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마담영화의 한장면= 오케이마담 유튜브 영상 캡쳐
오케이 마담영화의 한장면= 오케이마담 유튜브 영상 캡쳐

[오피니언타임스=신재훈 칼럼니스트]“오케이 마담”이라는 영화가 있다.전직 북한 최정예 공작원인 여자와 전직 국정원 요원인 남자가 신분을 숨긴 채 부부가 되어 애 낳고 찌질 하게 살다가 우연한 기회에(영화에서는 남편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하와이로 가족여행을 가던 중 비행기가 납치되며 겪게 되는 사건을 그린다.

큰 기대 없이 보면 나름 재미있다.물론 해피엔딩이다.우여곡절 끝에 사건을 해결하고 하와이에 도착해서 신나게 노는 마지막 장면이 나온다.당연히 하와이에서 찍은 줄 착각할 수도 있다.그러나 약간의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하와이의 해변을 찍은 스탁 필름과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약간의 소품을 보태서 찍은 필름을 합성하고 CG로 적당히 마무리 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캐스팅에 돈을 아끼지 않은 걸로 봐서 해외로케비용 아끼려고 그런 것 같지는 않다.이유는 바로 코로나19로 해외로케가 불가능해져서 발생한 일이다.이러한 현상은 영화뿐만 아니라 뻑 하면 해외로케를 가던 드라마, 오락 프로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코로나19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 왔다.광고도 예외는 아니다.

눈 덮인 하얀 설산을 배경으로 한 아웃도어 광고들, 파란 하늘과 코발트색 바다 그리고 하얀 집들을 배경으로 한 음료 광고들,사자와 코끼리가 뛰노는 아프리카 평원을 배경으로 한 자동차 광고들,뉴욕의 소호거리,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런던의 타워 브리지,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 피렌체의 두오모, 프라하의 카를교 등 해외의 멋진 곳을 배경으로 한 패션광고들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광고 촬영을 위해 해외로 가야 하는 경우는 광고 제작자들의 사심(?)을 제외하면 크게 두 가지다.첫째는 장소가 가지는 이국적이거나 독특함이 필요한 경우다.예를 들자면 아프리카 초원의 모습, 로마 콜로세움의 모습, 파리 세느강변의 모습 등 그 장소를 통해 원하는 이미지와 무언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계절의 차이를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다.특히 계절을 앞서가야 하는 패션 브랜드들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패션 브랜드들은 다음 시즌의 광고를 미리 만들어야 한다.여름에 겨울용 광고를 겨울에 여름용 광고를 찍어야 한다는 얘기다.이런 이유로 패션 브랜드들이 화보와 광고를 찍기 위해 주로 가는 단골 출장지는 우리와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의 호주와 뉴질랜드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코로나가 가져온 이러한 상황을 새로운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해외로케를 대체할 새로운 제작 방법과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요즘 나오는 패션 광고들을 보면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들이 보인다.멋지고 폼 나게 찍는 가장 편한 방법인 해외로케에 의존하던 타성에서 벋어나 광고의 기본으로 돌아가 브랜드 컨셉과 특장점을 잘 표현하고 소비자의 공감을 얻기 위한 아이디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일부 광고들은 과거의 타성에 젖어 해외로케를 CG와 합성으로 대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말이다.
 

사진=신재훈 칼럼니스트
사진=신재훈 칼럼니스트

[저자약력]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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