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신재훈]

부산에 대한 대표적인 편견은 바다 외에 별로 볼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산은 지명에서도 느껴지듯 산의 도시다.  좋은 산들도 많고 가을 산의 백미인 단풍으로 유명한 산들도 제법 있다.  설악산, 지리산, 내장산 정도의 국가대표급 단풍명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단풍에 대한 갈증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 나름 단풍명소들이다.  오늘은 단풍철에 여행 온 외지인들을 위해 부산의 대표 단풍명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1. 범어사

범어사는 신라 문무왕 18년(678) 의상대사가 창건한 화엄십찰 중 하나로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영남지방을 대표하는 사찰이다.

 사진=필자제공
사진=필자제공

부산의 명산인 금정산에 둘러 쌓인 범어사는 단풍이 절정에 가까워 질수록 고즈넉한 사찰과 주변을 휘감은 울긋불긋한 단풍이 조화를 이룬 모습이 인상적이다.

범어사를 둘러싼 한옥의 담장 사이로 늘어서 있는 푸른 대나무 숲길이 다른 지역의 사찰들과는사뭇 다른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이곳에 단풍이 물들면 담장과 길을 캔버스 삼아 초록의 대나무와 울긋불긋단풍을 붓으로 칠한 듯 화려한 한 폭의 채색화로 변하여 어느 방향을 향해 셔터를 눌러도 모두작품이 된다.

범어사를 구석구석 봤다면 고당봉, 북문을 거쳐 다시 범어사로 돌아오는 단풍코스를 둘러보자.다른 코스에 비해 난이도가 높지 않고 소요 시간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기 때문에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사진=필자제공
사진=필자제공

아침부터 범어사와 고당봉 트레킹을 마치고 나면 얼추 점심때가 된다. 범어사 주변에는 오리 맛집들이 많다. 비슷한 맛집이 여럿 있을 때 그 중 최고의 맛집을 고르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

4~50대 주부들이 많이 가는 집을 고르는 것이다.  4~50대 주부들은 오랜 요리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미식가로서의 감별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기준으로 볼 때 단연 최고의 오리맛집은 감나무집이다.  이 곳은 오래된 노포의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화려한 인테리어도, 요란한 선전 문구도, 그 흔한 SNS에도 관심이 없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3미(세가지 뛰어난 맛)를 자랑하는 양념 오리불고기다.  1미는 고기가 다 익었을 때 부추를 섞어 함께 버무려 먹는 오리불고기다.

2미는 오리불고기를 먹고 남은 양념에 볶아 먹는 볶음밥이다.  3미는 집에서 담근 토종 된장에 멸치로 맛을 낸 구수한 된장찌개다.  볶음밥과 함께 먹는 된장 맛도 일품이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누룽지가 조금 남아 있는 숭늉과 함께 먹는 된장은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던 추억의 된장 바로 그 맛이다.

2. 금강공원

금강공원을 대표하는 명물은 누가 뭐래도 1966년 개통 당시 최장길이를 자랑했던 케이블카다.금정산성까지 이어진 케이블카에서는 부산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사진=필자제공
사진=필자제공

특히 인기가 높은 단풍철에는 산자락을 따라 굽이치는 단풍 길과 온 산을 울긋불긋 물들인 화려한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금강공원의 단풍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첫째 공원 주변의 다양한 단풍 길을 산책하고 둘째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며 단풍으로 물든 산 전체의 모습을 내려다 보고 셋째 케이블카 내리는 곳에서부터 금정산성 남문까지 이어지는 1km의 산길을 걸으며 길목마다 예쁘게 물든 단풍을 보고 마지막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며 다시 한번 단풍에 물든 금정산의 아름다움을 눈과 마음에  담는 것이다.

금정산의 북쪽에 위치한 범어사를 오전에 보고 점심을 오리불고기로 먹고 오후에 남쪽의 금강공원을 둘러보는 한나절 코스가 부산의 단풍을 즐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