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칼럼=신재훈]

@신재훈

지난 글에서 여름 휴가철 휴양지에 사는 것의 불편함을 대하는 슬기로운 자세로서 불편함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긍정적으로 바꿈으로써 스트레스도 덜 받고, 더 나아가 불편함마저 즐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일상의 관점에서 휴양지에 사는 것이 서울이나 대도시에 사는 것에 비해 가지는 다양한 장점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백인백색이라는 말처럼 사람마다 개인적인 성향과 취향에 따라, 처한 상황에 따라 나와는 생각과 해법이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 다시 말해 비슷한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내고, 직장생활을 하고, 은퇴생활을 하는 소박한 꿈을 가진 평범한 은퇴인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이 글이 즐겁고 행복한 은퇴생활을 꿈꾸는 많은 은퇴인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주고, 더 나아가 선택 가능한 대안으로 고려되기를 바란다.

@신재훈

기본적으로 휴양지에 사는 것이 주는 좋은 점들은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 평소 꿈꾸던 휴양지로 거주 지역을 바꿈으로써 생겨난다. 휴양지로 사는 곳이 바뀌었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생활인의 삶에서 일상을 여행하는 여행자의 삶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휴양지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실제로는 일상이 여행인 삶을 산다는 것이다.

따라서 휴양지에 사는 것이 갖는 좋은 점은 대부분 여행이 주는 좋은 점과 그 맥을 같이한다.

여러 번 언급했듯이 여행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가 큰 활동이다. 그 이유는 여행이 우리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다양한 개별 활동들, 부연하자면 여행지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멋진 자연 경관과 문화재들을 보고, 여행 내내 친한 사람들과 즐겁고 재미있는 것들을 함께하는 등의 활동들로 구성돼있기 때문이다.

@신재훈

과거 연재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여행은 한마디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종합선물세트'인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슬기로운 은퇴생활 32 [행복종합선물세트 - 여행]편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휴양지에 사는 것의 또 다른 좋은 점은 사는 지역을 바꿈으로써 사회적, 인간적 관계에 의한 심리적 스트레스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알랭 드 보통이 [여행의 기술]이라는 저서에서 여행의 효용 중 하나로 주장한 '일상에서의 해방', 그리고 김영하 작가가 [여행의 이유]라는 저서에서 여행이 평소 의식하던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준다는 의미로 사용된 '노바디(nobody: 아무 것도 아닌 사람, 즉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그래서 자유로운 사람)'와 맥을 같이 한다.

이는 여행의 연장선상에 있는 휴양지에 사는 것 또한 사회적, 인간적 관계에 의한 심리적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신재훈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우리가 겪는 가장 빈번하고 심한 스트레스임을 감안할 때 새로운 생활터전인 휴양지에서는 애써 찾지만 않으면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들과 마주칠 일은 거의 없다.

특히 우리에게 “요즘 일은 잘 되냐?”와 같은 질문을 하거나 “아무개는 돈 많이 벌었다 더라”와 같은 염장을 지르는 말로 스트레스를 주는, 눈치 없는 지인들과 마주칠 일이 없다는 얘기다.

살던 곳과는 달리 평일 낮에 반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녀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나를 아는 사람들도 없고, 이곳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나를 그냥 놀러 온 관광객쯤으로 볼 것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은퇴인들이 은퇴 후 겪는 가장 심한 스트레스는 남들 일하는 시간에 놀고 있는 백수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신재훈

살던 곳을 떠나 휴양지에 산다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준다. 그냥 매일매일의 일상을 어쩌다 여행 온 사람처럼 살면 되기 때문이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휴양지에 사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나에게, 그리고 과거가 아닌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휴양지에 사는 것의 또 다른 좋은 점은 여행이 가진 모든 장점을 누리면서 동시에 여행이 가지는 유일한 단점인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까운 근교로 가는 당일치기 여행에도 돈이 든다. 하물며 평소 선망하던 휴양지로의 여행, 그것도 장기간의 여행이라면 상당한 돈이 들것이다.

@신재훈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가? 라는 금액의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여행을 떠나는 것 자체로 생활비 외에 여행경비라는 항목으로 별도의 돈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여행이 좋은 줄 알면서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도 선뜻 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휴양지에서 사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여행이 아니라 일상생활이다. 따라서 일상 생활하는 것과 똑 같은 생활비의 지출일 뿐 별도의 여행경비가 드는 것은 아니다.

일상을 여행하는 것처럼 살면서 별도의 여행 경비가 들지 않는다는 것은 어쩌면 휴양지에 사는 것이 주는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가장 큰 혜택일 것이다. 휴양지로 이사하는 경우 남을 의식하는 과시적 소비에서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알뜰소비로 바뀌게 되어 생활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지방의 휴양지는 서울보다 집값이 싸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주거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더 나아가 서울의 집과 휴양지 집의 시세차이를 활용하여 별도의 수입도 창출할 수 있다. 가령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월세로 임대하게 되면 보증금으로 지방에서 전세를 얻고 월세를 생활비로 쓰는 것이 가능하다.

@신재훈
@신재훈

지금까지 언급한 좋은 점들을 종합하면 은퇴 후 서울을 떠나 휴양지에서 사는 것은 삶의 질을 높여 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내가 남들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은퇴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알고 보면 서울을 떠나 휴양지인 부산에서 살기 때문이다.

휴양지에서 매일매일 여행하듯 사는 삶, 결코 꿈같은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오피니언타임스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