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골프와 인생]

[논객칼럼=김수인] 소설가 백영옥은 새해가 되면 폴란드 시인 비슬라바 쉼보르스카(1923~2012)의 시 '두 번은 없다'를 소리내어 읽는다. 1월 1일에 읽는 이 시가 얼음 목욕처럼 정신을 번쩍 들게 하기 때문이란다. 필자 역시 이 시를 좋아해 필사(筆寫)를 하며 외우곤 했는데 올해는 백영옥씨처럼 소리내어 읽어 보았다.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없이 태어나서 실습없이 죽는다.

인생의 학교에서는 꼴찌라 하더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같은 공부는 할 수 없다.

어떤 하루도 되풀이되지 않고 서로 닮은 두 밤도 없다. 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

하나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이제, 누군가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불렀을 때

내겐 열린 창으로 던져진 장미처럼 느껴졌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난 얼굴을 벽 쪽으로 돌렸네.

장미? 장미는 어떻게 보이지? 꽃인가? 혹 돌은 아닐까?

악의에 찬 시간, 너는 왜 쓸데없는 불안에 휩싸이니? 그래서 넌-흘러가야만 해

흘러간 것은-아름다우니까

미소하며, 포옹하며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방울의 영롱한 물처럼 서로 다르더라도/

Ⓒ픽사베이

인생사(事)에 있어서 두 번 오는 일은 없기 때문에 단 한번을 할 때 치열하게 행하라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또 단 한번 맞는 일이므로 철저하게 준비하라는 교훈도 갖추고 있다.

새해가 밝으면 사람들은 거창한 계획을 세운다. 금주! 금연! 헬스클럽 등록하기! 혹은 외국어 배우기! 등등.

하지만 ‘작심 3일’이라는 말이 있듯이 며칠 안 가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는 일이 허다하다. 왜? 목표가 너무 거창한 탓이다. 가령 ‘중국어 잘하기’같은 큰 프로젝트보다 ‘초급 중국어 두달 안에 끝내기’처럼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하는 게 좋다.

골프 역시 마찬가지다. 평소 90대를 치기 일쑤인 ‘중하급’ 골퍼가 갑자기 “올해는 꼭 싱글을 치겠다”는, 욕심이 지나친 목표를 세운다면? 달성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보다 ‘드라이버샷 방향 바로 잡기’ 혹은 ‘10m 단위 끊어치는 어프로치 익히기’ 등 손에 잡히는 계획을 세운다면 좋은 스코어는 덩달아 따라 올것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2월 1일에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엄청난 정성을 쏟는다. 스포츠생리학상 훈련 효과는 40~50일후에 나타나므로 컨디션을 3월말(올해는 3월 28일) 개막에 맞추려면 2월 초부터 훈련의 피치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연중 좋은 성적을 내려면 1월 중하순부터 훈련(체력 혹은 기술)의 스타트를 끊어야 한다. 대개 시즌 오픈을 ‘1월 중하순의 40~50일후’인 3월 초중순에 하므로 1월중 훈련을 시작해야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탓이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더라도 이부자리를 박차자!

승리는 준비된 자의 것이기 때문이다!

김수인

매일경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에서 23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홍보회사 KPR 미디어본부장과 PRN 부사장, KT 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실장(전무)을 역임했다. 현재 스타뉴스에 ‘김수인의 쏙쏙골프’를 매주 연재하고 있으며 ‘김수인의 파워골프’등 4권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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