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등 폐기지원금 폐지로 20~30만 원 추가비용 예상
신상품 인센티브 최대 8만원 …'밀어내기 전략'이어서 부담

편의점 GS25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인 GS리테일이 가맹점들이 당면한 애로나 고충은 외면한 채 본사 이익 위주의 편의점 운영전략을 펴는 바람에 매출은 별로 늘지 않으면서 부담만 가중되는 결과가 빚어지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본사가 가맹점들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 장사가 되도록 하는 여건을 갖춰주기 보다는 한 푼이라도 더 뜯어내는데 주력하는 것 같다면서 이런 근시안적 마케팅은 결국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본부는 ‘갑질’은 최소화하면서 편의점 매출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상생방안을 강구,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최근 상시 폐기지원금은 폐지하고 새로운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올해 ‘상생안’을 전국 가맹점에 배포했다. 이 안은 그간 가맹점에 지원된 신선식품(FF) 상시 폐기지원금을 비롯해 치킨25 폐기지원, 농·축·수산 폐기지원을 지난 1월 1일부터 폐지했다. 대신 FF, 치킨25 , 농·축·수산 등의 판매이익에 대한 인센티브가 신설됐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폐기지원금 제도가 폐지되면서 가맹점 부담은 다소 늘어나게 된다. 가맹점주들은 폐기지원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넉넉하게 발주를 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하는 것은 물론 남은 상품의 폐기처리에 따라 월 20~30만 원 정도의 추가비용 부담을 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생안으로 보기에는 가맹점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폐기상품에서 손해가 발생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발주를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발주가 줄면 지원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도시락, 김밥, 주먹밥 등의 상품은 폐기율에 따라 인센티브가 차등 지급된다. 폐기율이 8~16%거나 20% 이상일 경우는 매출총이익의 5%를 지원금으로 받고, 16~20%는 10%로 늘어난다. 폐기율이 0~8%일 경우는 지원금이 아예 없다.

다시말해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폐기가 너무 적게 나오면 지원금이 적고 너무 많이 나오면 지원금으로 카버할 수 없는 손실을 안아야 한다.  이래 저래 가맹점주들에게는 불이익이 예상된다. 한 가맹점주는 "본사가 가맹점주들이 폐기율을 우려해 FF를 적게 발주하는 것을 막는 방안으로 이런 조건을 달아놓은 것같다"고 풀이했다. 

가맹점주들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경쟁력 인센티브 제도도 결코 가맹점에 유리한 제도는 아니라고  불만이다. 상생방안은 매월 신상품 100개 중 70개 이상을 발주해야 최대 8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해 신상품과 본사가 지정한 상품을 많이 발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발주한 신상품을 단기간내에 소진하면 부담이 없으나 장기간 재고로 남을 경우에는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이 인센티브를 훨씬 초과하는 리스크를 안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즉 이 제도는 말이 인센티브지, 실제는 밀어내기 전략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가맹점주들은 이 제도에 반발하고 있다. 우선 리스크에 비해 지원금이 너무 적은 편이라고 불평한다. BGF리테일의 경우 신상품 발주 지원금은 월 최대 15만 원, 상품 폐기지원금은 월 최대 50만 원으로 GS리테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GS25 가맹점주들 역시 장사가 잘 안되거나 고객수가 적은 점포는 “신상품을 많이 주문해도 소진하기가 어려워 발주할 엄두를 내기 힘들다”며 “인센티브제도가 도입돼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신상품 밀어내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제시한 상생안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며 지난해 12월 21일 열린 총회에서 거부 입장을 밝혔다. 본사는 상생안 체결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잡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상생안에 동의하지도 않을 수도 없는 딜레마에 놓여있다.  동의를  하지 않으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아예 없어지기 때문이다. 가맹점들은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를 포기할 수 없어 결국 상생안을 승낙할 수 밖에 없은 고민에 쌓여있다. 한 가맹점주는  “본사가 상생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갑의 입장에서 뜯어내겠다는 횡포로 여겨진다"라고 말했다.

GS리테일 측은 상생안은 가맹점주들의 이익 향상을 고려한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GS리테일 측은 이번 상생안은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수익개선과 서비스 향상의 동기를 부여하자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 GS25 매장 은 차별화에 의한 경쟁력 확보로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이번 지원정책 변경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GS25가 새해 야심 차게 내놓은 ‘수입 맥주 3캔 행사’가 되레 맥주 판매량을 떨어뜨리고 있는데 대해  가맹점 점주들의 원성도 높다.  본사가 판촉을  통해 매출을 늘려주기보다는 엉뚱한 마케팅으로  오히려  장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본사는 소비패턴 변화에 따라 최소 구매 수량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그렇지만 1캔당 가격이 똑 같은데 맥주 행사내용을 ‘4캔에 1만2천원’ 대신 ‘3캔에 9천원’으로 바꾸면서 4캔을 사던 단골이 전부 3캔씩만 사 가기 때문에 매출이 대폭 줄고 있다. 가맹점들은 본사가 10년 동안 굳어진 소비패턴을  거슬러 가맹점 판매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성토한다. 

GS리테일은 물가인상으로 4캔 1만원 공식이 무너져 2022년엔 1만1천원, 지난해엔1만2천원으로 가격이 올라 소비자 부담을 낮춰 심리적 방어선인 1만원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 전략을 꺼내 든 것으로 보이나 엉뚱하게도 가맹점 매출만 줄이는  부작용이초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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