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현의 웃는한국]-‘민주’로 가자 (1)

[논객칼럼=서용현]

헌법 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모두들 알 것이다. 이건 말뿐이다. 겉만 ‘민주’다. 자신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있는가? 국민은 주인이 아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것은 신화(神話)다. 그러면 누가 주인인가? 정치 기득권이다. 양대 정당과 대통령, 국회의원 등 이른바 ‘정치권’이다. 국민은 몇 년에 한번 선거 때에만 주인이 된다. 그것도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속아서 잘못 뽑아놓고 나중에 후회하는 불쌍한 주인이다. 정치권이 하는 짓이 못마땅해도 어쩌지 못하는 바지저고리 주인이다.

민주주의는 낡았다. 시대변화에 맞추어 변화하지 못했다. 겉보기 민주, 형식적 민주에만 집착하고 실질적 민주는 점차 쇠퇴된다. 악한들과 멍청/무능한 정치인들은 이것을 악용하여 자신들의 권력욕을 채우고 민주를 후퇴시킨다. ‘민주’가 유명무실하니 이들은 무서울 게 없다. 우린 멍하니 있다가 주권을 빼앗겼다.

픽사베이

다시 찾자. 소수의 정치권이 독점해온 정치의 비정상을 끝내고, 국민을 복권(復權)시키자. ‘민주’로 가자.

‘민주(民主)’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민주주의는 이런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세뇌되었다. 한물간 ‘민주제도’들을 신주단지처럼 모신다. 우린 미국식 제도를 갖추는 게 민주라고 생각한다. 우린 교과서에서 배운 민주주의의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에 매여 있다.

예컨대 우리는 “양대 정당제는 민주주의의 초석이다”라고 배워왔다. 그런 초석 없다. 우리가 종래 국내정치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듯 우리 정당정치는 조선시대의 사색당파(四色黨派)에 가까운 재앙이다.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의(代議)한다고? 그들은 소속정당을 대의할 뿐이다. 백성의 의사는 뒷전이다. 우린 속고 있다. 한국은 민주국가가 아니다. 민주의 이름을 빌린 (양대 정당에 의한) ‘집단독재’ 국가다. 즉, 기득권 독재의 나라다.

군주제(君主制)의 시대에 국가들은 너나없이 군주제를 복사(複寫)했다. 그러나 진짜 성공한 나라들은 영국, 프랑스 등 군주제에서 먼저 탈출한 나라들이었다. 우리도 발상을 전환하여 낡은 민주주의에서 탈출하고 진짜 ‘민주’를 해보면 어떤가? 우리가 미국 민주주의를 복사하면 3등밖에 못한다. 미국이 민주주의인지도 의문이다. 소수 국민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되고, 총기류 단속이나 국민 의료보험에 대한 국민 대다수의 갈망을 무시하는 나라다.

우리가 패러다임 전환을 하여 한물간 ‘민주제도’를 대수술하여 새 시대에 맞는 진짜 ‘민주’를 탄생시킬 수 있다면?... 우린 1등이다.

우린 '공직자를 국민이 뽑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뽑힌 공직자들이 자신의 탐욕 때문에 개판 치는 것을 통제할 길이 없다. 국민이 주인이라면, 국민은 국정을 ‘감독’하고 국정의 기본 방향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주인’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주인(국민)이 너무 많아서 주인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지금은 할 수 있다. 전자투표(電子投票)에 의해 국민의 의사를 결집시킬 수 있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정치권의 핑계를 믿지 말자. 시대변화에 맞추어 ‘민주’를 업데이트(update)시키자. 그래서 우리의 주권을 되찾자. 그 구체적 방안들을 예시하면 아래와 같다,

1) 직접민주정치(국민투표)를 많이 하자.

국민이 결정하자. 특히 국론이 분열되는 문제에 대해 국민이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던지자. 우리 헌정(憲政) 사상 국민투표는 거의 시행되지 않았다. 국정의 주요문제는 정당의 당리당략에 의해 결정되고, 주권자의 의사는 사그리 무시되었다. 이거 바꾸자.

2) 삼권분립을 제대로 하자.

한국에 삼권분립이 있는가? 없다. 대통령/다수당의 짜고 치는 고스톱은 입법권 분립을 무색하게 만든다. 대통령의 사법부 요직 임명은 코미디다. 바꾸자.

3) 정당을 없애자.

정당은 국민을 제끼고 나라의 주인 노릇을 한다. 잘 하긴 하는가? 노상 쌈질이나 하지 않는가? 정당이 국민에게 무엇을 해 주는지 선입견 없이 검토하자. 그래서 정당이 해주는 것이 없다면... 정당을 없애자.

4) 선거방식을 전격적으로 바꾼다
낭비적인 가두유세를 금지하고, 선거운동은 (무제한) TV토론으로 국한하자.

5) 패각추방(貝殼追放) vs. 무제한 연임

현행 탄핵제에는 국민이 부재한다. 국민 일정수가 찬성하면 대통령, 국회의원 및 고위공직자를 해임할 수 있게 하자. 대신 대통령의 연임 제한을 없애고 유능한 대통령은 투표한 유권자 과반수의 지지를 얻으면 계속 연임될 수 있게 하자.

사람들은 이러한 개혁안을 꿈이라 할 것이다. 여야 정치 기득권은 이를 증오할 것이다. 그런 반대 속에서 어떻게 개혁을 실천에 옮기느냐? '영웅의 출현'이 긴요하다. 사심 없이 ‘민주’를 옹호할 인물이. 그런 영웅과 제휴하여 선거운동 과정에서 개혁안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얻고, 영웅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민투표법을 개정하고 모든 개혁안을 국민투표에 회부, 통과시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민주’를 회복하는 것이다. “되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으면 기적은 이루어진다.

 

서용현, Jose

 30년 외교관 생활(반기문 전 UN사무총장 speech writer 등 역임) 후, 10년간 전북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중.

 저서 <시저의 귀환>, <소통은 마음으로 한다> 등. 

‘서용현, Jose’는 한국이름 서용현과 Sir Jose라는 스페인어 이름의 합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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