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송대관씨가 가요무대 프로에서 '해뜰날'을 부르고 있다.=KBS가요무대 유튜브 영상 캡쳐
가수 송대관씨가 가요무대 프로에서 '해뜰날'을 부르고 있다.=KBS가요무대 유튜브 영상 캡쳐

[오피니언타임스=신재훈 칼럼니스트]가수 송대관이 불러 공전의 히트를 쳤던 “해뜰날”이라는 노래다.그의 예언대로 가요계의 변방에 있던 트로트에 정말로 해뜰날이 찾아 온 것이다.2019년 2월 TV조선이 여성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을 방송할 때만 해도 제법 인기는 있었지만 지금 같은 트로트 열풍을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상을 차지한 송가인은 하루 아침에 신데렐라가 되었다.채널마다 프로그램마다 안 나오는 데가 없을 정도로 틀면 나오는 수돗물 같았다.2020년 1월 TV조선은 또 한번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한다.이번에는 남자들만의 리그다.후속편이 전작의 성공을 넘어서기가 힘들다는 것은 방송가의 정설이다,그러나 내일은 미스트롯의 후속 편 격인 “미스터 트롯”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은 지금 방송가의 블루칩이 되었다.트로트를 넘어 가요계, 연예계의 중심이 된 것이다.

과거 트로트가 중장년층 가수가 부르고 중장년층이 듣는 그들만의 노래였다면 지금의 트로트는 전국민이 듣는 모두의 노래가 되었다.물론 과거에도 장윤정, 홍진영 같은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트로트는 젊은 트로트 가수가 부르는 약간 젊고 세련된 느낌의 트로트라고 볼 수 있다.반면 지금의 트로트는 단지 젊은 가수가 불러서 만이 아니라 트로트를 기반으로 하지만 젊은층에게도 어필하는 새로운 문화 코드가 담겨 있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우선 가사부터 젊고 참신하다.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의 가사를 보면 힙합이나 댄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젊은 층의 일
상 언어와 유머 그리고 비속어가 여과 없이 나온다.“교회 오빠하고 클럽은 왜 왔는데? 너네집 불교잖아”라는 대목에서는 빵 터진다. 뿐만 아니라 트로트에 쇼적인 요소가 더해졌다.
기존 트로트에서 본다면 파격일 정도의 댄스는 기본이고, 태권도를 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장구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K-pop의 흥행 요소가 모두 포함된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트로트는 정통 트로트와는 다른 뉴트로(New + Retro의 합성어로서 새로움이 가미되고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복고) 트로트로 정의 될 수 있을 것이다.재미있는 것은 2019년 “내일은 미스트롯”이 만든 트로트 열풍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것이 음악프로가 아닌 예능오락프로라는 것이다.

국민MC 유재석이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나오면서 트로트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과 인기가 증폭 되었다.트로트가 우연한 쇼프로그램으로 인해 전성기를 맞은 것이다.

우리의 인생에도 이런 우연이 더해져 쨍하고 해뜰날이 올 수 있다.“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다”류의 말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희망”이다.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견디다 보면 좋은 날이 찾아 온다는 위로와 희망의 말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판도라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절대 열지 말라는 제우스의 명령을 어기고 상자를 여는 순간 증오, 분노, 가난, 고통, 질병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쁜 것들이 쏟아져 나왔다.순간 당황한 판도라는 상자의 문을 닫게 되는데 이 때 상자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것이 바로 '희망'이었다.

희망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고통을 참아내고 계속 살아감 힘을 준다.비록 희망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희망이 없는 삶 보다 희망이 있는 삶이 
덜 고통스럽고 견딜만한 삶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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