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와 사진작가의 14,400km의 여정] 바르샤바(Warsaw)7
서로 사랑하시나요?
인형을 맨 처음 만든 사람은 주술사였을 것이다.
짚이나 나뭇가지로 누군가를 꼭 닮게 만든 뒤
마구 저주를 퍼부었을 것이다.
그것을 훔쳐본 여자가
사랑을 배신한 남자를 만들어 더 심한 저주를 퍼부었을 것이다.
그러다 가슴이 너무 쓰라려 펑펑 울었을 것이다.
그러다 껴안고 잠에 들었을 것이며
그것을 훔쳐본 남자가
흥, 콧방귀를 뀌고는 짝사랑하는 예쁜 여자를 만들어
칼끝에 매달고 다녔을 것이다.
그것을 본 다른 남자와 여자들 모두
누군가를 닮은 인형을 만들었고
그렇게 4~5천년이 흘러 전 세계로 퍼졌을 것이다.
태초에 저주에서 시작해 사랑으로 마무리 되었으니
인형을 예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설사 늙은 신랑신부라 할지라도.....
한 그릇의 밥이 있거들랑
내가 오늘 한 그릇의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농부의 수고로움과
야채 장수의 노동과
요리사의 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 아니라
“그들의 이익 때문이다.”
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 말이 100% 맞지만
내가 오늘 한 그릇의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며
아늑한 공간이 있는 덕분이다.
그곳에 천장은 애당초 없으며 벽은 2개밖에 없으며
오가는 사람들이 흘긋거릴지언정
내 앞에 놓인 음식에 한없이 감사한다.
벽과 벽 사이에 아늑한 식당을 만든 장사치의 ‘이익’이 아니라
한 끼의 밥을 먹을 수 있는 배려가 고맙다.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김호경
1997년 장편 <낯선 천국>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여러 편의 여행기를 비롯해 스크린 소설 <국제시장>, <명량>을 썼고, 2017년 장편 <삼남극장>을 펴냈다.
오피니언타임스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ews34567@opiniontimes.co.kr)도 보장합니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