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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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신재훈 칼럼니스트]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종교와 상관없이 습관처럼 혹은 재미로 신년운세를 본다.어떤 이유에서 신년운세를 보건 그 본질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무슨 일만 생기면 점쟁이에게 달려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 그 흔한 사주 궁합 한번 안보
고 사는 사람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점쟁이에 대한 의존도가 크면 클수록 신경 쓸 일과 걱정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점을 보지 않는 사람이라면 역마살, 삼재가 뭔지 알지도 못하고 걱정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점쟁이들은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조상 묘를 잘못 썼다거나 어린 나이에 횡사한 친인척이 있다는 등의 상투적인 이유를 대곤 한다. 

뻔한 얘기임에도 점쟁이들의 말에, 특히 나쁜 일이 생긴다는 말에 솔깃하게 되는 이유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획득에 의한 기쁨보다 손실에 의한 상실감이 더 크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사람의 심리를 잘 아는 점쟁이들은 나쁜 일로 인한 손실의 크기를 과장함으로써 공포를 극대화 한다.  

그래야만 부적을 쓰건, 기도를 하건, 굿을 하건 그들에게 돈 되는 일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경기 악화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었던 IMF때 호황을 맞은 대표적인 업종이 점집과 아웃도어였다고 한다.점집은 미래를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아서고, 아웃도어는 실직으로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이 많아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도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생존의 위협을 느낄 만큼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언택트 산업은 유래 없는 호황을 누렸으며,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들, 주식을 많이 보유한 자산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

가진 자에게만 위기가 기회가 되는 사회구조와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주식을 빼지 말고 놔둘 걸이라는 후회가 앞선다.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미리 알면 더 행복할까? “아는 것이 병이고 모르는 게 약”이라는 속담이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준다.나쁜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아는 것은 다음의 이야기처럼 알게 되는 순간부터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항상 불안과 걱정 속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좋을 것이 없다. 

걱정 많은 영감이 노새가 끄는 수레를 타고 가는데 한 스님이 “노새가 방귀를 세 번 끼면 당신은 죽을 것이오”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이 말을 무시했지만 노새가 두 번째 방귀를 끼고 나자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영감은 방귀가 나오는 그 구멍을 차돌로 막았다. 또다시 방귀가 나올 조짐이 보이자 걱정스러운 듯 얼굴을 가까이 대고 차돌을 쳐다보았다. 바로 그때, 노새가 세 번째 방귀를 끼었고 영감은 날아오는 차돌에 얼굴을 맞아 즉사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미리 아는 것은 좋을까?좋은 일이 생기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나 그 사실을 아는 순간부터 현재에 집중하지도 최선을 다하지도 못할 것이기 때문에 이 또한 좋지만은 않을 것이다. 

만약 10년후 로또에 당첨되거나 혹은 건물주 외동딸과 결혼한다는 사실을 미리 안다면 누가 열심히 공부하고 최선을 다해 일하겠는가? 그 좋은 일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리며 사는 10년이 지옥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미래에 대해 궁금해 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라.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것이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미래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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