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선의 컬처&마케팅]-서울혁신파크 비전 선언문

[논객칼럼=황인선]

서울혁신파크를 총괄 관리하는 서울혁신센터 센터장을 맡은 지 어느 덧 10개월이 지났습니다. 청와대부터 지방도시 공무원과 혁신가들, 그리고 네덜란드, 스페인, 대만 등의 외국 체인지 메이커(Change Maker)까지 수많은 사람을 서울혁신파크에서 만났습니다. 아마도 세계유일의 민관/세대융합 혁신단지일 서울혁신파크에 그들이 기대하는 바는 매우 컸습니다.

서울혁신센터는 어느덧 5주년을 맞습니다. 혁신파크는 여전히 어려운 곳이지만 적지 않은 성과도 냈습니다. 물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사회혁신 성과들이지요. 이번 코로나19도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인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과제에 심각한 추가질문을 남겼습니다. 고민이 더 커졌습니다. 이에 직원들과 머리를 모아 다음처럼 서울혁신파크 비전문을 써봤습니다. 대체로 비전은 비전일 뿐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이는 밤을 밝히는 횃불이고 여행객을 안내하는 북극성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아직은 초안입니다. 영원히 초안으로 남을지도 모르지요. 혁신파크를 알든 모르든, 와봤든 아니든 이 사회는 깨인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고 서울혁신파크는 시민 모두의 것이므로 독자 여러분의 현명한 비전 제안을 기다립니다.

서울혁신파크 전경@황인선

#비전 선언문

2015년 ‘전대미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천여 명의 시민활동가들이 전(前) 보건원과 질병관리본부 재생공간에 모여 여러 가지 사회적 난제를 풀어보자는 꿈을 안고 모이면서 본격적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참여, 창의, 협업, 실험의 문화로 상상이 현실과 만나는 수 천 가지 이야기를 풀어내 보고자 했습니다. 그 초기의 꿈은 더 커지고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혁신파크는 앞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글로벌 혁신생산기지로서’, 혁신, 참여, 공유, 실험의 방법을 통해 궁극적으로 새로운 전환도시의 모델을 생산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산업화 이후 200여 년 동안 세계는 뚱뚱한 성장을 추구하면서 외형적, 물질적으로는 성장을 하였으나 대신 후손들에게까지 지속가능할 사회를 위해 지켜야 할 건강한 가치 즉 주체성, 평등, 생산자, 공유와 공존, 공동체 등의 가치를 훼손하는 우도 범했습니다. 욕망 과잉이 부른 생태파괴로 지구 기후 위기와 전염병의 빈번한 창궐, 1%에게만 쏠리는 경제 불평등, 기술을 위한 기술, 세대 간 갈등, 소수자 소외, 공동체 파괴, 소비 과잉으로 인한 자원 낭비, 꿈을 잃은 청년 등이 그런 부정적 결과물들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기울어진 운동이라고 부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불평등, 불안, 불만 3불(不)이 커지게 됩니다. 뚱뚱한 성장으로 인해 한쪽으로 기운 운동장을 이제는, 그리고 누군가는 바르게 돌려놔야 합니다. 우리는 그 돌려놓음을 ‘전환(Transition)’이라고 부릅니다. 무엇보다 도시가 먼저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도시가 푸른 숨을 쉬며 청년들은 다시 꿈을 꾸고 시민은 주체의 존엄과 희열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기술혁신, 경제혁신만으로는 반쪽 혁신일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혁신이라는 신 동력이 필요합니다. 동력의 주체는 무엇보다 시민 스스로이며 시민들은 ‘건강한 앎’, ‘미래 변화의 꿈’, ‘새롭고 다른 함’ 이 3합(合)을 통해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서울혁신파크는 이처럼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려는 시민들의 혁신생산기지를 지향합니다.

서울혁신파크는 세계에 유일한 세대융합, 민관 협업의 혁신기지로서 대안 에너지, 생산하는 메이커의 본능, 생태 중시, 건강한 식문화, 방관자나 프리라이더가 아니라 주체로서의 참여문화, 무한 욕망을 절제하는 뉴 노멀 라이프스타일을 생산할 것입니다. 그렇게 생산된 가치를 소수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 ‘나눔과 키움’의 정신과 문화로 모두가 공유하고 참여하는 혁신의 횃불로 거듭나기를 실천할 것입니다.

 황인선

현 서울혁신센터장. 경희 사이버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겸임교수.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KT&G 미래팀장, 제일기획 AE 등 역임. 컨셉추얼리스트로서 마케팅, 스토리텔링, 도시 브랜딩 수행. 저서 <꿈꾸는 독종>, <동심경영>, <생각 좀 하고 말해줄래>, <컬처 파워>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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