번 담그는 세례(洗禮)를 잊지 말 것이며,
기념품을 하나라도 살 것이며,
고양이를 만나거든 ‘쓰다듬 쓰다듬’ 해주기를 잊지 말 것이다.
여자는 영원히 여자
남자의 갈비뼈 하나를 취해 여자를 만들었다 하는데
왜 여자는 남자와 그렇게 판이하게 다를까?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한데
왜 축제의 옷은 천양지차로 다를까?
인생의 희로애락은 똑같이 주어졌는데
왜 웃음의 크기는 서로 다를까?
알려 하지 마라.
세상을 살다보면 저절로 깨닫게 된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그대의 인생은 내리막길에 접어들었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청춘 시절에 인생을 한껏 즐겨라.
천상에서 내려온 아이들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으나
아이들이 내려온 곳은 분명 하늘나라이다.
이 옷을 바위틈에 숨겨 놓으면 하늘나라로 돌아가지 못하고
어여쁜 처녀가 되어
지상에서 한 남자와 살아야 할 것이다.
티없이 맑은 아이들의 미소에서
내가 잊었던
순수함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깨닫게 된다.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김호경
1997년 장편 <낯선 천국>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여러 편의 여행기를 비롯해 스크린 소설 <국제시장>, <명량>을 썼고, 2017년 장편 <삼남극장>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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