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뉴스유튜브 영상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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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김봉성 청년칼럼니스트] 일제 강점기 시절, 친일은 개인에게 좋은 일이었다. 친일 하는 한, 최소한 내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일은 없었다. 그러나 옳은 일은 아니었다. 친일 한 사람들의 ‘당신들이라고 그 상황에 처하면 다를 것 같아?’라는 악다구니가 틀리지 않다고 해도 변한 건 없다. 좋은 일과 옳은 일은 다르다.

마찬가지로, 백신을 맞는 일은 옳은 일이다. 코로나 사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공동체의 최선이다. 치료약이 없는 상태에서 백신 이외의 답은 없다. 백신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예방 효과는 확인되었다. 모두가 안전해지기 위해서는 모두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

문제는 부작용이다. 급하게 만들어진 백신은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했다. 사망자가 나왔다. 당사자에게는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예고된 필연이므로 국가 차원에서는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유야 어떻든 질병청의 ‘인과성 없음’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 백신 패스에는 잡음이 일었다. 아이들에게도 백신을 맞히려 하자 잡음은 더 커졌다. 이 잡음들은 이기적이다.

부작용과 사망은 정답을 위해 감수해야만 하는 진통이다. 국가는 그것을 줄이려고 노력할 뿐, 그것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 누군가가 희생해야 한다면 중요한 것은 공정성이다. 백신은 특정 계층이 아니라 남녀노소 상하 구분 없이 다 맞았다. 부작용도 무작위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그 소수가 특정인들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면 백신은 확률이 극히 낮고 공정한 룰렛 게임이다. 이 룰렛 게임은 우리보다 자유에 민감한 서구권에서도 시행 중이고, 무지성의 반백신주의자들이나 행패를 부릴 뿐이다.

공정하다면, 이 게임 참여만큼은 개인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이 타당하다. 더 큰 자유를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다. 현재 코로나보다 개인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은 없고, 백신 미접종자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한다. 마스크 쓰고,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면 그럭저럭 살 만하니 코로나 사태가 위기 상황이 아닌 것처럼 여기나 본데, 그건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가 누리는 호사고, 이 호사 안에도 코로나에 생계를 잠식당한 사람들이 즐비하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기여하는 것은 이들에 대한 가해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밖에 볼 줄 모르는 좁은 시야와 전체를 볼 줄 모르는 상상력 결핍은 죄다.

백신 패스는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람들의 자유를 보장해 줄 이유는 없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최소한 룰렛 게임에 참여하며 기꺼이 위험을 감수한 사람들이다. 공동체 안정에 기여한 만큼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99.99% 이상 생존하는 게임에도 참여할 용기도, 책임감도 없는 비겁자가 자신의 자유를 주장하는 양심에는 지능이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도서관, 학원만 백신 패스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상업, 종교 시설에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백신 패스의 잡음은 성인 90% 이상이 백신을 맞은 상황에서 미접종자의 몽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자식에게 백신을 맞히게 되자 잡음은 광폭해졌다. 내 목숨보다 중요한 자식의 죽음은 어떤 기댓값을 대입해도 최악의 상황이 존재하는 한 손실로 산술될 것이다. 자식의 죽음 앞에서 안정성을 입증하는 논리와 통계는 부정된다. 즉, 말이 통하지 않는 상태다. 그들의 산수 속에서 자식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는 것은 좋음이다. 그 심정에 공감하는 것과 그들이 틀린 것은 별개다. 자신의 좋음을 추구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이기적인 것이다.

‘아직 네가 자식이 없어서 그렇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내가 그들처럼 내 자식에게 백신 맞히기를 거부한다고 해도 그것은 나의 좋음이지, 옳음이 아니다. 단, 나도 그들처럼 옳지 않은 일을 당당하게 요구할 정도로 뻔뻔해질지는 확신할 수 없다.알 수 없는 확률과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누군가들과 언론의 부채질로 인한 불안이 옳음을 흐리고 있다.

더 나은 대안이 없는 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백신을 맞는 것은 인류의 정답이다. 한국은 정답으로 가는 절차는 공정했다. 중요한 것은 정치 권력자와 자본 권력자들 일가의 백신 접종 유무지, ‘나는 자유롭다!’가 아니다. 지금은 더 강력한 백신 패스 도입으로 희생을 감수한 사람들에게 보다 안전한 자유를 돌려줄 때다. 그것이 분배 정의다.

좋음은 자본주의에서 찾아야 할 일이지 민주주의에서 찾을 일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애초에 공공선(善), 옳음을 지향했다. 함께 사는 사회인만큼 공생을 거부하는 족속들, 이를 테면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는 개인에게까지 엄벌을 내려야 할 때지, 자유를 호도하는 아우성에 귀 기울일 때가 아니다. 자유의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지는 반지성주의자와 이기주의자들이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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