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의 마스터스 대회 참가모습=sbs golf 방송 유튜브 공개 영상 캡쳐
타이거 우즈의 마스터스 대회 참가모습=sbs golf 방송 유튜브 공개 영상 캡쳐

 

[오피니언타임스=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공연 한류의 원조로 통하는 비(非)언어극 ‘난타’가 19년만에 브로드웨이를 다시 두드렸다.

지난달 14일부터 30일까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42번가 뉴빅토리 시어터에 초청된것. 송승환 PMC프러덕션 회장(65)은 출국전 인터뷰에서 “총 17회 공연하고 19만달러(약 2억8천만원)를 받는다”며 “코로나 사태로 국제선 하늘길이 막혀 힘겨웠는데 재기의 시작이 브로드웨이라는 게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K팝, K영화, K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크리에이티드 인 코리아(Created in Korea)’에 대한 호감이 높다. ‘난타’의 경쟁력도 올라갔다고 판단했는지 ‘다시 초청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다. 지금 뉴욕에서는 K퍼포먼스로 홍보중이다.”

사물놀이 리듬과 요리, 코미디를 섞어 1997년 초연한 이 비언어극은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난타’ 제작자이자 예술감독인 송승환은 “마라톤에 빗대면, 중국의 한한령(限韓令)과 코로나로 국내외 전용관을 닫고 직원을 줄이는 등 최악의 구간을 지나왔다”며 “새로운 25년을 향해 달려야 하는데 이번 브로드웨이 공연이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 2월, 송승환감독이 ‘시각장애 4급’으로 밝혀져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송감독은 치료법이 없는 망막 색소 병변으로 인해 가시(可視)거리가 30㎝밖에 안된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진 것.

어릴때부터 시력이 다소 안 좋았는데, 1965년 아역 성우로 데뷔한 이후 드라마와 영화, 각종 공연 출연뿐 아니라 MC, 라디오 DJ, 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 지나치게 열정을 쏟은 결과 시력이 점점 나빠져 결국 시각장애 4급 판정을 받았다.다행인 것은 황반변성과 망막색소 변성증으로 실명위기에 처했다가 진행이 멈춰진 것.

그런 송감독이 지난해 10월 28일, 생애 첫 홀인원을 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다. 눈앞이 30㎝밖에 안보이는데 어떻게 남들이 평생 한번 하기도 힘든 홀인원을 기적적으로 기록했을까. 송감독은 최근 기자 인터뷰에서 “골프공이 흐릿한 솜뭉치처럼 보이는 수준이라 헤드가 공을 제 궤도로 지나가게 하는 데 더 몰입한다”고 골프 잘치는 비결을 들려줬다. 

홀인원을 한 그날도 엄청난 집중력으로 샷을 했는데 운좋게 한번에 공이 홀컵에 들어갔다고. 동반자들이 “어어어, 잠깐, 들어갔다!” 하는데 믿기지 않았고 정말 짜릿했다고 전한다. 송감독의 퍼터는 다른 사람 퍼터의 3분의 1 길이로 잘랐다. 앞이 안보이므로 허리를 굽힌 채 칠 수밖에 없어 정상적인 퍼터 길이로는 퍼팅을 할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시력이 멀쩡할 때보다 점수가 더 잘 나온다. 보이는 게 없으니까 헤드업도 안 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흔히 골퍼들 사이에는 ‘어깨 힘빼는데 3년, 헤드업 방지하는데 3년“이라는 골프 격언이 전해지고 있다. 정말 3년씩밖에 안 걸릴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물론 레슨 프로로부터 집중적인 훈련을 받으면 몇달만에 탈출할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평생 ‘어깨 힘과 헤드업’을 달고 산다. 

이런 골퍼들은 특별한 집중력으로 샷을 하는 송감독의 말을 명심해야겠다. 특히 “시각장애인도 홀인원을 하는데, 멀쩡한 내가 못해!”라며 오기를 발동시키면 클럽이 공을 맞힐때까지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 굿샷을 만들어낼수 있다.

우스개소리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필자가 본 장면을 알려드리겠다. 어떤 동반자가 티샷을 하는데 골프화를 유심히 보고 있는게 아닌가. 필자가 슬쩍 보니 신발에 “MDK”라고 매직펜으로 짙게 써 놓았다. 그가 샷을 한뒤 “MDK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봤더니 “머리들면 개xx라는 영어 이니셜”이라고 태연히 말해 동반자 모두가 배꼽을 잡은 적이 있다.

MDK라는 경구가 헤드업을 방지하는데 약간의 도움을 줄수는 있지만 점잖지 못한 문구여서 그 동반자말고는 신발에 MDK를 새긴 골퍼를 보지 못했다.

어깨힘빼는 요령은 여럿있지만 이건 어떨까. 초보자시절 선배에게서 들은 건데 “춘향이가 옥(獄)에서 목에 칼차고 있는 것을 연상해보라”는 것이다. 목이 으스스해서 어깨힘줄 생각은 하나도 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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