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가 50대 재취업 관련 보도를 하고 있다.=SBS유튜브 영상 캡쳐
SBS 뉴스가 50대 재취업 관련 보도를 하고 있다.=SBS유튜브 영상 캡쳐

[오피니언타임스=신재훈 칼럼니스트]얼마 전 “새로운 내일을 선물하세요”라는 한 모바일폰 광고를 보았다.승진한 후배에게 격려를 전하는 내용이다.임원으로 승진해 자기 방이 생긴 후배가 승진에 대한 기쁨과 한편으로는 잘 해낼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서 있고, 선배의 덕담이 나레이션으로 깔린다.

“자리가 높아진 후배에게
승진이란 높아지면서 넓어지는 거라네
책임의 넓이 고민의 넓이
그렇다고 어깨가 너무 무거워 하지는 말게
한번쯤은 너 높이 올라가 봐야 하지 않겠나
크게 보고 큰 그림을 그리시게나”
NA) 새로운 내일을 선물하세요

이 광고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전형적인 명절 선물세트 광고다.제품이 홍삼 세트였다면 더 완벽했을 것이지만 말이다.문제는 제품이 홍삼이 아닌 혁신적 사양의 최신 모바일 폰 이라는 점이다.이 광고를 보면서 든 생각은 선물하게 만드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애플도 똑 같은 “선물하세요”라는 광고를 전혀 다른 방법으로 했다.
형형색색의 폰, 와치, 팟이 음악에 맞춰 다양한 기하학적 모양으로 보여지는 게 전부다. 놀랍도록 독특한 영상과 함께 “놀라움을 선물하세요”라는 카피로 마무리 된다. 

표현의 차이도 눈에 띄지만 더 본질적인 차이는 선물에 대한 개념과 의미의 확장성이었다.갤럭시 광고에서 폰이라는 전자기기 자체가 선물이었다면 애플 광고에게는 폰, 와치, 팟 이라는 전자기기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놀라운 세상이 곧 선물이었던 것이다.

이 광고는 “놀라움을 선물하세요”라는 한 줄의 카피 외에는 선물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광고를 통해 그냥 갖고 싶게 만들고 선물하고 싶게 만든다.선물하라고 강요하는 광고보다는 선물하고 싶게 만드는 광고가 더 좋은 광고다.이러한 사실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얘기에서도 알 수 있다.

어느 날 두꺼운 외투를 입고 지나가는 나그네를 보고 해님과 바람이 나그네의 외투를 누가 먼저 벗기는지 내기를 하게 된다.내기에서 이긴 것은 어느 쪽일까?모두가 아는 것처럼 외투를 벗으라고 강요하듯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로 나그네 스스로 외투를 벗게 만든 해님이었다.

무엇인가를 하라고 강요하는 것보다 무엇인가를 스스로 하게 만드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는 것은 은퇴인들이 특히 마음에 새겨야 할 얘기다.직장생활을 하면서 만들어진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하고 강요하던 습관이 은퇴 후에도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집에서 가족들과의 대화에서는 물론 친구 사이에서도 그런 말투가 자연스럽게 튀어 나온다.

명절 오랜만에 보는 조카들에게도 그 못된 버릇은 그대로다.물론 잘 되라고 하는 말인 것은 본인도 상대방도 잘 알고 있다.그러나 의도가 선하다고 모든 것이 좋게 받아들여 지지는 않는다.
아랫사람처럼 무시하고, 가르치려 하고, 강요하는 말투가 사람들을 더 기분 나쁘게 하고 거부감을 느끼게 만들어 선한 의도는 가려진다.선한 의도만큼이나 선한 방법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은퇴 후 주변 사람들로부터 환영 받는 사람이 되는 방법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약력]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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