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들고 없어진 버스노선에 서민은 불편하다

[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한성규]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빈부격차가 확대되었다고 한다. 미국은 10년에 걸쳐 조금씩 줄여온 빈부격차가 코로나19사태가 터지고 난 후 바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단다.

이 난리 통에 태국 국왕 와찌랄롱꼰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해 독일로 지난 4월 도망갔다가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 왕이 국민들은 내팽개치고 20명이나 되는 미모의 여성들은 데리고 갔었다고 한다. 할리우드 영화사 드림웍스의 공동 설립자인 억만장자 데이비드 게펀도 바이러스를 피해 고급 요트에서 호화롭게 자가 격리를 했다. 억만장자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해 그리스에 있는 사유지 섬을 구매하고 300만 원짜리 잠옷을 입고 자가격리를 하다가 걸렸다.

이에 반해 가난한 이들의 삶은 더욱더 비참해졌다. 인도의 경우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시내버스가 운영하지 않게 되어 맨발로 걷는 사람이 늘었다. 여기에다 엄격하고 광범위하게 이동 제한령, 자택 대피령이 내려져 도시에는 일자리를 잃고 음식을 살 돈도 없는 이주 노동자들이 굶어 죽을 위기에 쳐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아프리카, 중남미 및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기만 하면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 이들 국가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의료 시설 및 테스트 장비, 의료 장비, 의료진이 코로나19 탓에 더 부족해져 의료시스템이 전체적으로 위기에 빠졌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의 저소득층도 대규모 경제 부양책, 실업 급여 등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언제 길거리에 나앉을지 모르는 상태다.

한국에서도 자영업자, 취업약자. 복지약자. 고용약자들이 신음하고 있다. 나는 뉴스에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는 또 다른 약자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나 같은 뚜벅이 교통약자와 시골약자다.

이 일화는 경북의 시골로 가려면 무조건 거치는 대구북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있었던 일이다. 나는 대표적인 인구소멸 지역 경북의 온갖 촌으로 가는 버스가 다 출발하는 대구북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경북 의성의 안계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본 시간표와 다르게 버스 횟수는 반 토막이 나 있었다. 

사진=다음포탈  캡쳐
사진=다음포탈 캡쳐

어떤 할머니가 매표원과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김천 가는 버스 진짜 없나?”

“없어요!”

“김천 가는 버스가 어디 갔노? 내 저번에는 여기서 탔는데.”

여기서 돌아온 답변이 가관이었다.

“마스크 쓰세요!”

“김천 가는 버스 타야 되는데.”

“없어요.”

“와?”

“왜긴 왜에요. 코로나 때문에 없어졌어요.”

“코로나 하고 버스가 무슨 상관이고? 버스도 코로나 걸리나?”

“마스크나 쓰세요. 빨리요!”

“그럼 어짜노? 김천 못 가나?”

“할머니 마스크 쓰세요!”

코로나 때문에 시골로 가는 버스는 거의 다 반 토막이 났다. 실례로 동서울에서 경북 의성에 있는 안계로 가는 버스를 보자. 원래는 7시 20분, 9시 20분, 11시 20분, 14시 20분 16시 20분, 17시 50분, 19시 20분 이렇게 일곱 편의 버스가 있었다. 이랬던 것이 코로나가 터지자마자 세편으로 줄었는데, 7시 20분, 14시 20분 16시 20분만 남았다.

코로나 때문에 승객이 준 것이 이유라면 7시 20분, 11시 20분, 17시 50분이나 19시 20분을 남겨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아침 7시 20분과 이른 오후의 두 개 버스만 남겼다. 버스회사 자기 마음대로다. 9시 20분 버스를 타던 사람은 14시 20분까지 기다려야 하고 원래 19시 20분 버스를 타고 시골로 가던 사람은 아예 포기하고 서울에서 숙박을 한 다음날 아침 7시 20분 차를 타야한다.

분통터지는 일이 하나 더 있는데 시골에 있는 문화 체육시설들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문화시설과 운동시설이 전무한 시골에서는 면사무소에서 동네 헬스장, 수영장, 문화강좌, 한 달에 한 번 영화상영 등을 운영하고 있었다. 코로나19가 터지자 이런 것들이 싹 사라졌다. 내가 언제 다시 운영할 거냐고 질문했더니 짜증 섞인 방어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고령자들이 많은데 코로나 걸려서 죽기라도 하면 어쩔 거예요? 우린 안 열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고 뭐고 우린 안 열어요.”

코로나19가 터지자마자 버스 회사들은 수익이 없는 노선을 이용자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조정했다. 시골 공무원들은 귀찮은 잡무들을 상당부분 쳐내버렸다. 역시 아무에게도 물어보지 않았다. 나는 버스 회사나 시골공무원들 말고도 코로나를 이용해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무단으로 처리한 놈들이 많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이런 일들의 피해자는 다 상대적으로 돈이 없고 문화나 체육시설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서민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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