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을 다룬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에는 많은 들풀과 들꽃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 들풀과 들꽃은 요즘 기준에서 보면 특허의 보물창고들이다.

특허청이 최근 발표한 천연물 의약특허 자료에 따르면 <소나기> 1개 작품에서 모두 300여건의 천연물 의약 특허가 출원됐다고 한다.

소녀가 조약돌을 던지고 단발머리를 나풀거리며 사라지던 갈꽃 밭의 갈대는 2000년 이후 비만 치료제 등으로 11건이 출원 되었다.

소년이 징검다리에서 소녀를 흉내내다 부끄러워 달아나던 메밀밭의 메밀은 혈전치료제 등으로 38건이 출원됐고, 소년이 소녀에게 한 옴큼 꺾어준 들국화(60건), 싸리꽃(8건), 도라지꽃(136건)에서도 다수 출원이 있었다.  그리고 소녀가 양산 받듯이 해보인 노란색의 마타리꽃(7건) 등의 식물도 아토피, 심혈관계 질환 및 염증 치료제의 특허를 낳았다.

소녀가 서울 학교의 등나무꽃 같다고 생각한 칡꽃의 칡은 치매치료제 등으로 24건의 출원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 특허의 원천이 되고 있는 식물들은 모두 자생식물들이다. 이들 자생식물을 이용한 천연물신약 특허출원이 2000년 이후 300 여건이나 된다.

특허청은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의약분야에서 부여된 특허권 가운데 자생식물을 이용하는 천연물신약 관련 특허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높다면서 실제로 출시되어 상업적 성공을 거둔 천연물 신약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담쟁이덩굴(시네츄라시럽, 기관지염 치료제, 안국약품), 나팔꽃(모티리톤정, 소화불량 치료제, 동아제약) 등을 이용한 신약이 출시되기도 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300 여종의 우리나라 특산식물을 포함해 모두 4500 여종의 식물이 자생한다. 전통적으로 자생식물을 약물치료에 이용하는 지식도 풍부하다. 따라서 앞으로 천연물신약 연구가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특허청은 내다봤다.

ⓒ 오피니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