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대, 지난해 정리하기

[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도영인]

요즈음 카카오톡 대화방의 온도가 달아올라서 폭발지경에 이르렀다.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는 글들과 그 반대편에서 검찰총장 사무실로 다시 돌아 온 그를 지지하는 주장들이 SNS상에서 극력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만 가지고 각자 믿는바 의견을 몇 번 주고받다가 상대방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한다고 섭섭한 감정이나 짜증난 느낌이 들면 온라인 가상공동체에서 떠나기도 한다. 가상공동체는 그 일원이 되기도 쉽지만 탈퇴하기는 한층 더 쉽다. 상대방과 더 이상 대화할 필요도 없다는 느낌을 던지고 카톡방을 휙 나가버리는 것으로써 그동안 글로만 연계된 관계망이 간단히 분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2020년 끝자락에 서서 지난 일 년이라는 시간을 돌아다보니 참으로 많은 사건사고가 터진 한 해이었다. 너무 빨리 지나버린 시간들이었는데 내가 한 일들 중에서 무엇을 뚜렷한 성과로 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간관계면에서도 솔직한 말로써 심리적인 연말정산을 해야 할 때이다. 그동안 만들어진 가상공동체 관계망을 들여다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을 접하면서 다양한 말과 정보로 말잔치를 벌린 한 해이었다. 

상대방을 향한 글을 통해서 서로의 이해가 더 깊어졌는가? 아니면 오히려 자기주장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실망과 분노, 심지어는 적대감까지 느꼈는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검찰개혁과 관련하여 여러 시(詩)들이 온라인 대화방에서 공유되었는데 주로 무너진 정의에 관련한 내용이었다. 다음은 필자가 올 해 벌린 말잔치에서 심리적인 연말정산을 하는데 최적이 아닌가 한다. 진실한 마음으로 긴 글을 대신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원한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잔 다르크의 판결 (도영인)

유들유들하게 번쩍이는

미끄러운 얼굴에서 뿜어내는

가증스런 뻔뻔스러움이

핏빛처럼 진하구나.

본래 정의로움을 깨우치지 못한 채

덩치만 부풀리며 자란 너는

헛되이 자리만 차지하는

변종 토마토일 뿐,

21세기 삶의 기술적인 욕심으로 치장한

영양가 없는 먹거리의 화신일 뿐이다.

아무리 햇빛 좋은 원칙의 자리에

오래 두고 익혀 먹으려 해도

진짜 토마토의 참맛을 못 내는 너를

이제 정갈한 도마 위에 올려

깍두기처럼 작게 토막토막 썰어

기름에 볶아 먹기로 했다.

진정한 생명의 맛을 갈구해 온

우리 식구들의 오랜 절망감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겠다고 다짐하며

잔 다르크는 마고할미의 부엌칼을 빼들었다.

순수한 민중의 힘이여,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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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   도영인(舊, 승자)

前) 미국 University of Southern Maine, Director of School of Social Work

現) 한 Han영성코칭연구소 운영

現) Deep Change Inc., 통합영성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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