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칼럼=신재훈]

코로나 19가 아무리 맹위를 떨쳐도 오는 봄을 막을 수 없다. 활짝 피는 꽃을 보며 우리는 봄이 왔음을 느낀다.

봄 꽃이 한창인 지금 꽃놀이의 유혹을 떨쳐 버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을 너무 좋아하거나, 집에만 있기 너무 답답해 꽃놀이를 가게 될 경우 차선책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기본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 두기는 기본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꽃놀이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능한 비교적 넓은 꽃놀이 장소를 선택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급적 사람들이 많지 않은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정도로 노력할 자신이 없거나, 그럴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직접 꽃놀이를 다녀오는 대신 그냥 집에서 봄 꽃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보며 위안을 삼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주 산방산 용머리해안의 유채꽃@신재훈

독자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할 것이 있다. 앞으로 몇 차례 게재될 봄 꽃놀이와 관련한 글에서 위와 같은 경고의 말로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코로나19 예방에 관한 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코로나19의 위험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감염의 가능성이 있는 꽃놀이를 권유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주장은 분명하다. 꽃놀이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건 꽃놀이를 가게 되는 경우 차선으로서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고 타인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이번 글에서는 날짜와 시간을 잘 맞추면 비교적 여유있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꽃과 경치를 즐길 수 있는 부산의 대표 봄 꽃 명소를 소개하려 한다.

그곳은 바로 오륙도를 품고 있는 이기대다. 이기대(二妓臺)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두 명의 기생과 관련이 있다. 지명의 유래에 관해 기록된 조선 좌수영 관료 이형하의 <동래영지>는 “좌수영 남쪽 15리에 두 명의 기생이 묻혀있는 큰 무덤이 있어 이기대라 이른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향토사학자인 최한복의 주장에 따르면 “두 기녀가 왜장을 끌어안고 바다에 몸을 던졌다는 전설에 따라 의로운 기녀가 나라를 위한 마음으로 목숨을 바친 곳이라 하여 의기대(義妓臺)라 부르기도 했다”고도 한다.

논개의 이야기와도 유사한 두 주장을 종합해 보면 왜장을 끌어안고 바다에 몸을 던진 의로운 두 기녀의 무덤이 있는 곳이 바로 이기대인 것이다. 지명의 유래가 어떻든 이기대는 해운대, 몰운대, 태종대와 더불어 멋진 해안 절경으로 유명하다. 또한 멋진 해안 절경을 보며 산책할 수 있는 해변 산책로와 공원들도 잘 정비되어 있다. 이기대 초입인 동생말에서 오륙도 스카이 워크까지 이어진 해변산책로는 거의 5km에 달한다. 평지에 가까운 바위 해변, 자갈로 이루어진 몽돌해변, 나무 데크와 구름다리로 연결된 인공 산책로, 숲으로 덮여있는 천연의 산책로까지 다양한 산책길로 구성돼 있어 산책로를 따라 몇 시간을 걸어도 결코 지루하지 않다.

위치와 지형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다채로운 해안의 절경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을뿐더러 연신 감탄사를 쏟아내게 만든다. 체력만 된다면 반나절 시간을 내서 용호동 초입에서 출발하여 해변산책로를 따라 오륙도 해맞이공원까지 걸어 가서 하이라이트인 봄 꽃놀이를 하는 풀 코스를 추천한다. 그러나 체력이 약하다면 약식코스인 용호동 초입의 동생말에서 5개의 구름다리를 지나 어울마당까지 왕복하는 코스를 마치고 차로 이동하여 봄 꽃이 만개한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꽃놀이와 산책을 즐기는 약식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무난하다.

벚꽃이 피기 전 이곳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봄 꽃은 수선화와 유채꽃이다. 물론 벚꽃이 피면 이곳은 수선화, 유채꽃, 벚꽃 등 봄 꽃 삼총사를 한곳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1.수선화

동백섬 해맞이공원의 수선화@신재훈
@신재훈

오륙도 해맞이공원 초입 언덕에 그리 넓지 않은 수선화 꽃밭이 있다. 넓은 수선화 꽃밭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이다. 양보다 질이라는 말에 걸 맞는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봄 꽃 사진 명소 중에서도 손으로 꼽을 정도다.

이곳이 봄 꽃 사진 명소로 꼽히는 이유는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오륙도와 푸른 하늘과 흰구름과 옥색 바다를 배경으로 어우러진 수선화가 최고의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멋진 것들만 모아 합성해 놓은 것 같은 비현실적 비주얼이다.최근 들어 이곳이 많이 알려지면서 수선화를 보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다른 사람들의 방해 없이 제대로 된 사진을 찍으려면 평일 이른 시간에 와야 한다.

    2.유채꽃

동백섬 해맞이 공원의 유채꽃@신재훈
@신재훈

유채꽃 하면 제주도를 떠올릴 만큼, 유채꽃은 제주의 전유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이러한 나의 편견을 보기 좋게 깬 곳이 바로 오륙도 해맞이공원이다. 이곳 해안 산책로에서는 제주의 최고 유채꽃 명소인 산방산 용머리해안과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광치기해변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바다배경의 유채꽃을 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이곳은 육지에서 제주와 유사한 느낌이 나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유채꽃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군데군데 피어 있는 유채꽃을 앞쪽에 걸고 푸른 바다와 오륙도를 담아내면 제주를 닮은 최고의 유채꽃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어쩌면 이곳에서 유채꽃 사진을 찍는 것이 날씨가 변덕스러운 제주로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 보다 더 맑고 화사한 유채꽃 사진을 찍을 확률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비용대비 만족도를 높여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제주 성산일출봉의 유채꽃@신재훈

충분히 꽃놀이를 즐겼다면 이제 오륙도를 즐길 차례다. 먼저 오륙도 스카이 워크다. 이곳은 오륙도를 잘 바라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투명한 바닥으로 내려다 보이는 바다와 하늘에 떠 있는듯한 느낌을 준다. 물론 사진 촬영 명소이기도 하다.

오랜 산책과 꽃놀이로 출출해 졌다면,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용호동 진주 횟집에서 가성비 끝판왕인 시원한 물회를 즐기며 보람찬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오피니언타임스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