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52>

[논객칼럼=김대복]

‘달걀 썩은 냄새, 양파 부패 냄새, 혈액 냄새...'

구취는 비린내부터 시궁창 냄새까지 다양하다. 구취는 역겨운 악취로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예외적으로 사과향기 나는 입냄새는 거부감이 덜하나 건강에 좋지 않은 증후다. 악취 물질은 주로 메칠메캅탄이나 황화수소 등의 휘발성황화합물이다. 구취 발생 위치는 입안을 비롯하여 비강, 인후두, 폐, 기관지 등을 들 수 있다.

구취 원인은 구강에서 인후두로 옮겨가는 추세다. 치과 문턱이 높던 30여 전에는 입냄새 비중에서 구강 요인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정기적인 치과 검진이 일반화된 요즘에는 비염이나 축농증(부비동염) 등 코 질환 비중이 높고, 스트레스로 인한 매핵기 환자도 많은 편이다.

구취는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또 입냄새를 정작 본인은 알기가 어렵다. 체취처럼 적응이 돼 입냄새를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오랜 기간 구취를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뒤늦게 구취를 안 뒤 인간관계에 대한 부담으로 치료를 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다행히 입냄새는 치료가 잘된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면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치료 효과가 좋다. 심하지 않은 입냄새는 1개월, 오래된 구취는 3개월이면 대부분 치료된다. 그러나 치료 기간은 증상의 정도, 발병 기간, 발병 부위, 체질에 따라 차이가 난다. 치료 기간이 비교적 긴 구취 워스트5를 살펴본다.

픽사베이

하나, 전신 질환

간이 손상된 간경화, 폐에 문제가 생긴 폐암이나 폐농양, 기관지에 이상이 있는 기관지 확장증, 신부전증, 당뇨, 혈액 건강 이상 등으로 인한 입냄새는 치료 기간이 길다. 류마티스 질환인 쇼그렌증후군에 의한 구취도 치료가 쉽지는 않다. 만성 질환에 의한 구취는 원인 질환 치료가 장기간 진행되기 때문이다. 질환이 치료되면 입냄새도 사라진다.

둘, 소화기 질환

소화기능이 약하면 위장 기관의 비정상적인 세균총 변화가 일어나기 쉽다. 이로 인해 단백질의 불완전 대사, 이상 발효가 더 진행되고, 가스 발생량도 많아진다. 가스는 주로 항문을 통해 배설 되는데 일부는 혈액에 흡수돼 폐와 호흡기를 통해 입으로 나온다. 한방 치료는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잡는 가운데 소화기능을 개선한다. 위열 축적 요인을 제거해 운화 기능을 정상으로 돌린다. 기혈순환 촉진 탕약으로 위장 기능을 강화해 위열 해소를 하면 입냄새 증상도 호전된다. 그러나 입냄새가 날 정도의 소화기 질환은 대개 만성이다. 또 생활습관이나 섭생도 바르지 않은 경우가 많아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셋, 편도 질환

편도질환은 편도선염과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 등이 있다. 입냄새는 만성 편도선염과 편도결석이 대부분이다. 특히 편도결석은 지극히 불쾌한 냄새가 난다. 목 뒤로 넘어간 콧물 등의 점액질과 세균이 만나 형성된 휘발성황화합물이 편도의 갈라진 구멍에 농축돼 쌓인 게 편도결석이다. 재채기 때 가끔 튀어나오는 좁쌀 크기의 작은 알갱이다. 결석이라고 하지만 돌처럼 단단하지 않고, 만져보면 고약한 악취를 풍긴다. 편도결석 원인은 비염과 축농증으로 인한 후비루다.

따라서 비염과 축농증을 치료해야 편도결석의 원인이 제거되는 셈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디.

넷, 비강 질환

비강질환은 축농증과 비염을 들 수 있다. 두 질환은 재발이 잘되는 공통점이 있다. 치료는 대증치료와 근본치료가 있다. 대증치료는 세균을 죽여 염증 작용을 가라앉히고 농을 삭히는 방법이다. 비수술적 요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 마지막 수단으로 수술을 하게 된다. 이 치료는 초기대응에는 빠른 면이 있다. 그러나 만성일 경우 면역력이 오히려 낮아질 수도 있다. 또 수술은 증상 호전이 되지만 때로는 내부적 원인이 제거되지 않은 경우 재발할 수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축농증과 비염을 일으키는 환자의 상태에 초점을 맞춰 체질 및 장부기능, 면역력을 조절하는 처방을 한다. 부가적으로 콧물을 없애는 거담약물, 가려움증을 완화시키는 약물 등이 가감된다. 이는 몸 전체의 기능을 끌어올리는 과정이기에 1개월 이상 장기간 치료가 진행된다.

다섯, 구강 질환

구강 질환에 의한 입냄새는 충치, 치주질환, 틀니, 치아교정장치 등이 원인이다. 구강 질환 예방과 치료는 치아와 잇몸을 깨끗하게 닦는 것이다. 다만 양치질만으로는 치석 생성을 막을 수 없다. 치실이나 치간솔로 치아와 치아 사이 틈새의 이물질을 완벽히 제거하면 좋다. 무엇보다 치과에서 정기적인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게 효과적이다. 충치 등이 생겨 입냄새가 난다면 치과에서 충치 치료 등의 원인제거를 하면 입냄새도 사라진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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