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유세진]

조 바이든 당선인이 20일 공식취임하며 '바이든 시대'를 예고했다. 20여 분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희생된 국민들을 추모하고 대선과정에서 분열된 "미국을 하나로 다시 통합하자"고 역설했다.

사진=KBS 뉴스(네이버 캡쳐)
사진=KBS 뉴스(네이버 캡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파행적 행동을 일삼았다. 그런 트럼프로부터 미국과 미국민을 보호하려면  하루빨리 대통령직에서 트럼프를 쫓아내야 한다는 여론도 일었다. 5명이 사망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6일 의회 점거 사건은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어두운 사건이라고 많은 미국민들과 정치인들은 보고 있다.  민주당은 미국 민주주의의 심장으로 여겨지는 의회가 공격받음으로써 미 민주주의가 손상됐다는 분노가 격한 반응을 불렀다

ABC 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민의 56%는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 물러나야 한다고 응답했었다. 67%는 의회 폭력의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비난했다. 한때 돌이켜 보면 바이든 당선인은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의회의 몫이라며 거리를 두면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그가 내세운 단합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였던 거 같다.

트럼프 대통령만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사람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미국민들을 정치에 큰 관심을 갖도록 했다. 지난 4년 동안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지지와 반대로 미국을 극단적으로 양분했다. 트럼프를 매우 지지한다는 사람과 반대로 절대적으로 혐오한다는 사람들을 합치면 전체 국민의 70%를 넘는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018년의 중간선거 때와 지난해 미 대선에서 미국민들의 투표율은 기록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은 약 8128만표를 얻어 사상 최다 득표 기록을 세웠다. 패한 트럼프도 약 7422만표를 얻었다. 역대 2위의 득표이다. 그런데도 패했다. 높은 투표율로 득표수가 늘었다.

미국의 분열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대선 패배에도 불구,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트럼프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또 대선 패배 이후 패배를 뒤집기 위한 소송을 벌이며 막대한 자금을 모금했다. 자신이 설립한 정치위원회 '세이브 아메리카'에 이를 쌓아놓았다. 이 자금과 '세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트럼프가 재기를 꾀하려 할 것이란 관측은 계속 나돌고 있다.

그러나 4년 전 트럼프를 대통령직에 오르게 했던 바로 그 인기가 이번에는 그의 재선을 가로막는 최대 원인이 됐다. 앞으로도 그의 발목을 잡아채며 재기를 가로막는 최대 원인이 될 것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Make America Great Again)는 그의 구호는 많은 미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제는 트럼프가 말한 미국과 미국민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에 국한된 것이란 점이었다.

흑백 인종차별에 대한 편협한 태도, 자신만을 내세울 뿐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이기심, 이익을 위해 서슴없이 허위 뉴스를 살포하는 트럼프의 행동은 일부의 마음은 사로잡을 수 있었지만 전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었다.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트럼프의 정책은 그에게 등돌린 사람들을 절대적인 적으로 변하게 했다. 그의 극단적인 주장과 정책은 결국 포퓰리즘에 불과했다.

트럼프의 재선 실패는 정도에서 벗어난 지난 4년 간의 파행이 부른 필연이다. 트럼프는 바이든의 대선 승리 인증을 막으려고 지지자들에게 의회 공격을 선동했다. 자신이 승리했다는 거짓 주장을 계속하며 지지자들을 선동해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트럼프의 착각과 실패는 결국 스스로에 대해 민주적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손상시켰다. 미 의회 공격으로 대통령으로서의 트럼프의 유산은 사라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6일 미 의회에 대한 공격을 잊지 않고 미 의회를 지켜내야 한다는 교훈을 준 것이 트럼프의 최대 유산이라고 했다. 

유세진

 뉴시스 국제뉴스 담당 전문위원

 전 세계일보 해외논단 객원편집위원    

 전 서울신문 독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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