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형의 비틀어보기]

[청년칼럼=우달] 어느 시대를 살아가느냐에 따라, 중요시되는 가치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동양의 근세라면 충(忠)과 효(孝)가, 르네상스 이전의 서구 국가라면 신앙(信仰)일 것이다. 

이처럼 한 시대를 아우르던 핵심 가치는 현대에 오면서 급속도로 변하기 시작했다. 우선 그 변화 주기가 무척 짧아졌다. 한 시대에서 한 세기로, 한 세기에서 일평생으로, 일평생에서 한 연대(年代)로, 지금에 이르러서는 채 5년이 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대를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과연 어떤 가치가 필요할까. 2020년대를 새롭게 맞이한 기념으로 함께 고민해보자. 

개인 성향에 따라 수많은 가치들이 있겠지만, 나는 그중 하나를 '매력(魅力)'으로 꼽고 싶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개인의 영향력은 그리 크지 못했다. 매스미디어라는 용어는 유행했지만 그 이름이 무색하게 종류는 단순했다. 한창 떠오르던 인터넷 통신, 주 매체였던 텔레비전, 그리고 신문과 잡지 같은 고전 지면 매체가 전부였다. 그 탓에 개인보다는 이러한 인프라를 구성할 수 있는 조직 위주의 여론이 중심이 되었다.

픽사베이

그러나 이제는 새삼스럽지만,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미디어의 종류 자체가 무척 다양해졌다. 원한다면 개인도 얼마든 참여할 수 있을 만큼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그럴듯한 PC 한 대만 있으면 누구든 유튜브, 개인 방송, 여러 SNS를 통해 자기 의사를 표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래봐야 한 개인이 얼마나 힘이 있겠느냐고 하실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핵심은 여기에 있다. 지금의 미디어는 누구나 쉽게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중에는 분명, 앞서 언급한 매력(魅力)을 지닌 자들이 있다. 이른바 사람을 끄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다. 대중은 이들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세력을 형성한다. 한 개인이, 이전 세대의 매체 하나에 버금가는 파급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인플루언서(Influencer)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사람을 의미하며, 특히 웹 상에서의 인물을 의미한다.

출처: 위키피디아

최근에는 벌써 이러한 이들을 일컫는 용어도 생겨났고, 사회 전반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네이버에서도 창작자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검색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렇게 형성된 영향력으로 무엇을 전파할지는 조금 다른 문제겠지만, 다수의 여론이 아닌 한 개인의 사견이 전체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사람의 매력(魅力)이라 하면, 나는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의 유비를 먼저 떠올린다. 그는 대단한 무장도 아니고 지략가도 아니지만, 그저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인품 하나로 영웅이 되었다.

앞으로의 10년은 변화무쌍했던 지난 10년과도 확연히 다를 것이다. 점점 더 많은 개인들이 자신만의 스토리를 앞세워 세상에 나올 것이고, 일부는 도태되겠지만 살아남은 자들의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인플루언서가 될 생각이 없다"며 으레 흘려들을 이야기가 아니다. 본인의 의사가 어떻든 우리는 그 영향력에서 자유롭기 힘든 세상이 됐다. 인플루언서가 되든 그렇지 않든, 누군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그저 그런 인간으로 남고 싶지 않다면, 스스로 매력(魅力)이라는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볼 때다.

 우달

우리가 자칫 흘려보낸 것들에 대해 쓰겠습니다.
그 누구도 스스로 모르는 걸 사랑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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