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희의 현실경제 속으로]

[논객칼럼=양원희]

주식시장이 연일 상승하면서 유례없는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시장은 실물경제의 그림자라고 하는데,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고 피부로 느끼기 어려움에도 주가는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한동안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은 패닉을 경험했고, 아직도 해결된 상태가 아니다. 그런데 주식은 이상과열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경제지원책과 금융 완화로 시중에 자금이 풀리고,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추가적인 자금의 증시유입으로 주식 활황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실물경제의 전반적 호전 없이는 주가 상승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시중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은 실물경제가 어렵다는 증거이며,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음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주식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주가의 행태도 매우 혼란스럽다. 단기에 일확천금을 노리는 자금들이 몰리면서, 기업의 본질 가치를 벗어난 머니게임 양상이 심상치 않다. 주식시장 본연의 기능을 의심하게 하며, 상승 잔치가 끝난 뒤 심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이번에 주식시장에 새로 진입한 투자자일수록, 잠시 숨을 고르면서 투자의 기본으로 돌아가 장기적 투자전략을 재점검할 때다.

픽사베이

시중 자금흐름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2020년 1월부터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주식시장에서 25조, 15조원을 각각 매도했으나 개인은 37.5조원을 매수했다.(2.5조원은 기업매수) 개인의 주식매수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작년 25조원에서 50조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주식 시장으로 유입된 개인의 자금은 60조-7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증자 및 공모자금 등 포함)

주식시장에 유입된 개인들의 자금은 매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주식거래량이 폭증하면서, 하루 주식(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이 연일 30조원을 넘고 있다. 주식시가총액이 2000조원대이고, 유통주식이 1000조원 정도 된다고 할 때, 2개월이면 유통주식이 1회전 할 정도로 주식매매량이 폭증하고 있다. 이는 주식시장에 들어온 자금의 성격이 매우 단기적이고, 투기적임을 보여준다.

과거 몇 번의 증시 활황기에 나타났던,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에 대규모로 유입되는' 흐름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즉, 정부의 금융완화정책, 재난지원금, 기업지원대책 등으로 시중에 풀린 자금이 주식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은 1) 저금리로 인한 새로운 투자처 필요, 2) 부동산에 대한 기대 수익률 하락, 3) 젊은 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적극적 주식투자, 4) 오랜 기간 주식침체에 따른 주식의 저평가인식, 5) 가계부문의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 필요성 등으로 정리될 수 있다.

추가적인 자금 유입으로 주식 활황을 이어갈 수 있을까

종합주가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2400p를 넘나드는 활황세다. 주식시가 총액은 2000조원를 돌파해 GDP의 100%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180%)에 비해서는 아직 낮은 수준이나, 일본과는 비슷한 수준에 와있다. 우리나라 가계 자산 중 부동산이 80%를 차지하고 있고, 금융자산은 20%에 불과해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충분한 상태이다. 금융자산 중에서도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여서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예금이 주식으로 유입될 여력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추가적인 자금 유입으로 주식시장 호황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실물경제의 호전이 확실해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로 인한 과도한 주가 하락, 새로운 4차 산업에 대한 기대감,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경제 상황보다 상대적인 호전 예상, 자금의 대규모 유입으로 인한 투기적 현상, 투기심리 고조 등 실물경제와 동떨어진 단기적 흐름이었다.

주식시장은 막연히 낙관적인 기대와 과도한 유동성이 밀어 올리는 투기적 양상이 끝없이 펼쳐질 것 같아도, 결국은 현실적인 경제 상황과 기업의 실적지표가 자금 유입의 속도를 정한다. 주식시장은 유동성과 실물경제라는 두 개의 날개로 날고 있어, 유동성 유입만으로 멀리 날 수 없으며, 실물경제의 호전 없이는 자금의 추가적 유입도 한계가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역사적 최고 수준인 2600p를, 넘어 가보지 않은 새로운 시대를 갈 수 있을지 갈림길에 서 있다. 실물경제의 호전이 없다면, 지수 2400p 수준에서는 현실 경제로 돌아와 하락의 위험을 점검하고 대비할 때다. 시중에 풀린 과다한 유동성이 2차로 대규모 이동이 시작되고 재차 증시 활황이 연출될 수 있을지...한 발 물러서서 실물경제의 상황을 냉정하게 점검할 시기다.

소위 ‘동학개미’들은 주식투자의 기본에 충실해야

요즘 ‘동학개미’로 지칭하는 신규투자자들이 대규모로 주식시장에 가세하면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게 한다. 그들이 최근에 이룩한 단기적 성공은 잠시 흥분할 수 있어도, 큰 의미는 없다. 개인 투자가들이 결국 주식에서 실패한 역사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고 다양한 테마가 주가흐름을 주도하기도 하고, 수많은 미래에 대한 신화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허황한 소문에도 주가가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동학개미들이 주식시장에 참여해 처음 경험했던 주식시장 상황은 결코 영원할 수 없다. 언제든지 사라지면서 전혀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최근, 성장주 신화로 포장되고 과도한 주가 상승을 실현하고 있는 언택트 관련주, 4차 산업 관련, 바이오, 신약 등과 관련된 주식들의 과도한 상승세는 우려된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로 주가를 견인하고 있지만, 기대대로 현실화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과를 내기에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며, 탈락 위험도 상존한다. 모든 기대가 실현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주가 수준은 과도하고 위험하다.

주가는 기업의 가치로 결국 수렴한다. 이론적으로, 주가는 기업이 미래에 창출하는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값이다. 변화무쌍한 주식시장에서 '주가 결정에 변하지 않는 요인'으로 기업의 가치에 주목하기 바란다. 유행처럼 지나가는 현상에 현혹돼 투자하기보다 변하지 않는 주가의 기본개념에 충실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불확실성이 높은 주식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아야 한다.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목돈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노후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위해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목표로 해야, 성공 투자의 길이 열리는 시장이다.

소위 ‘동학개미’들은 한 번 더 곱씹어 보아야 할 대목이다.

 

양원희

 (주)아이브인베스터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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