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유튜브를 보고, 유튜버를 꿈꾼다. 하나둘 티브이에 새로운 얼굴이 보인다. 알고 보니 유튜브 스타다. 이제는 지식도 도서관이나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튜브에서 찾는 시대다.

유튜브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금은 그 끝을 모르고 팽창하고 있다. 유튜브의 성공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음악이 있다. 버글스의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Video Killed the Radio Star)다. 뉴웨이브 그룹 버글스의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는 MTV가 개국할 때 나온 곡이다. 정확히는 뮤직비디오를 틀었다. 이 곡은 MTV의 상징이자, 새 시대의 전주곡이었다. 이후 일어난 일은 목도한 그대로다.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인 것이다. 아니, 라디오 스타가 비디오 스타가 됐다고 말해야 좀 더 적확하려나.

지금은 비디오 스타의 자리를 유튜브 스타가 대체하고 있다. 방송계의 입문이 좌절됐거나 과거의 스타들이 유튜브로 다시 흥한다. 그러면서 지상파로 돌아오는 회귀 현상이 벌어진다. 공중파 예능에도 얼굴을 보이지 않는 대형 스타가 때론 유튜브 채널에 등장하기도 한다.

사진 '장삼이사 색소폰' 유튜브 캡쳐
사진 '장삼이사 색소폰' 유튜브 캡쳐

방송 포맷도 마찬가지다. 초창기 유튜브는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을 따라하기에 급급했다. 이제는 그 반대 상황이 벌어진다. 국내 대부분 예능은 이제 유튜브 포맷을 차용하거나 유튜브 스타를 적극적으로 등용해 시청자의 니즈를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예능뿐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 시장도 예전 같지 않다. 국내 최대 영화 프랜차이즈 CGV는 몇 년간 누적된 적자로 유상증자를 논의 중이다. 공중파 드라마의 시청률은 형편없다. 과거에는 시청률 30%는 나와야 인기 드라마라고 했지만, 이제 두 자릿수 시청률만 기록해도 인기 드라마라 말한다.

이제 사람들은 유튜브 요약본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본다. 처음에는 콧대 높았던 지상파도 과거 명작 드라마 요약본을 속속들이 유튜브에 올린다.

유튜브의 시대라는 걸 지상파도 아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유튜브에 열광하는 것일까? 이는 캐나다의 영문학자이자 미디어 이론가인 마셜 매클루언의 담론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일찍이 매클루언은 ‘핫’ 미디어와 ‘쿨’미디어의 개념을 제시했다. 여기서 ‘핫’과 ‘쿨’은 ‘뜨겁다’, ‘차갑다’는 느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느냐’, ‘얼마나 집중해서 들어야 하느냐’는 의미다. 이 점에서 ‘뜨거운 미디어’는 정보량은 많으나 특정 단일 감각기관을 고도로 확장해 커뮤니케이션을 왜곡시킬 수 있다. 반면, ‘차가운 미디어’는 정보량은 적지만 여러 감각기관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다.

그렇다. 유튜브는 인터넷이 가능한 기기만 있다면 누구나 볼 수 있고, 영상을 찍어 올릴 수 있는 말 그대로 ‘쿨’ 미디어다. 실시간으로 소통도 가능하고, 영상에 자신의 의견을 남길 수 있다. 물론 ‘무료’다.

MTV의 시대는 40년이 흐른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MTV는 음악을 듣는 시대에서 보는 시대로 만들었다. 유튜브는 보는 시대에서 소통하는 시대로 바꿨다. MZ 세대란 말 대신 유튜브 세대란 표현이 어쩌면 더 요즘 세대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말일지도 모른다

구글이 이룩한 유튜브 제국은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이 전성기가 얼마나 갈지는 미지수다. 다만, 구글이라는 거대한 기업이 무너지지 않는 한 유튜브라는 거대 미디어 플랫폼도 영원히 죽지 않는 콘텐츠의 산실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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