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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가는 긱(gig) 경제, 꼬여가는 비정규직 해법[김선구의 문틈 금융경제]
김선구 | 승인 2020.06.25 10:00

[논객칼럼=김선구]

통계청에서 2019년 「한국의 사회지표」를 지난 6월 18일 발표했다. 관심을 끄는 다양한 통계중 빠지지 않고 언론에서 인용되는 자료가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월급 차이가 200만원에 육박한다는 통계로 비정규직 월급은 정규직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이 차별을 받는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무거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만 비교할 때에 비해 근로시간을 감안한 시간당 임금에서는 차별이 상대적으로 적다. 구체적으로 비정규직을 이루는 세 집단별로 비교하면 파트 타임 근로자의 시급은 정규직의 65%,기간제는 70%, 일용직은 82%로 월급격차는 시간당 임금 차이뿐 아니라 일하는 시간이 적어서 더 악화된다는 말도 된다.

픽사베이

비정규직 문제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고용시장 전체를 OECD 통계자료를 통해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15세부터 64세 인구를 대상으로 작성되는 고용률에서 2019년 기준으로 75%를 넘기는 독일, 일본, 영국에 비해 우리는 66.8%로 낮고 G7 평균인 72%보다 낮다.

적당한 일자리가 없어 내몰리기도 하는 자영업 종사자 비율이 전체 근로자의 24.6%로 10% 이하인 독일 일본 미국에 비해 상당히 높다. 냉정하게 말해 자영업 종사자를 독일이나 일본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춰서 고용률을 작성한다면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고용률은 50% 대 중반이라는 더 암울한 현실을 마주치게 된다.

전체 근로자의 14%에 달하는 시간제 근로자 비율도 오히려 20%가 넘는 일본 독일과 영국에 비해서 낮고 G7 평균은 17.7%다.

우리가 비정규직이라 말하는 개념과 유사한 영어단어가 gig(긱)이다.

1920년대 미국에서 재즈공연장 주변에서 연주자가 필요할 때 맺던 단기계약을 engagement 라 불렀는데, 이 단어를 줄여서 gig란 단어가 생겨났다 한다.

미국에서 gig 경제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삼분의 일이고 앞으로 더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적인 유통공룡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점포를 줄이고 직원을 줄이는데 비해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인 쿠팡이나 마켓컬리는 눈부시게 성장한다.

긱 경제로 이끄는 요인들을 간단히 살펴보면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인력을 고용하며 수요나 판매의 변동에 비례한 탄력적인 인력운영이 가능하다. 즉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본다.

디지털 플랫폼 사업의 발달로 소비자에게는 더 싸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며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신축적으로 일하기를 원하는 일부 근로자의 필요에 부응하기도 한다.그러나 중간 관리자 자리가 줄어들고 대면 서비스가 대체되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는 줄어들며 워라벨이 파괴되고 고용주,고객,벤더간 장기적인 관계 발전이 약화된다는 부작용도 무시하기 어렵다. 또 인터넷에 처진 디지털 약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비정규직차별에 예민한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10월 16일 시행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하려 한다.

정규직과의 차별이 가장 심한 비정규직은 단연 대학의 시간 강사다. 65세 정년퇴임을 한 후 명예교수로 강의를 해본 교수들은 일반 시간강사보다 높은 강사료를 받는데도 교수시절 받던 급여에 비해 얼마나 박한지 놀란다.

교육부의 대학 알리미 사이트에 의하면 시간강사들은 대략 3학점 강의당 한 달에 50만원 내외를 받는다. 교수 강의당 강의를 9학점에서 12학점으로 환산하면 매달 150만원에서 200만원에 해당된다.

시간강사의 열악한 근로여건에 대한 오랜 논란 끝에 2019년 8월1일 시행된 강사 법은 강사를 교원신분으로 인정하고 방학 중에도 급여를 지불하고 계약기간도 1년 이상으로 강화했다.

그러나 강사법 도입으로 부담을 느낀 대학들의 조치로 많은 시간강사들이 일자리를 잃고 강단을 떠나야 했다.

한정된 대학재정에서 전임교원에게 지급되는 임금을 줄이거나 재정을 늘리지 않고는 시간강사처우를 높이기 어려운 게 차가운 현실이다.

주요 선진국에 비해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늘리는 게 최상인데 긱 경제의 확산은 정규직 일자리를 줄어들게 해 비정규직 문제해법을 더 어렵게 한다. 정규직에 일단 진입하면 노조를 통해 생산성이나 시장가치와는 상관없이 과잉보호를 받는 노동시장 왜곡도 비정규직과의 임금격차에 기여한다.

경제란 순리대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일자리와 대학재정이 확충되거나 정규직의 희생이 빠진 비정규직 보호대책은 비정규직이나 실업자간 제로섬 게임에 다름 아니다.

 

     김선구

   전 캐나다 로열은행 서울부대표

   전 주한외국은행단 한국인대표 8인 위원회의장

   전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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