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vs 스티브잡스

[오피니언타임스 =칼럼니스트  서용현]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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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는 패러다임 전환의 귀재(鬼才)였다. 그의 대표적인 패러다임 바꾸기 사례들을 보자. 정말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정회장은 사실상 무학(無學)이었다. 나는 정회장이 학교에 안 갔기 때문에 패러다임 전환의 천재가 되었다고 본다. 한국인들의 암기지식은 패러다임 전환에 방해가 된다. 지식에 의존하여 직관(直觀)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학교가 획일적인 교육을 통해 창의력을 죽이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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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유한하므로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매몰되는 도그마(dogma) 에 빠지지 말고 자신의 가슴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라” -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정회장이 바로 이런 용기있는 사람이었다. 나도 학교 다니면서 학교공부를 적당히 무시했다. 지금 생각에는 더 개 무시할 걸 그랬다고 후회된다.

<소떼몰이 방북(訪北)>

정회장이 소떼 1001마리를 차에 싣고 북한에 간 <소떼몰이 방북(訪北)>은 유명하다. 남북 민간 교류의 물꼬를 트는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은 "20세기에서 가장 아름답고 충격적인 전위예술"이라며 극찬하였다.

<지폐 속의 거북선>

조선업을 시작하기 위해 만난 영국 금융가가 경험이 없다고 거부한 데 대해 500원짜리 지폐 속의 거북선을 보여주고 차관을 약속 받았다. 영국 금융가는 정회장의 열정과 배짱에도 감명 받았으리라. 이것이 조선강국 한국의 출발이었다.

<고사포를 옥상으로>

신축중인 전경련 회관에 대해 군부가 고사포의 시계(視界)를 가린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정회장은 고사포를 전경련 건물 옥상으로 옮기자라고 제안하여 해결하였다.

<4번의 가출>

그러나 그의 인생을 바꾼 패러다임의 전환은 어렸을 적에 4번이나 가출한 것이었다. 유교적 가부장권이 강하던 시절에 농사지으라는 부친의 지시를 어기고 가출한 것 자체가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 그가 가출하여 나룻배를 타는데 돈이 없어서 무전승선을 했다. 뱃사공은 정 소년에게 따귀를 크게 치고 후회되지?”하고 물었다. 정 소년은 ", 후회 되네요. 배 한 번 타는 데 뺨 한 대라면 진작에 탈걸..."이라고 답했다. 학생 여러분은 가출할 용기가 있는가?

더 감동적인 서사시가 있다. 정회장과 박정희 대통령의 긍정의 힘이 빚어낸 증동진출의 신화다. 이건 인터넷에서 퍼온 것인데 삭제된 듯하다. 유감이다.

<중동 진출, 불가능은 없다>

1975년 여름 어느 날,박 정희 대통령이 현대건설 정주영 회장을 청와대로 급히 불렀다.

: 달러를 벌어들일 좋은 기회가 왔는데 일을 못하겠다는 작자들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중동에 다녀오십시오. 만약 정 사장도 안 된다고 하면 나도 포기(抛棄)하지요.

: 무슨 얘기입니까?

: 1973년도 석유파동으로 지금 중동국가들은 달러를 주체하지 못해 그 돈으로 여러 사회 인프라를 건설하고 싶은데, 너무 더운 나라라 선뜻 일하러 가는 나라가 없는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에 일할 의사를 타진해 왔습니다.관리들을 보냈더니, 2주 만에 돌아와서 하는 얘기가 너무 더워서 낮에는 일을 할 수 없고, 건설공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이 없어 공사를 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겁니다.

: 그래요, 오늘 당장 떠나겠습니다.정회장은 5일 만에 다시 청와대에 와서 박대통령을 만났다.

: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하늘이 우리나라를 돕는 것 같습니다.

: 무슨 얘기요?”

: 중동은 이 세상에서 건설공사 하기에 제일 좋은 지역입니다. 112달 비가 오지 않으니 1년 내내 공사를 할 수 있고, 건설에 필요한 모래, 자갈이 현장에 있으니 자재 조달이 쉽습니다,: 물은?

: 그거야 어디서 실어오면 되고요.

: 50도나 되는 더위는?

: 천막을 치고 낮에는 자고 밤에 일하면 됩니다.

박 대통령은 부자를 눌러 비서실장을 불렀다.임자, 현대건설이 중동에 나가는 데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도와줘! 정 회장 말대로 한국 사람들은 낮에는 자고, 밤에는 횃불을 들고 일을 했다. 세계가 놀랐다.달러가 부족했던 그 시절, 30만 명의 일꾼들이 중동으로 몰려나갔고 보잉 747 특별기편으로 달러를 싣고 들어왔다...(다음편에 계속됩니다)

 

서용현, Jose

 30년 외교관 생활 (반기문 前 UN사무총장 speech writer 등 역임) 후,

 10년간 전북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

 저서 <시저의 귀환>, <소통은 마음으로 한다> 등. 

[‘서용현, Jose’는 한국이름 서용현과 Sir Jose라는 스페인어 이름의 합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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