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보직에 전문성 떨어진 ‘검찰 출신’ 줄줄이 앉혀
새 노조 “낙하산 악몽 재현에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내부는 개혁도 비전도 사라졌다며 낙담하는 분위기

KT 김영섭 대표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급반전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취임이후 김 대표가 새로운 KT를 만들겠다고 목청을 높였지만 소리만 요란할 뿐 성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내부는 변화된 KT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실망감에  동요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개혁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검찰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낙하산 인사들이  아무런 저항을 받지 않고 입성할 있도록 하는 길을 닦는 반 개혁적 행보를 보여 겉으로는 변화를 강조하면서도 뒷전에서는 보신과 안일을 추구하고 있는데 대해  내부의 비판여론이 높다.

KT 새노조는 3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낙하산으로 대표를 꿰찬 김 대표가 통신 전문성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검찰출신 법조인을 핵심보직에 앉히는 반개혁인사를 단행해 단칼에 개혁의지를 꺾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는 김 대표가 없는 자리까지 만들어 KT를 정권의 전리품 정도로 여기고 다시 KT를 ‘낙하산 천국’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혁은 오래전에 실종됐다는 것이 노조의 평가다.

무비판적 낙하산 인사 영입으로 직원들에 실망을 안긴  KT 김영섭 대표.(사진=연합뉴스)
무비판적 낙하산 인사 영입으로 직원들에 실망을 안긴 KT 김영섭 대표.(사진=연합뉴스)

새노조를 포함한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낙하산을 요직에 앉혀  KT의 낙하산 악몽이 떠오른다는 반응이다. KT가 지난해 CEO 후보 추천 과정에 대한 정부·여당의 집중 포화에 시달렸고 보면 김 대표가 낙하산 투하를 막는데 발 벗고 나서야 할 입장인데도 스스로 '외풍'에 무릎을 꿇고 사실상 개혁의지를 꺾고 안주를 택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KT는 이날 추의정 변호사와 허태원 변호사를 각각 감사실장(전무)과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상무)으로 영입했다. 감사실과 컴플라이언스추진실은 기존 윤리경영실을 쪼개 신설한 부서다.추 실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대검 검찰연구관 등을 거쳐 지난해 퇴직 후에는 법무법인 광장에서 일했다.

허 실장은 서울중앙지검 공안부 검사 등을 지냈고, 퇴직 뒤엔 법무법인 김앤장 등에서 일했다. 종전 윤리경영실장은 판사 출신 법조인이었으나 이번에는 검찰출신 낙하산으로 채워졌다.

김 대표 취임 후 낙하산 투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말 첫 임원 인사에서 김 대표는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 출신인 이용복 변호사를 법무실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했던 특별검사보 중 한 명으로,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한 솥밥을 먹던 인물이다.

KT 새노조는  김대표의 낙하산 영입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새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검찰 출신들을 대거 임원으로 영입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KT의 혁신이 아니라 김영섭 대표 자신을 지켜줄 인맥 구축 뿐”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가 강조한 " 고객, 역량, 실질, 화합"은 말뿐이라며 내부혁신 기대는 사라지고 외부 낙하산 우려는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시간만 보내다가 이권카르텔 해체라는 주주, 종업원의 염원등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자신의 자리유지를 위해서인지 검찰출신 낙하산 인사 영입을 주저하지 않았다.

새노조는 이에따라 " 통신 맏형에서 졸지에 3등으로 추락한 국민기업의 위상 회복을 위한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새노조는 “내부의 자정과 혁신을 외부 인사에 맡겨 내밀한 비리를 척결하지 못한다.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검찰 출신들을 대거 임원으로 영입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KT의 혁신이 아니라 김영섭 사장 자신을 지켜줄 인맥 구축 뿐이다. 그리고 그 끝은 허망한 CEO리스크였음을 우리는 다시한번 아프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앞으로 김 대표를 정점으로 한 낙하산 경영진의 행보를 비판적으로 지켜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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