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책을 세 권 출간했는데 아마추어라고? 그렇다.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며 요즘 흔하게 들을 수 있는 글쓰기 강의도 들어본 적 없으며 전문가로부터 코칭을 받아본 적은 더더욱 없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글을 쓰고 있고 앞으로도 글을 쓸 생각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이러한 나의 글쓰기 방법에 ‘전략’ 이라는 육중한 단어를 덧붙여 아마추어의 글쓰기 전략(STRATEGY)을 논해보려고 한다.

첫째, 공간(Space)이 필요하다. 글쓰기는 고도의 노가다 작업이다. 근데 이 노가다는 벌거벗고 하기에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하루 중 있었던 일, 지금까지의 내 삶, 현재 당면한 과제를 상상하고 그것을 글로 쏟아내려면 나체의 진짜 나를 만나야한다. 밀폐된 서재나 나를 아무도 못 알아보는 카페도 좋다. 필자는 퇴근 후 조그마한 서재에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손에 닿는 책을 뒤적이며 생쑈(生show)를 하며 글을 썼다. 그렇게 『어른 동화(부크크, 2017)』가 탄생했고 이 책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둘째, 제목(Title)을 붙여보자. 짧은 글을 쓸 때, 출간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나는 제목을 먼저 붙여본다.

「라면에게 사유를 묻다」 (혼자 라면을 먹으며 사유하는 방법에 관한 글을 써봐야지)

「사람은 자원이 아니다」 (HRD라는 용어의 정의를 바꿔보고 싶어!)

「성냥팔이 소년」 (내가 쓴 칼럼을 모아서 세상에 메시지를 던져볼까?)

「상처 받고 싶지 않은 내일」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던 내 이야기로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어떨까)

이런 식으로 제목을 붙이면서 앞으로 어떤 글을 써야할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간다. 어떤 경우에는 전혀 쓸 생각이 없었던 글인데 멋들어지는 제목을 붙여놓고 자료를 찾아가며 미친듯이 글을 쓴 적도 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제목을 붙이는 순간, 글의 반은 끝난 것이다.

셋째, 무조건 달려보자(RAce). 일단 제목을 붙였다면 멈추지 말고 글을 쓰면 된다. 하루 30분 매일매일 글을 쓰다보면 한 두 달이면 얇은 책이 완성되는 성취감을 만끽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는 퇴근 후 아이들을 재워놓고 하루 30분 글쓰기에 돌입한다. 그 30분이 하나의 글을 완성시키기도 하지만 문장 하나 제대로 못쓰고 끝나기도 한다. 30분의 결과가 어떠하든 개의치 않고 매일 꾸준히 쓰다보면 (심지어 회식 후 퇴근하여 취기가 있더라도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날도 30분간 글 쓰는 척 노력해본다) 당신의 작가가 되어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는 『책 쓰기는 애쓰기다(나무생각, 2020)』 라고 표현했는지 모른다.

넷째, 여기저기 투고해보자(TEst). 내 글에 생명을 불어넣는 방법 중 가장 빠른 방법은 누군가에게 내 글을 보여주는 것이다. 가까운 친구부터 출판사, 신문사, 문예지 등 이메일로 전달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보내고 피드백을 기다려보자. 한동안은 그들의 무응답, 뼈를 때리는 피드백으로 상처를 입겠지만 후에 상처가 서서히 아물면서 내 글은 더욱 단단해지고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역작이 탄생할 것이다.

다섯째, 지속가능한 에너지(enerGY)가 필요하다. 필자 지인 중에 책 쓰기 특강을 듣고 실제 출간한 분이 있는데 그 이후 동력을 상실하여 현재는 글을 쓰고 있지 않다. 쉬지 않고 글을 쓰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 에너지는 바로 ‘동기(motive)'로부터 나온다. 아마추어의 글쓰기 전략(STRATEGY) 글을 마무리하면서 -

“당신은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

“당신은 왜 책을 출간하려고 하는가”

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이 질문은 세 권을 출간하고 네 권 째 출간을 검토하고 있는 나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나는 왜 도대체 글을 쓰고 있는 것일까’

 심규진

 퇴근 후 글을 씁니다 

 여전히 대학을 맴돌며 공부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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