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부사장 입사 9년만에 부사장 승진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왼쪽)과 허윤홍 GS건설 사장=채널A 뉴스영상캡쳐 등

재벌 회장의 자녀들 사이에 “너는 아빠 회사 입사할 때 상무냐? 아니면 부장이냐?”라는 말을 주고받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얼마 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36세) 전무가 부사장 승진을 했다. 또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아들인 GS건설의 허윤홍(40세)부사장이 사장 승진을 했다.

김동관 부사장은 2010년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으로 입사해 2012년 태양광 사업부 합류 후 2015년 한화큐셀 상무에서 같은 해 전무로 승진했다.

허윤홍 사장도 2005년 GS건설에 입사해 14년 만에 GS그룹 핵심계열사의 사장이 됐다. 허 사장은 2005년 GS건설 대리를 시작으로 2007년 과장, 2009년 차장, 2010년 부장, 2013년 상무 등을 달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몇 해전 전경련이 100인 이상 사업장 39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까지 가는 데는 22.4년이 걸렸다. 요즘은 인사적체로 기간이 더 걸린다는 재계의 전망이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동관 부사장의 승진배경은 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태양광 사업 부문에서 놀라운 실적을 거두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부문 실적은 올해 첫 흑자를 낸다. 지난해 매출 3조 6228억 원, 영업손실 107억 원을 냈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4조 2977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1472억 원을 냈다.

GS건설의 허 사장의 승진배경에 대한 설명도 김동관 사장과 판박이다.

GS건설은 허 신임 사장이 미래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했고 어려운 대내외 건설상황에서 지속적인 경영효율화를 이뤘다고 자평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 월급쟁이 임원이었다면 한화 김동관씨처럼 부사장 승진에 앞서 이미 실적부진으로 잘렸을 것이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은 “김 전무가 2012년 1월 태양광 사업에 합류한 이후 사업을 뚝심 있게 추진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결실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해명이다.

경제개혁연대 자료에 따르면 30대 재벌 3~4세들의 임원승진 년수는 4년 8개월이고 평균나이는 31살 이다.

더 빠른 경우도 있다. 효성 조석래 명예회장의 세 아들은 모두 입사 1년 만에 임원에 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9년 4개월만에 임원이 됐다.

12월은 인사철이다. 30대 그룹의 임원인사가 줄을 잇는 시기다. H그룹의 한 임원은 “ 입사 30년 만에 전무승진 했지만 동기생은 하나도 없다” 라며 “ 실무경험이 과장정도 밖에 안 되는 재벌회장 자녀의 승진에 할 말이 없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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