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용노동부 유튜브 영상 캡쳐
사진=고용노동부 유튜브 영상 캡쳐

 

[오피니언타임스=신재훈 칼럼니스트]월급쟁이들이 상사를 평가하고 분류하는 재미있는 방법이 있다.

똑부: 똑똑하고 부지런한 상사
똑게: 똑똑하고 게으른 상사
멍부: 멍청하고 부지런한 상사
멍게: 멍청하고 게으른 상사

위 4가지 유형 중 가장 이상적인 상사의 유형은 어떤 것일까?똑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똑부는 같이 일하기 매우 어려운 유형이다.똑똑한데 부지런하기까지 하면 똑똑함과 부지런함에서 조금이라도 부족한 경우 인정을 받을 수 없음은 기본이고 따라가는 것도 버겁다. 그런 상사 밑에서는 항상 비교되고 무시 당하며, 열등감과 자괴감에 숨쉬기 조차 힘들 것이다.

멍게 유형의 경우 회사에 불필요한 존재이므로 언급의 가치도 없다.멍부의 경우가 조금 헷갈릴 수 있다.그의 무기는 농업적 근면성과 부지런함이다.농경사회였다면 매우 유능한 최고의 일꾼이었을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유형은 그저 방향 없이 좌충우돌 여기저기 열심히 우물만 팔 뿐이다.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먹어 봐야만 하고, 전략은 고사하고 생각조차 없다.멍부 유형은 상사로서 최악이며, 회사 입장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만약 이러한 멍부 유형의 상사가 인정받는 회사라면 빨리 회사를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정답은 똑게다.
똑게 유형의 상사는 빠르고 정확한 판단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그에 따른 정확한 디렉션을 주기 때문에 부하 직원들이 헛고생 할 일이 없다.또한 일일이 간섭도 하지 않고 시시콜콜한 것들을 직접 챙기지도 않는다.그 결과 업무 능력을 키울 수 있음은 물론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즐겁게 일 할 수 있다.게다가 이런 유능한 상사들은 요직에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든든한 연줄이 될 수도 있다.

은퇴인들도 과거 월급쟁이시절 자신이 어떤 유형의 상사였는지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그 유형이 은퇴생활을 하는 현재에도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은퇴하면 다 똑같이 기억력도 판단력도 나빠지기 때문에 똑똑함, 멍청함은 굳이 따질 필요 없다.어차피 오십 보 백보다.그냥 부지런한 것이 개미 형 인간이고 게으른 것이 베짱이 형 인간이다.실제 주변의 지인들을 살펴보면, 월급쟁이 시절 근면 성실하고 부지런히 뭔가를 해야만 일을 한다고 느꼈던 개미 형 인간들은 은퇴후에도 뭔가를 열심히 하려 한다. 마치 불을 보고 달려드는 불나방처럼 여러 번 실패하고 사기까지 당하고서도 멈출 줄을 모른다.

반면 월급쟁이시절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던 베짱이 형 인간들은 일 안하고 잘도 놀고 먹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두 유형 모두 가진 재산을 축내며 사는 것은 동일하지만 개미 형 인간은 치킨집이나 카페를 하며 자신을 위해서는 돈 한푼 써보지 못하고 한방에 재산을 다 날리고, 베짱이 형 인간은 자기 자신을 위해 즐겁게 놀면서 더 이상 못 놀 때까지 서서히 재산을 축내는 것이다.

어린 시절 우리는 “개미와 베짱이”라는 이솝 우화를 통해 부지런한 개미가 좋은 것이고, 게으른 베짱이는 나쁜 것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은퇴인의 관점, 즉 수입 없이 가진 것 만으로 최대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개미 형 인간보다 오히려 베짱이 형 인간이 훨씬 더 유리할 수 있다.그러나 한가지 확실히 알아 둘 것이 있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베짱이 형 인간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즐겁게 놀 수 있는 능력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다양한 놀이에 투자함으로써 키워질 수 있는, 아무나 쉽게 가질 수 없는 대단한 능력이다.은퇴준비에 있어 남아도는 시간을 무료하지 않게 잘 노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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