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김선구]

경의선이 지하화 된 이후 연남동부터 효창공원역 구간에 조성된 좁고 긴 경의선 숲길 공원은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공원으로 자리 잡았다. 언제부터 인가 산책을 나가면 공덕역부터 서강대역 구간을 왕복하곤 한다.

날씨가 좋은 날은 좁은 공원길이 보행자들로 하루 종일 북적댄다. 처음 공원을 만들었을 때는 좁은 길을 나누어 한 편은 보행자용으로 다른 한 편은 자전거용으로 지정하다 보행자용 길로도 좁아서인지 이제는 자전거용 길임을 표시했던 표시를 지운 흔적이 바닥에 남아있다.

보행자들만으로도 좁아 보이는 길에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를 타는 사람들 까지 섞여서 다녀 보행자들은 걸으면서 늘 불안함을 느낀다

사진=네이버캡쳐 (KBS 뉴스)
사진=네이버캡쳐 (KBS 뉴스)

전동킥보드를 공원길에서 타지 말라고 공원관리사무소에서 현수막도 걸어놓았다. 또 다른 현수막에서는 거의 비슷한 폭의 길인데 어느구간에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가라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또 다른 구간에서는 보행자 자전거 겸용구간이니 자전거는 길 가장 자리로 보행자를 조심해서 통행하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어 헷갈리고 잘 지켜지지도 않는다.

124일자 중앙일보에 의하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경찰청이 122일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용 이동수단 전용 운전면허를 실시하기로 하고 1년간 실무검토를 거쳐 관련 법령을 정비키로 했다고 한다.

자동차가 들어온 이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동차 등록댓수,도로포장,교통신호체계와교통사고율등 전반적인 교통관련 지표가 크게 개선되었다. 특히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여건은 어느 나라에 못지않게 발전했다.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의하면 198052만 여대의 자동차 등록댓수가 2019년 말 기준 23백만 여대로 늘어났고 도로포장율은 198036.5%에서 201993.5% 로 높아졌다. 또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980년 이후 매년 평균 1.3% 감소했다.

그러나 도로교통공단이 OECD 와 비교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후진국형 교통사고인 보행사고비율이 2017년 기준으로 OECD 평균의 2배 이상이고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수도 1.6명으로 OECD 평균 0.9명을 크게 상회한다

사진=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 캡쳐
사진=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 캡쳐

교통문제는 모든 국민이 이해당사자란 점에서 다른 주요국정현안과 다르고 도로 등 교통 기반시설부터 교통수단 제작과 운행관리 그리고 교통법규와 교통문화가 종합적으로 서로 연결된다. 또 이를 다루는 행정부서도 중앙정부부터 기초지방단체까지 그리고 중앙 정부 내에서도 행안부,환경부,국토교통부,금융위등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교통문제를 주로 자동차 제작과 운행을 중심으로 담당하는 부처가 각자의 시각으로만 바라보고 업무를 처리해온 습관이 변하지 않고 있다. 아래에서는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중심으로 다루려 한다.

1.총론이 없는 교통정책

법체계에서는 최상위 법인 헌법부터 법령으로 이어지는 체계에서 늘 상위법이 우선한다. 그러나 교통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이러한 체계가 없다. 교통문제를 다루는 모든 부처에서 자신들의 업무를 수행하며 따라야할 공통적인 순서가 있다.

첫째는 안전이고 둘째는 원활한 교통소통이고 다음은 소음이나 매연등 환경문제다. 예를 들어 교통단속이나 주차단속에서도 이러한 우선순서에 따라 업무가 배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우선순위에 들지 않는 교통단속이나 주차단속을 우리는 많이 경험한다.

자동차 운전자부터, 이륜차 운전자, 자전거 승차 자와 보행자들은 길에서 만난다. 속도와 위험 방지수준이 너무 다른 도로 이용자들은 가급적 분리시키는 게 안전과 소통에 모두 중요하다.

이륜차와 자전거가 도로에 넘치던 중국 상해를 1980년대에 가보곤 혀를 내둘렀던 적이 있는데 몇 년 전 변화된 도로 모습에 놀랐다. 이륜차와 자전거는 차도 끝 보도 인근 도로를 전용으로 지정해 우리나라 같은 무질서가 사라졌다.

코로나19로 배달 량이 크게 늘어나며 시간에 쫒기는 이륜차가 차선을 넘나들고 신호를 무시하며 달리는데도 사실상 방치된다.

2.정부 부처 간 유기적인 협업 부족

정부 한편에서는 자전거 타기를 강조하나 도로 이용 시 필요한 안전교육도 없고 각기의 도로 위험에 적합한 자전거 안전규격도 규정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차가 붐비는 자동차 도로를 이용할 때 필요한 안전수준과 공원길에서 탈 때 필요한 법규나 안전장구가 다르나 이를 종합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자전거도 야간이나 시계가 짧을 때 타려면 속도도 줄여야하고 전조등도 부착도 의무화 돼야 한다. 야간 공원길에 속도도 줄이지 않고 전조등도 없이 타서 가슴을 철렁이게 하기도 한다.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기에 앞서 자전거제작이나 승차단속 부처와 협업이 없어 보인다.이런 사일로 현상은 교통문제 전반에 걸쳐 있어 같은 돈을 쓰면서도 효과가 제한된다.

사업부제의 폐혜로 사일로 현상이 지적되는데 교통문제야 말로 모든 이해당사자가 같은 원칙과 우선순위를 정해 놓고 머리를 맛대고 종합적으로 다루어야 제대로 효과가 난다.

     김선구

   전 캐나다 로열은행 서울부대표

   전 주한외국은행단 한국인대표 8인 위원회의장

   전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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