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신재훈 광고칼럼니스트]2019년 2월 여성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을 방송할 때만 해도 지금 같은 트로트 열풍을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대상을 차지한 송가인은 하루 아침에 신데렐라가 됐다.채널마다, 프로그램마다 안 나오는 데가 없을 정도로 틀면 나오는 수돗물 같다.

2020년 1월 TV조선은 또 한번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한다.이번에는 남자들만의 리그다.

후속편이 전작의 성공을 넘어서기가 힘들다는 것은 방송가의 정설이다.
그러나 내일은 미스트롯의 후속 편 격인 '미스터 트롯'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임영웅, 영탁, 이찬원 등 입상한 가수들은 물론이고 아쉽게 3위 안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던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은 지금 방송가의 블루칩이 됐다.

트로트를 넘어 가요계, 연예계의 중심이 된 것이다.
지난 1년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트로트가, 그리고 트로트 가수들이 가요계를 넘어 방송 까지 접수한 대세가 되었을까?

트로트 신드롬의 중심에는 젊은 신예 가수들이 있다.
물론 과거에도 장윤정, 홍진영 같은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트로트는 약간 젊고 세련된 느낌의 정통 트로트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지금 그들이 부르는 트로트는 단지 젊은 가수가 불러서 만이 아니라 트로트를 기반으로 젊은층에게도 어필하는 새로운 문화 코드가 담겨 있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우선 가사부터 젊고 참신해졌다.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의 가사를 보면 힙합이나 댄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젊은 층의 일상 언어와 유머가 여과 없이 표현되어 있다.

“교회 오빠하고 클럽은 왜 왔는데~ 너네집 불교잖아”라는 대목에서는 빵 터졌다. 
뿐만 아니라 트로트에 쇼적인 요소가 더해졌다.

기존 트로트에서 본다면 파격일 정도의 댄스는 기본이고 태권도를 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장구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K-pop의 흥행 요소가 모두 포함된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트로트는 정통 트로트와는 다른 뉴트로(New + Retro의 합성어로서 새로움이 가미되고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복고) 트로트로 정의 될 수 있다.

과거 트로트가 중장년층 가수가 부르고 중장년층이 듣는 그들만의 노래였다면 지금의 트로트는 전국민이 듣는 모두의 노래가 된 것이다.

이제 트로트는 방송을 넘어 광고 마저 접수해 버렸다.참신하고 끼 많은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광고 모델로 캐스팅 되는 이유는 단순히 트로트 붐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우선 방송에서 보여진 그들의 끼가 광고에서도 주목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들의 스타성과 높은 주목도외에도 자본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돈 문제 즉 모델비에 있어아이돌에 비해 가성비가 월등하다는 점이다.

또한 트로트 곡들은 가사 전달력에서 댄스, 힙합 등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우수하다.
트로트곡을 개사하여 광고의 메시지를 노래로 전달할 경우 가사 전달력이 매우 높아진다.
이러한 성공요인이 잘 활용된 사례로 태권 트로트 가수 나태주가 모델로 등장하는 전자랜드 광고를 보자.

세계챔피언답게 최고 수준의 태권도 퍼포먼스를 보이며 시청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 잡는다.
익숙한 트로트 음악에 개사된 광고 카피는 귀에 착착 달라붙어 훨씬 잘 기억된다. 

이 정도 되면 주목도와 메시지 전달력을 중요시하는 광고제작자들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