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캄럼=신재훈]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거창한 신년 목표를 세우고 올해는 반드시 이루겠다고 굳게 다짐한다. 그러나 대부분 며칠 지나지 않아 슬그머니 없었던 일이 되고 만다.

이번 글에서는 새해 목표가 왜 매번 작심삼일로 끝나는가? 에 대한 이유를 살펴보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첫 단추인 목표 설정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다.

목표설정 단계부터 나의 객관적 능력과 현실적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기대와 의지만으로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는 목표를 과하게 잡았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이유를 하나하나 살펴보자.

Ⓒ픽사베이

1. 실행주체인 나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판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마케팅과 손자병법에서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 나의 성향과 장단점에 대한 분석은 기본이고 더 나아가 내가 '할 수 있고, 없고' 등과 같은 능력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또한 그러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내 능력과 의지로 가능한 현실적인 새해 목표를 세울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자신에 대해 너무나 후한 평가를 한다. 자기 자신을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올 마이티(all mighty)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엄마들의 책임이 크다.자식에 대한 기대가 지나친 나머지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서”라는 말로 나쁜 결과에 대한 원인을 재능이나 능력이 아닌 노력이 부족한 탓으로 돌리며 현실을 외면한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문제의 원인을 자식의 능력과 재능 등의 본질적인 이유로 돌릴 경우 자식의 부족함을 현실로 인정하는 아픔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니까 앞으로 조금 더 노력하면 얼마든 할 수 있어'라는 희망고문으로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결론을 유보하는 것이 훨씬 더 마음 편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노력이라 말하는,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실천하는 능력은 타고난 재능만큼이나 중요한 능력이다. 오랜 경륜과 통찰력을 지닌 세계적 석학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사실이 있다.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쉼 없이 꾸준히 실천하는 능력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느리더라도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 승리 한다)”라는 서양 속담도 꾸준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번에는 다르겠지?” 같은 막연한 기대나 “이번엔 기필코 이룰 거야” 같은 의지에만 의존하는 것도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기대나 의지만으로 목표를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12척의 배로 333척의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수군들이 명량에서 그랬던 것처럼 간절함, 절박함, 죽기를 각오한 강한 의지 등은 때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위대한 이순신 장군이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천운에 가까운 요행을 바라기 보다 처음부터 나의 노력으로 가능한 현실적 목표를 세우는 것이 더 현명하다.

2. 목표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과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새해 목표를 세우는 것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처럼 하고 싶은 것을 고르는 것이 아니다.보스턴컨설팅의 BCG매트릭스처럼 나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들 중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무엇인가 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목표가 행동을 견인하는 동기가 될 수 있고 설사 목표를 100%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노력한 만큼은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3. 중간 점검과 피드백을 포함한 단계별 실행 계획(Action Plan)을 세우지 않기 때문이다.

목표 수립단계부터 진척 사항을 체크하고 피드백하고 성취감을 자주 느낄 수 있도록 기간과 단계를 가급적 세분화하는 것이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4. 새해목표를 실천하는 과정이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점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 외에는 실천을 관리 감독하고 강제할 사람이 아무도 없고, 목표달성 실패에 따른 패널티가 없다는 점이 꾸준한 노력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때 주로 활용하는 방법, 즉 꾸준한 노력을 강제할 외부의 힘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목표 달성의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 물론 그런 이유로 연초가 되면 가족간에, 혹은 친한 친구간에 계약을 맺는다. 담배 피면 오백원, 군것질 하면 오백원, 운동 빠지면 오백원 등등. 스스로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나름 짱구를 굴려 내가 아닌 타인의 힘을 빌리겠다는 데까지 생각이 발전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계약을 맺고 나서 한 두 번은 지켜질지 모르나 얼마 지나지 않아 심하게 다투고는 결국 그 계약은 처음부터 없던 일이 되어버린다. 가족과 친구는 국가기관처럼 헌법에 의해 보장된 강제 권한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직장상사처럼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애초부터 그런 악역을 맡기는 것 자체가 무리였던 것이다. 가족과 친구보다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매몰차게 악역을 수행할 생판 모르는 남과 계약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새해 목표가 운동이나 다이어트라면 혼자만의 고독한 싸움 대신 피트니스에 등록하고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을 것을 강력 추천한다.

위에서 언급한 강제 집행의 효과 외에도 본전 뽑겠다는 경제적 동물로서의 본능과 다른 수강생들에게 질 수 없다는 경쟁심까지 더해져 운동 효과는 물론 새해목표 달성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지금까지 새해 목표 달성이 어려운 여러가지 이유와 제대로 된 목표를 세우기 위한 슬기로운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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