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 칼럼

[오피니언타임스= 심규진]  지금은 사라진 0교시 새벽등교도 이 악물고 참아냈던 학창시절. 악착같이 비집고 들어간 대학은 마치 보물섬과 같았다. 따먹고 싶은 탐스러운 사과가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왜 인간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가지 직장을 선택해야할까’

  의구심도 잠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가장 탐스러워보였던 대기업이라는 사과를 아사삭 깨물었다. 그러다 먹지 못한 푸른 사과, 새빨간 사과, 큼직한 사과가 저만치 달아났다. 미국에서의 라디오DJ, 스타트업 운영, 제주도 철밥통 인생, 어느 하나 놓치기 싫었던 그 많던 사과는 어디로 가버렸을까.

사진=픽사베이

  지금은 잃어버린 사과를 그리워하며 한 가지 직(職)을 두고, 여러 가지 업(業)을 병행하고 있다. 내가 보물섬에서 따먹었던 사과의 윤기가 말라버린 지금,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과나무를 눈을 감고 유니콘을 바라보듯 먼발치서 구경해본다.   

사과의 과육이 잇몸건강에 그렇게 좋다는데, 과육 맛을 본지 오래인 나는 양치질을 할 때마다 자주 피가 난다. 피를 머금고 다시 탐스러운 사과를 따러 가볼까.  

‘아사삭.’   

상상만 해도 꿈을 맛보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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