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65>

[논객칼럼=김대복]

입냄새와 목이물감으로 고통받는 사람 가운데 공황장애를 걱정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구취는 물론이고 호흡곤란, 심장 박동수 증가, 불안, 초조, 불면 등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입냄새로 한의원을 찾은 사람 중에 공황장애로 진단받은 사례는 많지 않다. 100명에 1~2명꼴에 불과하다.

심각한 고민에 빠졌던 사람 중 절대다수는 매핵기(梅核氣)로 확인된다.

공황장애와 매핵기의 공통점은 입냄새다. 두 질환으로 고통 받는 사람에게는 구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유사점이 있다. 그렇기에 목이물감을 곁들인 구취가 계속되면 공황장애 불안감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그러나 공황장애와 매핵기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공황장애는 극단적인 불안장애다. 뚜렷한 이유나 근거없이 갑자기 심한 공포에 빠지는 질환이다. 객관적으로 위험하지 않음에도 몸의 경보체계가 발동돼 병적인 공황 상태에 빠진다. 발작은 되풀이 해서 일어난다. 특정 상황을 마주하면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이 반복되는 가운데 호흡이 거칠어지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손발 떨림, 가슴 떨림, 가슴통증, 소름 돋음, 오한과 전율, 자제력 상실, 감각 마비 등도 나타난다.

픽사베이

이 같은 공포는 10~20분 지속된다. 평상시에도 발작이 다시 오지 않을까 하는 '예기 불안감'으로 인해 정상 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 공황장애 파생 질환으로 입냄새가 올 수도 있다. 공포와 스트레스로 입마름이 심하고, 소화기관 등이 약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매핵기는 목에 무엇인가 걸려있는 듯한 느낌의 질환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지나친 기쁨이나 분노로 쌓인 열이 담으로 완고하게 몰리고 뭉쳐서 매핵기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매핵은 매실의 씨앗이다. 목에 매실 씨앗 비슷한 게 걸린 것 같은데, 뱉어도 뱉어지지 않고, 삼켜도 삼켜지지 않는다. 이는 목에 매실같은 이물질이 달라붙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이물감과 헛기침 등의 불편함은 계속된다. 말을 길게 하면 목이 쉬어 오랜 대화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늘 가슴이 답답하고, 메스껍다. 극히 예민한 성격으로 변해서 신경쇠약증에 빠지기도 한다. 증상은 가슴과 얼굴의 열감, 목마름, 호흡불편, 불안, 초조, 불면 등이다.

매핵기와 공황장애는 흔히 목이물감, 구취의 공통점이 있다. 차이점은 공황장애가 반복적인 반면에 매핵기는 별다른 특징을 보이지 않는다. 공황장애로 인한 목이물감은 숨 쉬기가 곤란해 질식 위험을 느끼지만 매핵기는 호흡이 불편한 정도에 그치는 게 대부분이다.

공황장애 치료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유지에 초점을 맞춘다. 체질과 성향을 분석해 심리적 안정과 신체적 균형을 꾀하는 처방을 한다. 신체의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심장과 뇌 기능을 강화시켜서 스트레스 조절력을 강화한다. 또 혈행을 바르게 하고, 뇌신경을 활성화 시키고, 체내의 독소를 배출시키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매핵기 치료는 '코와 주변 장기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선행이 필요하다. 비염, 부비동염, 알레르기 등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 코 안의 염증과 노폐물을 없애 목 이물감과 후비루에서 벗어나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또 장부의 운동성과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는 처방을 해야 한다. 후비루는 신궁환으로 해독하고 혈액을 맑게 한 뒤 폐 기능 자체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비염고, 청비수, 통비수 등을 증상에 따라 처방한다. 비염과 인후염 등 점막 염증은 소염력이 있는 형개, 연교, 치자 등을 사용한다. 또 한약재를 증류한 약침액을 경혈주사하면 효과적이다. 기를 소통시켜주는 약재와 담을 제거하는 거담제도 처방한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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