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내석 소방기술사의 기술사 시험준비때의 암기카드=박내석
박내석 소방기술사의 기술사 시험준비때의 암기카드=박내석

[오피니언타임스= 박내석 소방기술사] 저는 소방기술사이면서 한편으로는 소방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일을 주로 하는데 소방기술사를 준비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 학원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소방기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십중팔구는 ‘교수님은 서울대를 나왔으니 금방 따셨지요.’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그럴 때 난 ‘어떻게 공부하셨기에 서울대도 들어가고 기술사도 빨리 취득하셨어요?’라고 물어주신다면 참 좋겠다는 말을 진심으로 돌려 드립니다.

저는 이렇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매 클래스의 첫 수업 오리엔테이션에서는 합격에 중요한 몇가지를 말씀드리는데 첫째는 무던한 멘탈, 둘째는 공부하는 기술, 세째는 글귀 말귀를 알아듣는 문해력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오늘은 제가 공부하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공부했던 과거형이 아니라 진행형으로 말씀드리는 이유는 언제부터 그렇게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있으면 늘 언제나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시작의 시점은 거의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살아오던 과정 중에서 가장 보람된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12월 성탄절 무렵 어느 날 오후였습니다. 제법 눈발이 날리던 날이었는데 이날은 전교 19등쯤 제법 공부 좀 하는 학생으로 2학년 성적표를 받아든 방학식을 했던 날이었습니다.

독서실에 앉아 말로만 듣던 고3의 마음가짐을 다지던 시간인데 다행스럽게도 어떻게 공부를 할까에 생각이 흘러갔습니다. 

이러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로 생각을 풀어가면서 나름대로 공부방법을 세웠고 겨울방학 공부는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방학을 마치고 3월 첫 시험을 치렀는데 전교3등 성적을 받았습니다.

중간고사에서는 전교 1등을 그리고 1학기 전체 전교 1등을 했습니다. 그 기간 철저하게 나의 공부방법에 따라 했기에 아직까지도 저는 괜찮은 공부방법이 그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대학 진학 이후엔 별로 공부할 일이 없었지만 공부가 필요할 때면 여전히 나의 방법으로 공부를 했고 심지어는 엉뚱하게도 운전면허 필기시험에서마저 만점을 받았습니다.

공부방법이 복잡한 것은 아닙니다.일단 공부는 긴장도가 높아야지 졸리지도 않고 기억도 오래갑니다. 그것은 문제 풀이 중심의 공부입니다. 문제는 한 문제 풀 때마다 답을 확인하여야 합니다.

맞았는지 틀렸는지 긴장하면서 답을 확인하게 되면서 맞춘 문제는 내 지식이 옳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신시켜주고 틀린 문제는 어디가 틀렸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틀린 문제는 2~3일쯤 후에 다시 풉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 가장 긴장도가 높습니다.

그 다음에는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모르는 것들만을 선택하여 공부합니다. 앞서 말했던 문제풀이에서 맞춘 문제에는 O표를 하여서 복습할 때에는 표시가 안된 것들만 반복합니다. 그리고 한 문제 풀고 바로 정답을 확인하기 때문에 문제의 선택지를 굳이 체크할 필요가 없어서 복습으로 재도전할 때에도 문제가 오염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했을 때 지겹게 틀리는 문제는 지겹도록 반복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암기되거나 극복됩니다.

또한 가끔씩 사용하는 방법은 랜덤학습입니다. 하나의 주제는 맥락을 가지고 있어 자칫 맥락에 안주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학의 집합부분을 공부할 때 이것은 집합과 관련되어 있다는 확실한 힌트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뇌의 치열함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시도하는 방법이 각 단원 연습문제 1번만을 풀어나가는 겁니다. 그 다음에는 각 단원의 2번 문제들이죠. 하루에 수학의 모든 단원을 다 다룰 수도 있게 됩니다.

나중에 보니 라이트너박사라는 분이 제가 했던 공부 방법과 매우 유사한 주장을 하며 개발한 암기상자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원칙은 객관식 문제 중심의 공부에서만 유용한 것은 아닙니다. 고시 공부와 같이 엄청난 분량의 암기가 필요한 논술식 기술사의 공부에서도 적용합니다.

객관식 문제 대신 암기카드를 문제형식으로 만듭니다. 암기카드의 앞면에는 문제를 뒷면에는 이에 대한 빼곡한 답을 적습니다. 그리고 카드들에는 3M 스티커 같은 것을 옆면에 가로로 붙입니다. 전면의 문제만을 보고 뒷면의 암기사항을 제대로 적을 수 있다면 스티커는 윗면에 세로로 옮겨놓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유가 있는 공부 시간 계획입니다. 과목의 중요도에 따른 총 학습시간의 배분, 과목별로 적정한 공부 시간, 과목별 공부 순서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거기에 맞게 시간계획을 세웁니다. 중요한 것은 공부가 지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또 중간에 돌발 변수가 끼어들어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는 계획이 되어야 합니다.

앞서 말했던 문제 중심의 공부는 실제 공부할 때의 기술이라면 뒷부분에 소개한 공부 시간은 전체적인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업도 중구난방으로 할 수 없고 골프에도 기술이 있듯이 공부에서도 전략과 기술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박내석 소방사
사진= 박내석 소방사

 

[저자약력]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업 
소방기술사
한국기술사회 통일준비위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기술평가위원
한국교통안전공단 기술평가위원
㈜하나기술단 전무(현)
현대유엔아이(주)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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