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 입국 비자가 또 거절 되었다. 자초지종이 어떻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유승준측 손을 들어 준 대법원 판결도,  이번에 또 비자발급을 거절한 법무부 외교부등 정부 입장도 이해는 간다. 그 이슈를 청년의 시각에서 들어 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했을 때, 지금 내 나이의 아저씨들이 그랬을까. BTS를 보고 있노라면 내가 확실히 구세대에 진입한 듯하다. 내게 BTS는 이해불능이다. 노래가 좋은지도 모르겠고, 다른 남자 아이돌과의 변별되지도 않는다. 아미에게 선물 받은 cd를 열심히 들었지만, ‘DNA’ 도입만 조금 솔깃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들의 군복무는 안타깝다.

'민감하고도 신성한' 국방의 의무

국방의 의무는 신성하지 않다. 잘 포장된 국가 폭력에 신성성은 없다. 지금도 나는 내 청춘이 비에 젖은 판초우의 속에서 꿉꿉해진 것이 아깝다. 그러나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 의무를 실천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공공성을 위한 의무 수행은 필수불가결하다. 국방은 국가 근간이므로 국방의 의무 수행은 미덕이다. 이 미덕이 선별적으로 강제되기에 우리는 폭력으로 느끼는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나도 갔으니 너도 가라는 심보는 타당하다. 그게 의무의 본질이다. 징병제 국가에서 병역 수행 여부는 정서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자식의 병역 수행 여부가 유력 대선 후보를 낙마시킬 정도의 중대 사항이다. 예비역 절대 다수는 스티브 유의 입국 금지가 풀리지 않기를 바랄 것이며 MC몽이 매체에 노출될 때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대중의 감정에 빌어 붙어사는 사람들은 병역으로 문제를 일으켰을 경우, 그들은 대역죄인 흉내라도 내야했다.

이 문제에 BTS가 들어가면 애매해졌다. 정부에서는 원칙을 고수하여 입대가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여론은 다른 연예인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그들의 팬클럽과 무관한 사람들이 먼저 병역 면제를 이야기한다. 심지어 예비역들이나 입대를 앞둔 남성들조차 이들의 면제에 호의적인 경우가 많다. 병역에 대해서는 철두철미했던 사람들의 이런 변화는 충분히 숙고해볼 만하다.

BTS 와 손흥민의 차이!

모든 법이 그렇듯 병역에도 예외가 있다. 국위선양을 한 사람에 대해서는 면제가 가능하다. 그 때문에 국위선양 조건을 충족시켜 면제 받겠다고 공공연하게 선언하는 운동선수가 실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가 대표로 선발되어 실제로 면제되는가 하면, 메달이 확정된 후 고작 4-5분 운동장을 뛰었다가 면제되는 운동선수도 있었다. 이런 경우 법의 형식은 지켜졌지만 국위선양이라는 법의 내용에는 얼마나 충실했는지는 의문이다. 이밖에 다른 분야에도 동일한 형식이 적용되고 있다. 어떤 분야가 있고, 면제 기준의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국위선양을 한다니 일단은 그러려니 한다.

대체 이들 중 BTS만큼 국위선양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BTS에 견주었을 때 손흥민은 어떠한가? 둘 다 훌륭하지만 BTS 편에서 말하자면, 손흥민이 축구 세계 최고 리그에서 뛰며 한국을 알리고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그가 한국인이라는 것. 손흥민에 대한 관심이 한국 문화나 한국 축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약하다. 그러나 BTS는 해당 분야 정점을 찍었고, 한국을 알리는 정도가 아니라 외국인이 한국을 자발적으로 학습하게 만들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현대 문화뿐만 아니라 역사까지도 관심을 갖게 했다. 오죽하면 이왕 BTS를 군대에 보낼 것이면 독도 수비대를 시켜 독도가 한국 땅임을 분명히 하자는 말까지 나왔다.

대중예술인 병역면제 기준은?

물론 BTS의 병역 면제를 위해 걸림돌이 많다. 대중문화 예술인의 경우 면제 기준이 모호하다. 운동이나 예술은 각종 대회가 있어 그 수상 경력을 통해 면제의 설득력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대중문화 예술인은 특별한 기준을 설정하기 어렵다. 남의 나라 가요 차트를 기준 삼는 것도 우습고, 배우나 예능인은 아예 어디에 기준을 둬야 할지도 애매하다. 그러나 논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제부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일이지 회피할 일은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BTS의 병역 면제를 위해 새 법을 만드는 것은 입법 정신에도 위배된다. 법은 누군가가 일으킨 사건을 대상으로 사후적으로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그것이 가능해지면 권력이 법을 합법적 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합법의 칼에서 벗어난 역사가 짧은 만큼 이 부분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형식적 법치가 아니라 실질적 법치를 위해서는 이도 재고되어야 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BTS 병역 면제는 위에서부터가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일어난 화두다. 병역 면제에 냉정하던 사람들까지 그들의 면제에 호의적이다. 게다가 그 누구보다도 국위선양을 하고서도 몇 십 년 전에 만들어진 법에 맞는 기준이 없다며 다른 사람들보다 혜택을 못 받는 것은 오히려 형평성에서도 어긋난다. 이들의 경제 효과가 1.7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이 병역 대신 활동할 경우 3년 이내에 경항모 한 척이 생기는 셈이니 이들의 병역은 효율적이지도 않다.

국방 의무의 신성성은 권력과 돈 많은 부모 찬스를 쓰는 미꾸라지 때문에 깨지는 것이지 개천에서 난 용 때문에 깨지는 것이 아니다. BTS뿐만 아니라 이 스포츠계에서는 '메시'급 대우를 받는 프로 게이머 '페이커'나 앞으로 나올지도 모를 세계적 유튜버들의 병역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 시대의 변화 속도를 법이 따라 가주길 바란다.

   김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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