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진의 딴생각]

[청년칼럼=심규진]

반찬 없이 국에 밥만 말아준다는 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들을 직접 폭행했다는 사건. 피해를 당한 부모는 아이를 다른 곳으로 보냈지만 그곳에서 또 다른 학대당했다는 이야기. 심지어 세 살 아이를 폭행하고 코로나19를 핑계를 댄 어린이집 폭행 사건...

뉴스를 통해 어린이집 이야기를 접한 부모라면 마음 편히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없다.

우리 또한 그랬다. 그래서 아내는 두 아이를 함께 돌보며 첫째를 최대한 늦게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안간힘 썼다. 그래도 말문은 트여야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설프지만 자기의사표현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을 때 어린이집을 수소문했고, 정답은 없었지만 정답을 찾기 위해 발버둥 쳤다. 설명회, 면담도 몇 차례 다녔고 어떤 곳은 입학 취소까지 강행하며 아이의 어린이집 입학을 미루기도 했다.

그렇게 선택한 지금의 어린이집. 며칠간은 수시로 어린이집을 기웃거리며 아들의 동태를 살피곤 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대체 무얼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했다. 아니, 알고 싶어 미칠 것만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요즘에는 어린이집에서 앱을 통해 하루일과(기분, 건강, 체온, 식사여부, 수면시간, 배변상태 등)를 공유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아이의 활동사진 또한 매일매일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출처:디자이너 추지연

언젠가부터 아들은 주말에도 선생님을 찾기 시작했다. 여전히 선생님을 선생님이라 부르지 못하고 메이모(자신이 메미처럼 붙어 있을 수 있는 선생님이라서 메이모라고 부르는 것 아닐까라고 추측해본다)라고 하지만 아들은 선생님을 향한 사랑을 시도 때도 없이 표현한다. 만난지 몇 개월 밖에 안된 선생님을 이렇게나 좋아할 수 있을까. 낮잠시간에 잠도 안자고 선생님 다리에 붙어서 애교 부리는 아들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도 될지 고민된다면, 먼저 아이와 대화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말이 잘 안 통하겠지만 바디랭귀지를 써서라도 ‘어린이집 등원’에 대한 아이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에게 적응시간이 필요하다면 처음부터 종일반이 아닌 1시간, 2시간만 놀다가 올 수 있게 조치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단계는 부모가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어린이집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어 부모가 함께 상담 받고 상호 대화를 통해 어린이집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하원을 한 아이와 함께 어린이집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 충분히 대화해야 한다. 귀찮고 피곤하겠지만, 아이와 분리되어 있었던 시간에 대해 차분하게 교감한다면 아이의 자존감은 높아지고 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아빠 또한 이 모든 과정에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부모 두 사람 모두, 이 정도의 마음가짐이 있다면 지금 당장 어린이집에 보내도 전혀 문제없다.

기꺼이 우리 아들의 좋은 선생님 되어주신 어린이집 메이모께 마음을 다해 감사의 말을 전한다. 어린이집이 방학이라 아들은 더 메이모를 그리워할 것 같다.

 심규진

 퇴근 후 글을 씁니다 

 여전히 대학을 맴돌며 공부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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