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Z가 대한민국을 망칠 것이다

MZ: Millenial + Z세대를 합쳐 일컫는 용어로, 1980 ~ 2000년대 출생자까지의 세대를 아우르는 용어이다.

문득 MZ 세대에 대해 사람들이 특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걸 인식하게 되었다. 대충 어떤 이미지인지는 알겠는데, 글로 표현하기에는 모호하여 가장 가까운 기성세대에게 묻기로 했다. MZ세대는 어떤 애들인 것 같냐는 필자의 다소 선문답같은 물음에 필자의 어머니는 이렇게 답했다.

“굉장히 스마트하고, 글로벌하고, 자기중심적이고 .... 일 시키는 거 힘들고.... 딱 너같아.”

스마트, 글로벌, 자기중심적, 일 시키기 힘듦까지는 전부 동의하며 들었다. 그런데 “너같다”는 말이 나온 순간 나도 모르게 “뭐?!”라며 기분 나쁘다는 듯이 엄마에게 일갈하는 나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왜 “너 MZ같아” 라는 말은 결코 좋게 들릴 수 없는 것일까? “딱 요즘애들이에요.” “MZ세대의 정석이야” 이런 말들은 요즘 칭찬으로는 들릴 수 없는 뉘앙스이다.

왜 MZ세대 같다는 말에 기뻐할 수 없었을까? 필자는 실제로 MZ세대의 일원인데도 말이다.... 아마도 MZ세대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부정적인 이미지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리라 추측한다.

사진 KBS 관련뉴스 화면캡쳐
사진 KBS 관련뉴스 화면캡쳐

최근 인터넷상에서 일단 누르면 실패 없이 재미있는 소재 중 하나는 ‘MZ 패러디’다. 개그인들, 연예인, 유튜버... 너나 할 것 없이 요즘 MZ 세대는 이렇다면서 풍자하기 바쁘다. 그들이 그리는 MZ의 모습은 대략 이렇다. 개인주의를 추구하며 공동체의 각종 행사에 불참하면서도 그게 눈치 없는 행위인 줄 모른다. 업무 시간에 무선이어폰을 착용하고 있고, 절대로 일찍 출근하는 법이 없고 제시간에나 맞춰 오면 다행이다. 그러면서도 퇴근은 칼같이 하길 바란다.

조직에 오랜 전통으로 내려오는 문화들에 ‘왜?’라는 질문을 서슴없이 던지며 납득되지 않을 경우 따르지 않는다. 조직의 병폐나 불의를 참는 법이 없고, 까마득한 선배들을 먼저 나서서 챙기거나 빠릿빠릿 눈치있게 움직이는 법이 없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자리를 박차고 나갈 패기를 지닌 세대, 그것이 미디어가 말하는 MZ이다.

필자의 롤랑 바르트 시리즈라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그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과연 정말로 그럴까? MZ는 정말로 미디어가 비추는 모습이 다일까?

롤랑 바르트는 현대 물질문명이 고도화됨에 따라 사람들이 기호를 인식하는 데 오류가 발생했으며 그것이 오류임을 의심하지도 않는 태도가 ‘현대판 신화’를 만들어낸다고 보았다. 우리가 다루는 오늘의 주제, MZ 세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또한 일종의 ‘신화’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세대를 대상화 및 기호화하고, 그 기호를 인식하는 지점에서 오류가 생긴 것이다.

이러한 신화는 특정 이데올로기를 전달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그 이데올로기를 믿게 만든다. 그렇다면, MZ세대의 이미지가 전달하는 이데올로기는 무엇인가? 필자는 MZ 세대에게 위와 같은 이미지를 심어 줌으로써 세대갈등의 원인을 신세대 청년으로 지목하며 조직문화를 망치는 주범으로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MZ 세대를 개도의 대상으로 생각할지언정, 사회 구성원의 새로운 모습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여지는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히도, MZ 세대 청년들에게는 위와 같은 특성이 있을 것이다. 신세대는 구세대와 다르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사고방식도 다르고, 행동양상도 다르다. 그리고 그 다름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기 때문에 미디어가 이를 포착하고 조명함으로서 일종의 ‘밈’으로 만들어 유포하고, 이 세대에 속한 모두를 일반화하는 신화로 자리잡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당연하게도, 모든 MZ 세대의 청년들이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사실, MZ의 한 사람으로서 주변에서 그런 청년들을 찾는 게 더 힘들다는 개인적 소견도 가지고 있다.

오늘 이 논고에서 필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MZ세대가 정말로 그러한 모습이냐 아니냐를 가려내는 것이 아니다. 어떤 MZ는 그럴수도 있고, 어떤 MZ는 아닐수도 있다. 그러니 MZ세대 청년이라는 이유로 ‘너도 당연히 그렇겠지?’하는 식의 태도는 위험하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조직의 모든 문제가 MZ세대의 성격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처럼 몰고 가는 것 또한 위험하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면, MZ세대의 모습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관해 기존의 관행을 반성해보아야 한다. 세월은 흐르고 시대의 모습은 변한다. 다양한 분야의 사회문제가 대두되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대교체에는 늘 갈등이 존재하지만, 결국 세대는 교체되며 시대는 변화하기 마련이다. 지금이 우리사회가 변화하기 위한 성장통을 겪는 것이라면, 우리사회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해 단연코 ‘MZ 세대에 대한 신화 깨부수기’가 우선순위에 든다고 말할 수 있다.

신화는 기호에 대해 편견을 가지게 만들고, 미워하게 만든다. MZ세대는 이러저러하다는 소문만 무성한 신화를 믿고 있노라면 기성세대는 당연히 MZ세대 청년들을 미워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상생해야 하고, 미워하기보다 서로 이해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일 것이다. 사회는 어떻게 발전하는가? 특정 집단에게만 이득을 주는 편견 가득한 신화를 깨부수고 이해하여 서로 대화하길 시도하는 데에서 비로소 큰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