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대해 기업을 회생시키는데 충분치 못해 이 정도로는 워크아웃 진행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되지 않을 수 도 있다는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3일 태영그룹이 자구안을 제시했으나 너무 미흡하다고 공개 비판했다. 특히 계열사 매각자금 상당액을 약속과는 달리 지주사 빚을 갚는 용도로 보유하고 있어 채권단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양재호 산은 기업구조조정1실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채권자 설명회에서 “현재까지는 (태영건설의 자구안이) 워크아웃을 진행(개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서 “자구노력을 더 해야 하고 합의된 내용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태영그룹이 채권단에 제시한경영정상화 사업계획서를 보면 태영인더스트리, 에코비트, 블루원, 평택싸이로에 대한 티와이홀딩스와 윤 회장 등 사주 일가 지분을 매각 또는 담보로 제공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3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3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티와이홀딩스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태영건설의 채무 변제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는데도 이 합의를 깬 것은 채권단으로 하여금 자구안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채권단 관계자는 밝혔다. 

양 실장은 “티와이홀딩스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로 넣었어야 하지만, 티와이홀딩스 채무변제에 활용하고 400억원만 넣었다”며 나머지를 모두 넣으라고 했지만 티와이홀딩스가 채무 변제에 계속 활용해야 한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자구안으로 채권단이 워크아웃 개시를 합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초 시장은 태영그룹 측이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이나 SBS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날 태영그룹 측이 제시한 자구안에서는 이런 강도 높은 자구책이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에서 태영그룹 측은 윤석민 회장 등 사주 일가의 구체적인 사재 출연 규모,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 여부 등에 대해 답하지 않았고 이에 채권단은 실망스럽다고 반응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채권단과 태영건설이 자구안을 놓고 현격한 견해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채권단 합의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인데 끝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워크아웃은 개시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견이 지속될 경우 “채권 선순위 금융사가 워크아웃에 반대해 채권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서면 워크아웃은 무산될 수 있다며 태영건설이 채권단이 납득할 만한 자구계획을 제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태영건설 주가는 4일 증시에 급락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5분 현재 태영건설 주식은 전날보다 7.40% 급락한 3,005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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