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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사이에서 마음을 잘 먹는 일[도영인의 정화수]
도영인 | 승인 2020.09.01 14:30

[논객칼럼=도영인]

우리말에 마음을 잘 먹어야 살아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마음이란 것은 인간이 가진 지성적인 능력, 즉 두뇌 속 뇌신경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마음을 잘 먹는다는 것은 머리로 잘 생각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심장을 이루는 또 다른 뇌기능을 하는 세포작용을 통해 온전함을 느끼는 것까지 포함하는 말이다.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지고 조화를 이루지 못하였을 때 이성적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하더라도 그렇게 마음먹은 일이 성공적으로 실천되기 어렵다. 소화불량인 위 속으로 영양가 높은 음식을 기계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음식을 잘 먹는 행위가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처음 만난 이성을 보았을 때 아무 이유도 없이 가슴이 먼저 두근두근 반응하는 것과 같이 머리로 알기 전에 천생연분을 한 눈에 알아 본 경험을 한  사람은 이런 자연의 이치를 잘 이해할 것이다. 심장이 보내는 신호에 따라서 아, 나는 이 사람과 결혼해야 하겠구나~ 하고 마음을 먹는다면 별 느낌도 없이 계산적인 생각만으로 결혼상대를 선택했을 때보다 결혼생활이 성공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마음을 잘 먹는다는 것은 평정심을 누린다는 것

마음을 잘 먹는다는 것은 두뇌가 하는 최선의 결정을 동반하는 심리적인 평정심을 누린다는 것이다. 시험 날짜를 앞에 두고 한 학생이 아무리 공부를 잘하려고 다짐을 해도 그 공부가 잘 되지 않는 것은 공부를 할 때 경험하는 신나는 느낌, 아니면 적어도 공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편안한 느낌 내지 심리적인 안정감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 하려는, 혹은 결혼생활을 잘 유지하려는 매우 온건한 생각이 정서적인 평안함과 자연스럽게 병행되었을 때 실천행동에서 나오는 진정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물리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은 공부하려는 마음을 잘 먹었기 때문이다. 설사 눈에 띄이게 큰 장애를 가진 배우자를 선택하였다 하더라도 그 결혼이 성공적일 수 있는 것은 사랑하고픈  마음을 잘 먹었기 때문이다.

무언가 마땅히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만으로는 실천하기로 결정한 행동을 할 때 나도 모르게 저절로 솟아나는 일상적인 기쁨을 맛볼 수 없다.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마음을 잘 먹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의무적으로 봉사를 하는 경우에는 그만큼 자연스러운 기쁨을 느끼기 어렵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이나 혜택과는 상관없이 누군가를 도와주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느끼는 영혼의 자유로움이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오래전에 같은 병명과 증상을 가진 장애인 딸을 가진 두 엄마를 알게 된 적이 있다.  한 엄마는 최상의 물질적인 혜택을 누리고 사는 사회경제적인 상류층에 속했고 다른 한 엄마는 극심하게 가난한 삶은 아니었지만 근근이 살아가는 처지였다. 재벌 집안에서 온갖 호화로움을 다 누리며 사는 엄마는 장애인 딸을 가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심리적으로 불안할뿐더러 가장 불행한 사람을 자처하는 마음자세로 살고 있었다. 반면에 다른 가난한 엄마는 사랑하는 딸이 살아서 자기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한 엄마로서 평안한 마음으로 살고 있었다.

필자는 두 엄마의 대조적인 얼굴표정을 지금도 기억한다. 근심걱정에 찌든 얼굴과 감사의 미소를 띤 얼굴은 두 엄마가 속한 서로 너무 다른 생활환경처럼 큰 차이가 났다. 자신의 딸을 대할 때마다 한 엄마는 고통스런 지옥의 순간을, 다른 엄마는 만족스런 천국 체험을 하며 살고 있었다. 마음을 잘 먹음으로 해서 느끼는 희열이야말로 삶 속의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생명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다.

픽사베이

호모 스피리투스로서의 진면목은 인간의 초의식, 지성, 사랑, 영성적인 존재감이 인간 삶속의 모든 현상의 기반을 이룬다는 것을 인식하는데 있다. 사람이 가진 본질적인 성질이 이미 완전하다는 대(大) 진실을 실재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은 우리 삶은 이미 충만하여 부족함이 없고 선함, 사랑, 아름다움, 지혜와 겸손, 용기와 보살핌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머리로 의식하는 동시에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 속 깊이 이해되지 않는 독단적인 교리나 너무 어렵게만 생각되는 양자과학적인 우주원리에 의존하지 않고도 누구나 자신이 하늘(天)과 땅(地)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는 귀한 인간(人)이라는 것을 언제 어디서나 느낄 수 있다.

필자는 천도교 도인은 아니지만 물질적인 욕구의 수렁에서 벗어나 우주의 사랑에너지 속으로 깨어나도록 귀한 가르침을 주는 이 탁월한 민족종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인간적인 눈에 보이는 수많은 결핍현상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충족함을 경험할 수 있다면 하늘과 땅에 충만한 사랑에너지를 사람이 잘 받아먹고 사는 덕택이라고 본다. 사람들 마음속에 무조건적인 평안함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 세상은 그만큼 더 살맛나는 곳으로 훨씬 더 빠르게 변환될 것이다.

   영적으로 깨어난다는 것은....?

영적으로 깨어난다는 것은 의식상태의 일시적인 절정경험에서 오는 어떤 특별히 강력한 황홀감을 인지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모든 생명체가 이미 사랑받고 있다는 진실을 몸과 마음의 무의식속에 내재화시킨 삶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다. 우리가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일상적인 시공간(時空間)이 보이지 않는 사랑의 힘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일이야말로 필자와 같이 평범한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일상생활 속의 깨어남이다.

소소한 삶의 현장에서 잔잔한 사랑에너지의 파동을 느낄 때 우리의 마음은 평온한 삶의 리듬을 느끼고 모든 현상을 감싸고 있는 생명에너지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바깥세상이 성난 바다와 같이 어지럽고 폭풍이 휘몰아치더라도 내면의식의 물결이 평정한 느낌으로 유지될 수 있다면, 지나치는 바람결처럼 어느 한 순간에 황홀한 의식이 열리는 신비한 경험을 하는 것보다도 오히려 더 확실하게 일상 속에서 뿌리내린 영적인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영혼의 평정함을 느끼는 일은 높은 의식수준의 깨달음의식을 경험한 성자나 도인에게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과 생명체 전체까지도 사랑해야겠다고 마음을 잘 먹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사실 마음을 평정하게 먹는 일은 의외로 간단한 일과가 될 수 있다. 이 세상을 버리고 다른 어떤 높은 의식차원의 행성으로 옮겨가야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깨어남이라면, 온갖 골치 아픈 문제들이 매 순간 우리 의식을 점령하는 이 삶에서 사람들은 의미 없는 삭막한 의식의 차원으로 속절없이 추락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삶속에서 발견하는 사랑에너지 또는 생명을 살리려는 초월적인 의지야말로 일상 속에서 매 순간 느끼는 깨어남의 경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작고 소박한 기쁨의 순간들조차 그냥 오지는 않는다. 평온하고 행복한 순간들은 어지러운 주위 상황과 관계없이 스스로 밝음과 맑음의 상태를 자신의 마음속으로 초대할 때 우리 가슴에 스며든다.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을 때 촛불 하나를 켜드는 것처럼 스스로 생명의 빛으로 자신의 존재 자체를 비추려고 마음먹을 때 가능해진다. 마음만 그렇게 먹을 수 있다면, 평화와 사랑의 기운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암흑의 순간에도 오늘도 예외 없이 구름 뒤에 의연한 자태로 떠 있는 태양의 모습을 우리의 머릿속에 그리고 가슴속에 떠올릴 수 있다. 기계가 아닌 인간이기에 우리는 스스로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 형태의 어둠을 극복할 수 있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무조건으로 빛 에너지를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참으로 소중하고 축복받은 존재가 아닌가? 

내 존재 속에 이미 사랑이라는 의식이 들어와 있다는 깨달음이야말로 내 자신을 구하고 세상을 구할 수 있다. 스스로의 본래 모습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나를 따르라’고 소리치는 특정 직업인을 쫒아 다니는 대신에 이미 내면에 자리 잡고 반짝이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영혼의 눈을 통해 볼 수 있다. 자기 자신이 얼마나 사랑에 넘치는 존재인지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면 세상 사람들에게 해로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대신, 이미 자신 안에 있는 내면의 빛으로 세상을 비출 수 있게 된다. 광화문 광장에서 시끄러운 소음을 만드는 대신, 집에 혼자 않아서도 평정한 우주의 마음소리를 듣고 사랑에너지를 널리 펼쳐낼 수 있다. 양자물리학 원리를 밝히는 과학자들이 증명하였듯이 모든 것은 우주에 가득한 파장에너지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상 속의 깨어남이란?

일상 속의 깨어남이란 모든 것의 현존상태를 지성과 감성, 그리고 영성의 힘으로 알아채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의 본질은 이미 완전하다고 느끼는 강력한 슈퍼 의식, 내 안에 사랑 돌봄 진실 용기 등이 넘쳐난다는 깨달음, 죽어서 만나는 신(神)께 피상적인 생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사랑에너지로서의 신이 내 안에서 언제나 숨 쉬고 있다는 느낌,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이 이미 다 주어져 있다는 만족감의 상태..... 이런 보물들은 인공지능적인 사고력보다는 영성지능적인 감수성을 가지고 사는 사람의 내면에서만 찾아질 수 있다.

이런 유형의 깨어난 의식은 소수 현자들에게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필자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의 대수롭지 않은 일상 속에서 체험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영혼의 힘은 우울감이나 외로움, 절망감의 먹구름이 몰려오는 순간마다 그 구름 위로 치고 올라가려는 마음을 먹을 때 솟아나온다. 인간적인 의지력을 능가하는 영성의 힘이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다. 누구나 소소한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보고 진실함을 느끼고 선함을 알아차리는 마음의 눈을 뜨기만 하면 된다. 오로지 물질현상에만 집중하는 작은 에고(ego)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대우주적인 실재(Cosmic Reality)를 마음의 눈으로 느끼고 보고 가까이 다가가는 초월적인 능력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참으로 말할 수 없이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천국은 살아서 경험 할 수 있어.....

덧붙여 필자의 의견을 밝히자면 천국은 죽어서 가는 곳이라기보다는 내 마음 속에 현존하는 아름다움, 성스러움, 모든 생명체가 하나로 연결되어있음을 느끼는 의식 상태가 실재하는 시공간이다. 다시 말하면 천국은 살아서 경험할 수 있는 실재현상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이 내포하고 있는 본질적인 진정한 성질을 현존하는 진실 그대로 보는 것이 깨어남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매 순간 깨어나는 사람들은 지식이나 최첨단 정보에만 매달리지 않고 우주적인 존재로서의 열린 마음속에서 평온한 존재감을 맛볼 수 있다. 누구나 마음의 눈을 뜨고 존재하는 모든 것 속에서 성스러움을 알아보고 기뻐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산책길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작은 애벌레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에 경탄하는 경험은 어린아이에게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아무 의미도 없는 듯이 보이는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을 기쁘게 받아들이려고 마음먹는 어른들에게도 가능한 일이다. 고치 속에 갇힌 애벌레처럼 어둠을 깨고 빛 세상으로 나오려고 마음먹는 일은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마음을 잘 먹는 일은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습관화할 수 있다.

    가짜뉴스를 알아보는 지혜는.....?

가짜뉴스가 가짜인지를 알아보는 지혜는 교회건물 안에 있든, 교회밖에 있든 이미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다함께 잘 살고자 하는 진정한 염원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의식세계에 이미 도달한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자기만의 이권을 지키려고 아등바등 애쓸 필요가 없다. 자기 자신의 이익과 특정 집단의 기득권을 보호하려고 전전긍긍하는 불쌍하고 한심한 처지가 아니라면 어둠세력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바퀴벌레처럼 도망 다닐 필요가 없다. 진실의 눈으로 진정한 자기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들은 무지와 독선에서 깨어날 수 있다. 진실의 힘에 의해 의식이 깨어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고 도망을 치면서 정의의 힘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간혹 마음을 잘 못 먹을 때 인간은 에고(ego) 중심의 소아(小我)적인 삶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너도 망하고 나도 망하게 되는 지름길이다. 혼탁하고 어지러운 세파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대신에 일상의 평범한 행동을 통해서 내면의 빛을 밝히고 만족한 마음가짐을 갖는 가능성은 종파와 정치적 당파의 차이를 넘어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일상의 빅퀘스천-호모 스피리투스의 여정' 책 표지

영성적인 삶은 일상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깨어난 존재로서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실천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매 순간 깨어나는 의식이야말로 누구나의 삶 속에서 어제의 내가 했던 행동보다 조금 더 진화된 행동을 하도록 스스로 촉진시킬 수 있다. 내안의 진실된 모습을 스스로 마음에 비추어 볼 수 있고 그에 준하여 다른 사람의 진정한 속마음까지도 느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평소에 천국과 같은 평정심을 갖고 살 수 있다. 세상 전체의 공익을 위하여 빛을 밝히는 삶을 살겠다고 마음먹는 사람들은 저만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무지몽매한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와중에서도 이미 깨어난 존재로서 밝고 맑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

필자는 최근에 공저자들과 함께 출간한 <일상의 빅퀘스천-호모 스피리투스의 여정>이라는 책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인류는 하나라는 의식을 계발시킴으로써 이 세상 전체가 살맛나는 공동체로 진화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이 있다. 오늘도 이 순간에 필자의 마음에 떠오르는 일상의 빅퀘스천(Big Question)이 있다. 한 순간씩 잘 살아가기 위해 어떤 마음을 먹을 것인가?

도영인

한 영성코칭연구소장
영성과 보건복지학회 고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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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인  ssdoe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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