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경영효율화 위해 조직 통폐합·희망퇴직 가동
유유제약·경동제약, 영업 인력 감축하고 조직도 축소
다국적 제약사도 희망퇴직 신청 등 구조조정 한창
코로나 엔데믹 전환 후 실적부진 심화가 주요 원인

제약바이오업계의 감원한파가 요 근래 강추위처럼 매섭다. 많은 국내 제약회사들이 실적부진을 이유로 너나없이 감원을 포함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대형 제약사는 물론  다국적 제약사도 예외는 아니어서 몸집  줄이기에 한창인 모습이다.

구조조정 찬바람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시작됐다. 많은 제약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수요폭발로 급성장세를 보였으나 코로나엔데믹으로 시장에 한기가 돌면서 실적이 격감하자 자구책으로 군살빼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제약사들은 경영효율화를 위해 조직 통폐합과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이달 말까지 전체 팀 수를 10%가량 줄인다는 목표아래 현재 직원들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녹십자의 올해 3개 분기 누적 영업이익(연결기준)은 428억4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36억7천만원) 보다 58.6%나 급감한 실적부진이 감원의  배경으로 보인다.

앞서 일동제약도 지난 5월 구조조정을 공식화하며 강도 높은 경영쇄신을 발표했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임원 20% 이상을 감원했으며, 남은 임원들은 급여 20% 반납을 결정했다. 또한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일동제약은 인력을 포함해 모든 것을 줄이지 않고서는 영업적자 행진을 멈출수 없다고 판단, 서둘러 구조조정에 착수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317억 원이었던 영업손실은 올해 상반기 340억 원으로 늘었다. 다만, 구조조정을 시행한 후 올 3분기만 보면 이 회사의 영업손실은 186억 원에서 170억 원으로 8.6% 감소했다.

(일러스트=연합뉴스)
(일러스트=연합뉴스)

유유제약 역시 인력구조조정과 함께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수익성 악화로 인해 전문의약품 영업 부서인 의원사업부를 올해까지만 운영하고 앞으로 CSO(영업대행)를 활용해 영업 활동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약국 대상 영업 조직인 약국 사업부도 최근 인원 조정을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3일 비용절감 방안으로 29개실을 6개 본부로 대폭 축소 개편했다. 이 기업은 코로나19 국산 1호 백신 개발·생산 등에 힘입어 지난해 1~3분기에 영업이익 1063억원을 거뒀지만, 올해는 3개 분기 동안 누적 3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케미칼은 제약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하고 현재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경동제약은 기존 영업인력을 대거 줄이고 해당 업무를 영업·마케팅 대행업체에 맡겨 영업조직 축소했다. 제약사에서 영업조직은 매출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조직이나 과다한 인건비가 들기 때문에 경동제약 등이 경비절감 방안으로 영업조직을 해체하거나 축소애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 한국법인도 국내 제약사와 비슷한 처지여서 과감한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노바티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난 18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한국화이자는 내년 말까지 연간 35억달러 비용절감 목표아래 일부 지사의 정리해고를 예고한 등 곧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화이자도 빠르면 이달 안에 국내 사업부 감축안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한다. 코로나 엔데믹 전환과 동시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매출이 급감하며 한국화이자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이밖에 한국MSD는 지난 5월 비즈니스 사업부를 항암제사업부, 백신사업부, 호스피탈 스페셜티 개편과 제너럴 메디슨(GM) 사업부 비즈니스를 종료에 따른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산도스도 지난 6월부터 국내 비즈니스 모델을 제3자 유통 모델로 변경하면서, 삼일제약과 국내 독점 유통,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제약업계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백신·치료제·감기약·진단 키트·마스크 등의 분야에 대한 대한 투자와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수많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역대급 활활을 누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마감을 하면서 시장은 급속히 냉각되기 시작하면서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를 하지 못해 경영안정을 기하지 못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업체를 중심으로 한 인력감축을 비롯한 구조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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