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의 프리라이팅]

[청년칼럼=앤디] 

퇴근길, 집으로 가는 전철을 타기 바로 직전. 늘 지나치는 빵집이 하나 있다. 내 입에 맞는 빵들이 많아 그곳에서 자주 빵을 사 먹곤 했다.

며칠 전, 갑자기 그 집 빵이 생각 나 오랜만에 들러 빵을 사기로 했다. 제법 인기 많은 빵집이라 늘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이었는데, 내가 들어갔을 때 빵집은 텅 비어있었고 손님은 달랑 나 하나였다. 계산을 하면서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손님이 없으신 거냐"고 조심스레 여쭤봤다. "손님은 고사하고 주변에 돌아다니시는 분들 자체가 확 줄었다"며 근심 어린 답변이 돌아왔다. 빵을 사고 나와 역 개찰구를 통과해서 계단을 걸어 내려오는데 늘 사람이 많았던 그 길에서도 역시 나 혼자였다. 출, 퇴근 때마다 길이 닳게 오고 갔어도 이렇게 텅 빈 광경은 난생 처음이었다.

저번 주부터 회사 일로 사무실 인근 상권 일대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하루가 다르게 거리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확진자의 동선에  (회사 주변)어떤 상점이 포함돼있었다는 것이 확인된 후, 이 주변을 오고 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어버렸다. 코로나에 관한 뉴스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진지하게 챙겨보며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내 활동반경에서 변화가 생기니 갑자기 이 모든 상황이 너무 무섭게 느껴졌다.

2일 오후 서울 종로3가 지하철 역 부근. 평일임에도 인적이 뜸하다@논객사진

물론 나의 생활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황사, 미세먼지의 공격에도 마스크 한 번 써본 적 없던 내가 매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의식적으로 손을 자주 씻는다. 출퇴근 이외에 외출할 일은 모조리 다음으로 미뤄놓고 거의 집에 박혀있다.

또한 나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주변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아졌다. 원래 천식이 있는 4살 조카를 비롯한 아이들이 이런 환경에서 산다는 것이 안타깝고, (이런 종류의 이슈가 터질 때마다) 나빠진 경기 흐름에 직격탄을 맞고 계신 소상공인 분들을 뵐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어머니, 아버지 건강이야 늘 염려되지만 특히 몇 년 전 식도암 수술을 하셨을 때 폐렴으로 두 달간 일어나지 못하셨던 아버지에게는 건강에 유의하시라고 유독 더 잔소리를 하게 된다. 아버지가 수술하셨을 그때는 메르스 사태가 터져 수술병원 선정부터 입원해 계시는 내내 전전긍긍하면서 지냈는데 중환자 가족분들의 마음이 지금 어떠실 지도 헤아려진다.

일선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고생하고 계실 의료진분들 만큼은 아니지만, 코로나 사태로 요즘 회사 일도 무척 바빠졌다.

국가적 재난으로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생각해본다. 주변 사람들과 내 건강을 위해서 개인 건강수칙을 잘 지키면서, 평소보다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각자의 일상에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계시는 보통의 많은 분들이 그러하듯 나도 그렇게 하면 될 일이다.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이라지만 살면 살수록 불확실성과 그 난이도의 크기가 점점 더 커지는 기분이 든다.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것인지 가늠조차 되질 않는 일 투성이다. 참 어렵다.

그 어떤 때보다 이 말에 기대고 싶은 요즘이다.

"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앤디

    글을 쓰는 순간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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