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주 선수가 골프를 하고 있다 =SBS 골프 채널 유튜브 영상캡쳐
유현주 선수가 골프를 하고 있다 =SBS 골프 채널 유튜브 영상캡쳐

[오피니언타임스=칼럼니스트 김수인]제 아무리 건강해도 딱 한가지 암에 걸린다면? 그간 지켜오던 건강은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1년내내 신문 배달을 열심히 해도 단 하루만 빠지면 그 신문 보급소는 독자의 큰 항의를 받게 된다. 아무리 존경받는 시인이라도 ‘미투(Me Too)’에 걸려 한순간에 추락하는 경우도 봤지 않은가.

이와 마찬가지로 골프에서 라운드를 위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 하더라도 한가지 결정적인 실수를 하면 프로는 우승을, 아마추어는 그날의 승부를 그르치게 된다.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최초로 통산 상금 50억원 돌파를 앞둔 장하나(29)는 지난달 25일 열린 넥센ㆍ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1 투어 마지막날, 17번홀까지 11언더파를 기록했다. 한홀만 남긴 상태에서 2위 박민지(23)에 한타차를 앞서 우승이 거의 확정적이었다. 

하지만 18번 홀에서 세컨샷 미스로 그린을 놓치며 보기를 범해 10언더파로 박민지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낙담한 기세가 역력했던 장하나는 연장 첫홀에서 또다시 보기를 저질러 파를 기록한 박민지에게 우승컵을 안겨주고 말았다.단 한번의 실수로 우승 트로피와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을 날려 버린 것.

아마추어는 라운드때 우승컵과 상금이 걸리진 않지만, 대부분 당일 좋은 스코어를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사흘이 멀다 하고 연습장을 찾고, 호적수인 동반자를 이기기 위해 1주일전부터 술을 자제하기도 한다. 골프채널의 레슨 프로그램도 눈여겨 보고, 집안 거실에서 스포츠 매트를 깔고 퍼팅 연습까지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중 한가지만 그르쳐도 기대했던 스코어는 허공으로 훨훨~날아가 버린다. 먼저 잠이다. 전날밤 잠을 웬만큼 자야 다음날 좋은 컨디션으로 첫홀부터 굿샷을 날릴수 있다. 그렇지 않고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잠을 설치면 드라이버샷부터 퍼트까지 망가지기 십상이다. 피곤과 긴장이 겹치면 젖산이 과다 배출돼 근육이 뒤틀리는 탓이다.

전날 유의사항도 많다. 절대로 하루 전날엔 40분 이상의 많은 연습은 금물이다. 드라이버를 잘 구사하려고 전날 드라이버샷만 한시간 날리다 실제 라운드에서 망친 이들을 많이 봤다. 골프 연습으로 인한 근육 피로는 24시간이 지나야 풀리므로 하루 전날엔 어프로치 위주로 가볍게 30~40분 연습을 해야 한다. 

또 하루 전날엔 무거운 화분을 들거나 벽에 못을 친다고 어깨에 힘을 줘도 다음날 샷에 지장을 초래한다. 누구와 다퉈서도 안된다. 골프는 전형적인 멘털 스포츠이므로 평온한 심리 상태에서 첫홀을 맞이해야 굿샷을 이어갈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지나친것 아니냐는 반문을 받을 수가 있다. 하지만 골프는 워낙 예민한 운동이어서 세심하게 준비를 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물론 지나치게 예민해 하거나 욕심이 들어가면 오히려 미스가 나오므로 마음을 비워야 한다. 쉽게 이야기해서 “내가 못치면 동반자 세사람이 즐거워할것 아니냐?”며 ‘명랑 골프’를 하면 예상밖의 스코어가 나올수 있다. 

골프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자그마한 실수로 일을 그르치기도 하고 철저히 준비를 해서 굉장한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 좋은 예를 들어보자.배우 윤여정의 인생에서 ‘이혼’은 아픈 상흔이다. 그렇지만 이혼의 아픔을 딛고 연기 생활에 매진한 결과 한국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여우조연상) 수상의 영광을 얻지 않았는가. 윤여정의 경우는 ‘100-1=99’가 아니라 ‘100-1=100’ 아니 ‘100-1=120’이라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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