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골프 유튜브 영상캡쳐
사진=jtbc 골프 유튜브 영상캡쳐

[오피니언타임스=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흔히 골프와 인생은 닮은 꼴이 많다고 한다. 우선 시작부터 그렇다. 아기가 태어날 때 왜 우는걸까?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는걸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고고지성(呱呱之聲)을 터뜨리며 세상의 품에 안긴다.

골프 라운드의 첫홀은 누구든 긴장과 설렘으로 시작한다. 아마추어들은 대부분 공을 제대로 못 맞혀 OB가 나거나 워터해저드로 날리기 일쑤다. 다행히 벌타 지역으로 가지 않더라도 뒤땅을 치거나 빗맞혀 속으로 울음을 터뜨리기 다반사다.

아이가 커서 성장기에 접어들어,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원하는 대학과 직장을 갖지 못한다. 놀거 다 놀고, 겨우 시간을 내 책을 들여다보면 남보다 뒤처지기 마련이다. 밤잠 줄여가며, 또 남들 즐기는 게임과 비뚤어진 모임은 못본척 해야 좋은 대학에다 적성에 맞는 학과에 들어가 반듯한 직장을 가질수 있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아침 일찍 일어나기 싫어서, 저녁 퇴근후에는 약속이 있거나 피곤하다고 연습장행을 게을리하면 좋은 샷을 이어가기 힘들다. 일주일에 한두번은 연습장엘 가고 전문가가 진행하는 유투브와 골프 채널의 TV 중계를 보며 정상급 프로들의 전략과 기술을 익혀야 ‘굿샷’을 유지할수 있다.

인생에서의 중장년기는 삶에 있어서 전성기다. 자녀들을 잘 키워 화목한 가정을 이룬다. 직장에서도 인정을 받아 승진을 거듭하게 된다. 골프 라운드의 10~14홀은 인생의 중장년기에 비유할수 있다. 전반 1~9홀의 시행착오를 교훈삼아 정교한 샷과 지혜로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그날 목표로 하는 스코어는 10~14홀에서 거의 다듬어진다.

은퇴후 삶인 인생의 황혼기. 가족과 주위의 존경을 받으려면 흐트림없이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 지나친 음주로 건강을 해치거나 자산 관리를 잘못하면 우울한 노후를 맞을수 있다. 사위, 며느리 등 새 식구를 맞이하는 만큼 가정의 화목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골프 라운드의 15~18홀은 그야말로 중요한 시간이다. 여기서 ‘아차~’하면 그날의 스코어를 다 까먹게 된다. 그러므로 ‘모아니면 또’식의 무리한 전략보다 ‘안전 운행’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파4홀에서 드라이버샷을 잘 날렸다고 치자. 하지만 그린앞에 커다란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면 무리하게 ‘2온’을 노리기보다 벙커앞까지 안전하게 세컨샷을 보내는게 현명하다. 

아마추어는 벙커에 공이 빠지면 10중 8,9는 한타 이상을 손해보므로 정교한 어프로치를 앞세워 핀에 갖다 붙이는 ‘3온 작전’이 큰 실수를 방지할수 있다.생의 최후를 맞이하며 ‘온화한 미소’를 가족에게 보내려면 노년의 삶이 평온해야 한다. 골프에서도 라운드를 마치며 동반자들과 ‘정겨운 악수’를 나누려면 마지막 홀의 마무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살아가는 동안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끝없이 펼쳐진다. 입시 합격과 결혼, 취직, 승진 등 기쁘고 즐거운 일만 있는게 아니다. 실패와 좌절, 시련 등 슬프거나 힘든 일도 얼마든지 마주칠수 있다. 평탄함보다는 우여곡절이 더 많을수 있다. 이걸 모두 이겨내야 떳떳하게 노후를 맞이할수 있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페어웨이가 넓어 보이지만 ‘아차~’하면 OB나 해저드 지역으로 공이 날라갈수 있다. 드라이버샷을 멋지게 날렸다 하더라도 세컨샷에서 벙커라는 장애물을 만나 좌절할수 있다. 물론 핀 1m에 갖다 붙이는 눈부신 어프로치, 심한 내리막의 10m짜리 퍼팅을 단번에 성공시키는 짜릿함도 18홀엔 언제든지 담겨 있다.

인생의 꽃길과 굴곡을 다 겪은 선지자들은 말한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행복을 결정한다’고. 앞만 보고 달린 사람들은 정상에서 내려올때 허탈하기 마련이다. 주위 사람들이 크게 반기지도 않는다.

골프 고수들의 가르침도 마찬가지다. 좋은 스코어는 ‘헤드 스피드가 아니라 방향’이 결정짓는다고. 제 아무리 드라이버샷을 멀리 날려도 방향이 삐뚤어지면 벌타를 받아 스코어는 엉망일 수밖에 없다. 비거리가 적더라도 장애물을 피할수 있는 정확한 샷이 이어진다면 ‘그날의 승자’가 될 수밖에 없다.

다시 강조하자면, 인생이나 골프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승진에만 집착해 무리하게 달리는 이들은 한번쯤 멈춰서서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장타 자랑을 할게 아니라 얼마만큼 실수없이 공을 똑바로 보낼수 있는가를 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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