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위기에 부실채권 '눈덩이'…요주의이하 여신 1년새 2배이상 급증
2대주주 공세 강화로 경영권 분쟁 치열하면서 경영권 향방 '안개속'

[논객닷컴= 박홍준 기자] 다올투자증권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위기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데 더해 장기간의 경영권 분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회사의 미래전망이 갈수록 불투명지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최근 공개한 분석 보고서를 다올증권은 중소형증권사 증에서는 요주의이하 여신이 많은 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주의 여신은 정상적으로 상환받기 어려운 상태의 자산이나 여신을 뜻하는데 여기에는 부실 전 단계(요주의) 및 부실여신(고정 이하)이 모두 포함된다.

중소형 증권사에서는 하이투자증권 2,751억원(1년 전 1,194억원),이베스트증권 2,427억원(894억원), 다올투자증권 2,172억원(320억원) 등의 순으로 요주의 이하 여신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올증권과 하이투자-이베스트 증권의 요주의이하 자산은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다올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다올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다올투자증권)

하지만 자기자본에서 요주의이하자산(대손충당금을 감안한 수치) 비율은 다올증권이 27개 증권사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으로 부실 대처능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뜻한다. 다올증권의 이 비율은 지난해 무려 26.3%로 자기자본의 4분1을 넘는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가히 폭발적인 상승세다. 2022년에 3.1%에 그쳤던 이 비율이 지난해 1년 새 거의 9배에 이르는 급증세를 기록했다. 중소형 증권사에서는 다음으로 DB(25.9%), BNK(19.3%), 유진(18.8%), 한화(18.3%), 유안타(18.3%), 이베스트(16.7%), 현대차(16.4%) 증권 등의  순으로 높았다.

대형증권사는 절대규모는 중소형증권사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만 자기자본비율은 중소형증권사보다 낮은 편이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에서는 메리츠증권이 18.2%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하나(5.6%), 신한(4.8%) 증권 등이나 이 비율은 메리츠 증권의 3분의1에도 못 미친다.

설상가상 다올증권은 지리한 경영권분쟁이 좀처럼 타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회사 성장잠재력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면서 회사가 생존위기를 맞는 상황이다.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이회장의 성과급을 환수하고 향후 성과급 역시 차감하라는 주주서한을 보내는 등 공격 수위를 높이고있다.

김 대표와 부인 최순자 씨 명의의 주주서한은 이 회장 측에 책임경영을 위해서라도 회사실적 악화에 따른 다른 주주들과 임직원들의 고통을 분담할 것을 요구했다. 영업손실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 회장에 과도한 성과 보수를 지급한 만큼 올해는 물론 내년 보수액도 삭감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실제로 다올투자증권은 작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667억원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 부동산 투자에 집중된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PF 부실화로 인해 손실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김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이병철 회장이 2022년 기본급·업무추진비 18억원을 받아 22개 증권사 개별연봉 공개대상 129명 중 성과급을 빼고 연봉이 가장 높았다”고 지적했다.김 대표는 또 “회사 사정이 이런데도 올해도 18억원을 같은 수준으로 지급받고 있다”며 “이 회장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회사에서 받은 급여총액은 128억6900만원”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와 부인 최순자 씨는 지난 4월말 주가조작 사건으로 다올투자증권의 주가가 급락한 뒤 지분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면서 14.34%의 지분율로 사실상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김 대표측 지분은 본인 7.07%에 부인 최 씨 6.40%, 특수관계인 순수에셋 0.87% 등 분산 보유돼있다.

반면 최대주주 이병철 회장측은 지분율 25.19%로 2대 주주인 김 대표측과 10.85%P의 근소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김 대표측이 지난 9월 경영권 참여를 본격화하고 나선 만큼 이번 주주서한은 경영권 분쟁의 2라운드를 예고한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대표측은 이번 주주서한에서 다올투자증권의 유동성 리스크를 들어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며 선제적으로 주주들이 참여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도 경영권 다툼의 주요 변수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측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신의 지분율을 높이는 등 경영권 확보를 위한 포석을 보고 있다. 이 회장측은 김 대표측 공세에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반격에 나설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 다올증권의 1, 2대 주주간 경영권 분쟁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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