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학교 모습=kbs부산 유튜브 영상 캡쳐
연세대 학교 모습=kbs부산 유튜브 영상 캡쳐

[오피니언타임스=칼럼니스트 서용현]어떤 나라의 젊은이들을 보면 그 나라의 장래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가를 가 보십시요. 학생들이 웃음을 잃고 기죽은 모습으로 다닙니다. ‘좀비’가 되었습니다. 밥 먹고 하는 일이 공부인데 아는 게 없습니다. ‘돌대가리’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장래는 막막합니다. 사고력, 창의력, 감성도 없고, 용기나 모험심도 없이 안정만 바라는 소극적인 젊은이들이 짊어질 미래입니다. 역사에서 이런 나라가 흥한 사례가 있었던가요? 

한국 교육은 ‘유네스코 세계 미스터리(mysteries)’에 들어가야 합니다. 세계에서 한국 학생처럼 ‘죽게’ 공부하는 나라가 있습니까? 한국처럼 사교육비를 많이 쓰는 나라가 있습니까? 우리처럼 대학생과 박사가 많은 나라가 있습니까? 그런데 우린 왜 과학 분야 노벨상 하나 못 땁니까? 국제무대에서 한국인처럼 화제가 궁한 사람이 있습니까? 우린 4-5시간만 자고 죽도록 공부했고 외국인들은 실컷 자면서 공부했을 텐데... 달달 외운 지식은 어디로 갔습니까? 

공불 많이 하면 나라가 흥(興)한다고?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왜 중국이 그 화려한 문화, 압도적인 인구를 가지고 역사의 절반을 북방민족(몽골, 청나라, 요나라, 금나라)의 지배를 받았을까요? 유교식의 주입식 암기공부 때문입니다. 주입식 유학(儒學) 공부는 중국의 엘리트들을 진부한 유교 경전의 ‘암기 기계’로 만들었습니다. 반면에 북방민족들은 학교도 변변히 없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들은 사회, 자연, 인간에서 배우는 ‘살아있는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서 ‘직관’이 발달되고 머리가 좋아졌습니다. 지식에 매이지 않았기 때문에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상황변화에 적응했습니다. 예컨대 몽골은 ‘연’을 타고 만리장성을 공격했습니다. 원래 성(城)이 없던 몽골이 중국의 성을 몇 차례 공격한 후에 공성술(攻城術)의 대가가 되지 않았습니까? 몽골의 형제국가 한국에 이 교육을 부활시킵시다.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자유로운 교육이다.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눈을 반짝이는 교육이다. 몽골의 꼬마들이 그랬다. 사냥을 하고 말을 타면서 생각을 했다. 그래서 머리가 좋아지고 용기와 협동정신을 키울 수 있었다 (허영만저 만화,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참조). 이것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하면 우린 세계 챔피언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암기위주 교육’은 최악이다. 더구나 지금은 컴퓨터 시대다. 컴퓨터에서 지식을 금방 찾아볼 수 있는 시대에 암기는 생각을 방해하고 두뇌만 나쁘게 한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은 오랜 암기의 버릇에 젖어 우리를 돌대가리로 만드는 주범이 되고 있다. 

이상한 것은 또 있다. 공부 ‘적게’ 한 사람들이 죽어라 공부한 사람들보다 똑똑하다는 것이다. 연예인/개그맨들을 보라.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지 않은데 재치에 넘치지 않는가? 반면에 노량진 고시촌의 10수생들을 보라. 그들은 죽어라 암기공부를 하지만 재수를 거듭할수록 합격률이 떨어진다. “공부 할수록 공부 못 한다”는 얘기다. 왜일까? 공부가 재미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 교육의 ‘암기공부 본색(本色)’이다. 그런 교육이니까 너도 나도 유학을 가고 기러기 아빠도 생기는 것 아닌가? 대통령님, “공부를 재밌게 만들어 주십시요.” 

<세계에서 젤 자유로운 교육>의 핵심은 ‘자유’입니다. “학생들을 규율과 규제에서 최대한 해방시켜 최대한의 자유를 주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하여 창의력과 잠재력이 최대한 살아나게 하는 교육”입니다. 스트레스 없고 주눅 들지 않는 교육, 웃는 학생, 모험 학생을 만드는 교육입니다. 현행 교육부 교육과 정 반대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를 위해 교육당국은 뒷전에 물러나야 합니다. 교육의 패러다임들을 전격적으로 뒤집고, 교육을 백지에 다시 써야 합니다. 

<젤 자유로운 교육>이 지향하는 것은 ‘제도적 틀’에 갇힌 교육이 아니다. 열린 교육이다. 신바람 교육이다. ‘학교라는 감옥’을 부수고 기죽지 않고 패기와 자신감이 있는 학생들을 키운다. 교육을 재밌게 한다. 그래서 잘 뛰어놀고, 꿈과 호기심이 있는 학생을 만든다. 한 마디로 행복한 학생을 만든다. 이것이 우리 기성세대가 후손들에게 남겨야 하는 선물이 아니겠는가? 우리 교육은 주입식 암기교육 그 자체입니다. 교육부가 각종 시험과 규제에 의해 암기교육의 대부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교육혁명은 따로 없습니다. 1) 교육부를 해체하고 2) 시험을 없애서 학생들을 해방시키면 됩니다. 

<젤 자유로운 교육>은 지식을 중(重)하게 보지 않습니다. 지식이 많은 학생이 아니라 머리 좋은 학생을 키웁니다. 이를 위해 시험을 극소화합니다. 지식보다 경험, 실습을 우선하여 쓸모 있는 젊은이를 만듭니다. 반면에 인성(人性)교육을 중시합니다. 친구 많고, 의리 있고, ‘함께 살 줄 아는’ 상호의존적인 학생들을 키웁니다. 이들은 세계인의 친구가 됩니다. 이것이 세계화의 시대에 한국의 경쟁력이 됩니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모두 잊어먹은 후에 남는 것이 진짜 교육이다”라고 했습니다. 전형적인 교육무용론(敎育無用論)입니다. 영락없이 한국 학교 얘기 아닙니까? 이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갑시다. 행복한 아이들을 봅시다.

 

서용현, Jose

 30년 외교관 생활 (반기문 前 UN사무총장 speech writer 등 역임) 후,

 10년간 전북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

 저서 <시저의 귀환>, <소통은 마음으로 한다> 등. 

[‘서용현, Jose’는 한국이름 서용현과 Sir Jose라는 스페인어 이름의 합성이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