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채널A 뉴스 영상캡쳐
골프장=채널A 유튜브 영상캡쳐

[오피니언타임스=김수인 골프 칼럼니스트 ] ‘열근래원(悅近來遠)’이라는 말이 있다. ‘가까운 곳의 사람을 기쁘게 하면 먼 곳의 사람은 저절로 온다’는 뜻이다. 중국 초나라의 섭(葉)땅을 다스리던 섭공(葉公)이 공자를 만났다. 대뜸 공자에게 “정치란 무엇입니까”하고 물었다.

공자는 “근자열(近者說)하고 원자래(遠者來)해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가까운데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을 오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말에서 유래한 말이 ‘열근래원(悅近來遠)’이다. 

지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을 기만하고, 막말하고, 서로 진흙탕싸움을 벌이는 여야 후보들이 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상적인 정치법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비단 정치뿐 아니라 사업이나 교육 등 매사에 이렇게 하는 것이 세상을 올바로 사는 법이다. 

요즘 코로나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 골프장 오너들도 한번쯤 새겨야 할 금언(金言)이다. 지난해 1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해외투어를 못간 골퍼들이 국내 골프장으로 몰려 들었다.
여기에다 해외 여행비 절감 등 전체적으로 소비가 줄어들어 재정적 여유가 생긴 2030들이 너도나도 골프에 입문, 골프장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늘어나자 골프장들은 “이때다!” 싶어 그린피와 카트피, 거기에다 골프장내 식음료비를 15~25%씩 인상했다. 골프 비용이 급등하자 평일이라도 그린피, 카트피, 캐디피와 왕복 차량 기름값, 2차례의 식대 등 1인당 30만원을 들여야 한번 라운딩을 할수 있게 됐다.

주말의 경우 총비용은 50만원 가까이로 치솟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비싼 값이라도 부킹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골프 치려는 사람들이 넘쳐나니 골프장마다 ‘배짱 장사’를 하고 있는 것.

물론 코로나 시대에도 그린피를 올리지 않거나 오히려 소액이나마 내리는 ‘착한 골프장’도 전국적으로 40~50군데나 돼 골퍼들의 화제가 되고 있다.그렇지만, 대부분의 골프장들은 엄청난 부킹난(難)에 빠진 골퍼들의 곤경을 역이용, 폭리를 취하고 있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경기도 여주에 있는 27홀짜리 퍼블릭 골프장의 오너는 최근 직원들에게 “허허, 내 자산이 1조를 넘어가네~”라는 자랑을 일삼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골프장들의 빗나간 욕심은 오래가지 못할 전망이다. 막혔던 해외 여행의 빗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국내에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작된데다 동남아 국가들도 무격리 입국을 허용, 국내 골퍼들의 해외 투어 찬스가 활짝 열리게 됐다.

태국, 필리핀, 하와이, 사이판 등 국내 골퍼들의 주요 골프 여행지들이 오는 12월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와 코로나 음성 증명서를 제출하면 자가 격리없이 입국을 허용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너도나도 해외행을 택해 국내 골프장은 썰물처럼 내장객이 줄어들건 보름달에 불을 보듯 뻔하다.

코로나 시국에도 그린피를 크게 올리지 않고, 고객 관리를 잘 했다면 국내 골퍼들이 무턱대고 해외로 나가진 않을 것이다. 내년 봄 코로나 확산이 눈에 띠게 진정돼 해외 투어행이 러시를 이룬다면? 보나마나 국내 골프장들은 그린피 대(大)할인행사를 벌이느라 난리법석일 것이다.

남이 어려움에 처하면 비용 인상으로 압박을 하고, 자신의 형편이 나빠지면 비용 인하로 읍소를 하고...저급한 경영 대책이 아닐수 없다. 
아마 골프장 오너들은 조만간 무릎을 치며 ‘열근래원(悅近來遠)’의 깊은 뜻을 가슴에 새길 것이다.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오피니언타임스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오피니언타임스

[저자소개]매일경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에서 23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홍보회사 KPR 미디어본부장과 PRN 부사장, KT 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실장(전무)을 역임했다. 현재 스타뉴스에 ‘김수인의 쏙쏙골프’를 매주 연재하고 있으며 ‘김수인의 파워골프’등 4권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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