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의 위성사진=YTN뉴스 유튜브 영상 캡쳐
태풍 힌남노의 위성사진=YTN뉴스 유튜브 영상 캡쳐

[ 오피니언타임스 = 한성규 청년 칼럼니스트 ]모두가 힌남노, 힌남노 하고 있다. 북상하는 제11호 태풍 힌남노 때문에 비행기가 무더기 결항했다.

정부에서도 힌남노 대비가 최우선 과제이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 역시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주민들에게 태풍 정보를 문자로 보내며 안전한 곳에 머무르기를 거듭 당부했다.

사람들은 차가 침수될까봐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한번 호되게 당한 사람들은 집을 떠나서 안전한 곳으로 피하기까지 한다. 여기서도 힌남도, 저기서도 힌남노다.  

한국에서 인터넷을 찾아보면 힌남노는 라오스어로 돌 가시 새싹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아니다. 나는 현제 라오스 루앙프라방에 있는 교육대학에서 미디어강의를 하고 있다. 먼저 앞자리에 앉은 친한 수학교수님께 힌남노의 의미를 물었더니 힌은 돌, 남은 물, 노는 대나무를 뜻한다고 했다. 

우리말을 듣고 있던 과학교수님이 아니라고 한다. 힌남노는 라오스 캄무안 주에 있는 국립보호구역(국립공원)의 이름으로 힌남은 뾰족한 돌을 뜻하고 노는 하나씩 떨어진 상태를 의미한다는 전문적인 대답을 들려주었다. 라오어 발음은 힌남-노에 가깝다.

힌남노 국립공원에 왜 힌남노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사진을 보여줬는데 하늘을 향해 늘어선 종유석 그림이었다. 캄무안 주의 힌남노는 종유석 등이 있는 동굴이 유명하다. 베트남의 하롱베이나 중국 꾸이린의 종유석 기둥들을 떠올리면 힌남노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기 쉽다. 

힌남노는 라오스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라오스 캄무안 주에 있는 국립보호구역(국립공원)의 이름이다. 면적은 94,000ha(360제곱마일)이며, 북쪽으로는 라오스의 나카이남턴 국립보호구역과 맞닿아 있고, 동쪽으로는 베트남의 퐁냐깨방 국립공원과 국경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2020년 1월 국립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뒤로 라오스 농림부가 관리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태풍 이름은 한국·미국·일본·필리핀 등 태풍위원회 회원국 14개국에서 제출한 이름 140개 중에서 순서에 따라 사용한다. 힌남노, 라오어로는 ຫີນໜາມໜໍ່는 2022년 제11호 태풍으로, 8월 28일 발생하였다.

기후관측 사상 아열대성 해양이 아닌 북위 25도선 이북의 바다에서 발생한 첫 번째 슈퍼태풍이다. 본래 일본 남쪽 해상에서 태풍으로 발달하여 대만과 중국 방향으로 서진하고 있었으나, 오키나와 일대에서 급격히 방향을 바꿔서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다. 

라오스도 지금 비가 많이 온다. 5월 중, 하순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서 6월부터 10월까지는 비가 엄청나게 많이 온다. 불교국가인 라오스에서는 본격적인 우기인 7월에서 10월까지는 승려들도 밖에 나오지 않고 사원에서 수행을 하는 안거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 기간에는 축제, 결혼식, 개업식, 파티 등 음주가무가 따르는 행사도 거의 없다. 우기가 끝나고 건기가 접어드는 10월 중순 승려들의 안거가 끝나면 그제야 보트 축제라든가 탓루앙 축제가 열리고 결혼시즌도 돌아온다. 

라오스의 우기는 한국의 장마처럼 며칠 동안 계속 비가 내리지는 않고 낮에는 스콜성 강우가 잠시 내리다 그치고 본격적인 비는 늦은 밤에 내린다. 많은 비가 내리고 난 아침에 산사태와 홍수로 도로가 유실되어 있거나 한다.

처음 라오스에 왔을 때 밤에 엄청나게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걱정도 별로 하지 않고 잠만 잘 잔다. 도로가 침수되고 강에 놓인 다리는 수시로 떠내려가도 불안 걱정은 한국보다 덜하다. 

이곳 사람들은 비가 오는데도 오토바이를 타고 출퇴근한다. 나도 이들을 따라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한다. 왜 버스가 없냐고, 하필 출퇴근길에만 비가 오느냐고, 교통수단이 이렇게 열악하냐고 짜증을 내지 않게 되었다. 그냥 이렇게 적응하고, 마음 편안하게 살게 되었다. 그리고 밤에 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져도 이제 잠도 잘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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